“비구들이여, 이것이 고(苦)라는 성스러운 진리[苦聖蹄]이다. 태어남이 고이고 늙임이 고이고 병듦이 고이고 죽음이 고이다. 슬픔·비탄·고통·근심·고뇌도 고이다. 좋아하지 않는 것들과 마주치는 것이 고이고 좋아하는 것들과 멀어지는 것이 고이며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도 고이다. 요컨대 다섯 가지 집착의 쌓임[五取蘊]치고 고(苦) 아닌 것이 없다.”

(사)고요한소리(공동대표 하주락‧변영섭)는 부처님이 깨달으시고 나서 하신 최초의 법문을 담은 《초전법륜경》 독송본을 최근 출간했다고 29일 밝혔다. 불교의 출발점이자 초석이라 할 수 있는 《초전법륜경》의 독송본은 〈고요한소리〉 회주이신 활성(活聲) 스님의 해설·감수와 백도수 능인대학원대학교 불교학과 교수의 번역으로 출간됐다.

독송본에는 《초전법륜경》 독송과 빠알리-한글 대역(對譯), 경 해설, 필수 자비경 등이 담겼다. 독송본은 사찰에서의 예불은 물론 일상 속에서도 부처님의 첫 법문을 늘 곁에 두고 독송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출간됐다. 

펴내는 글을 통해 〈고요한소리〉는 “《초전법륜경》은 ‘부처님 최초의 담마 선포’이고 그 후 설하신 모든 법문은 중도-팔정도-사성제를 부연 설명한 것”이라며 “빠알리 경을 우리의 의지처로 삼아 부처님 원음을 공부하려는 이 길에 들어서서 살펴보면 볼수록 불법의 핵심을 담은 《초전법륜경》이 대표 교과서로 자리매김 되어야겠다는 기원이 점점 더 절실해지는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부처님의 팔만사천법문(八萬四千法門) 가르침이 모두 이 《초전법륜경》에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익히 알려져 있듯이 부처님은 깨달으신 후 녹야원(鹿野苑)에서 다섯 비구에게 최초의 법문을 설하셨다. 부처님은 먼저 중도(中道)를 설하시고 그다음 팔정도(八正道)를 설하시고 사성제(四聖諦)를 설하셨다. 부처님은 이렇게 최초로 담마의 바퀴[法輪]를 굴리셨다.

이때의 광경을 담은 경이 《초전법륜경》(《상윳따 니까아야Saṃyutta Nikāya 相應部》, 56:11, V)이다. 진리를 깨달으신 부처님께서 그 진리를 담마[Dhamma, 法]로 설하시고 다섯 비구 중 한 사람인 꼰단냐가 그 소식을 제대로 알아들음으로써 마침내 불(佛)·법(法)·승(僧), 삼보(三寶)가 구족된 불교가 시작됐다.

활성 스님은 경 해설에서 “부처님 당신이 깨달으신 열반(涅槃)부터 말씀하시지 않고 왜 굳이 고(苦)부터 설하신 것일까?”라며 “고를 기초로 한 사성제의 체계가 고를 벗어나는 첩경이 되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열반은 생각조차 못하고 고가 무엇인지, 그 의미도 모른 채 오로지 오욕락(五欲樂)에 빠져서 헤어날 줄 모르고 윤회(輪廻)를 거듭하기만 하고 있는 중생들이 딱하고 측은해 대자비심을 발하셨다는 것이다.

팔정도를 걷고 있으면 자연스레 중도의 자세가 견지되고 세상살이에서 고난이 물밀 듯 밀려올 때 그걸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하면서 극복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활성 스님은 “중도를 실천하는 길, 곧 팔정도가 우리를 지혜의 완성으로, 해탈·열반으로 이끈다”고 덧붙이셨다.

부처님께서는 《초전법륜경》에서 “비구들이여, 출가자는 양극단을 가까이해서는 안 된다. 어떤 것이 그 양극단인가? 감각적 욕망 때문에 쾌락과 즐거움을 탐닉하는 것, 이는 저열하고 세속적이고 범부나 하는 짓이고 고귀하지 못하고 해탈·열반에 이롭지 못하다. 또한 고행에 전심(專心)하는 것, 이는 고통스럽고 고귀하지 못하고 해탈·열반에 이롭지 못하다. 비구들이여, 여래는 이들 양극단을 멀리함으로써 중도(中道)를 완전하게 깨달았다. 이 중도는 눈을 밝히고 앎을 밝히는 것이어서 고요[寂靜]로, 수승한 지혜[神通智]로, 깨달음으로, 열반으로 이끈다.”며 중도를 설하셨다.

독송본에는 부처님께서 유일하게 진리(sacca)라고 선언하신 사성제와 다섯 비구 중 꼰단냐가 얻은 깨달음의 진정한 의미도 함께 담겨 있다. 가격은 1만 원이다.

〈고요한소리〉는 불교의 근본으로 복귀하고자 발원하고 1987년 회주 활성 스님의 지도 아래 출범했다. 그 후 〈고요한소리〉는 ‘부처님, 그분의 본래 가르침을 되살려 궁구하고, 실천하고, 선양하기 위해’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노력을 꾸준히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