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대중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부처임 오심을 찬탄하며 이 기쁜 소식을 온 누리에 전할 수 있도록 모두 손에 손에 연등을 높이 들고 희망으로 가득한 행복한 세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자.”

불기2557(2013)년 부처님오신날 연등회가 막을 올렸다. 11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중국 동국대학교 대운동장에 마련된 연등법회 특설법단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행복한 세상을 위한 불자들의 실천을 강조하며 연등회 개막을 선언했다.

“남과 북은 하나 자각할 때 공존·상생의 길 열려”



자승 스님은 “부처님 오신 날, 시방세계 온 법계가 희망으로 약동하고 세간의 모든 사람들이 행복을 꿈꾸는 날 지극한 정성으로 생명의 등에 불을 밝힌다”고 말했다. 이어 “부처님은 중생들의 희망과 행복의 길을 가르쳐 주셨지만, 전쟁의 공포와 공멸의 위기감은 우리 민족을 억누르고 대립과 갈등으로 인한 분쟁은 그칠 줄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은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다”며 “나와 이웃이 둘이 아님을 바르게 자각하면 갈등이 생기지 않고 남과 북이 본디 하나였음을 분명히 알 때 공존과 상생의 길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태고종 총무원장 인공 스님은 “부처님께서는 중생들의 안락과 행복을 위해 나투셨다. 갈등을 치유하고 상생의 길을 열어주셨고, 그로 인해 세상은 청정하고 고요하게 깨어났다”며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욕심과 성냄, 어리석음으로 분별하고 집착하여 서로가 대립하고 갈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 스님은 “부처님처럼 지혜와 자비의 힘으로 화합하고 상생하며 나누고 베풀어 이 세상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정진하겠다”며 “내일을 기다리기보다는 오늘 바로 이 자리에서 실천해 나가겠다”고 기원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도정 스님은 “오늘 저희들이 지극한 정성으로 올린 등불공양의 공덕으로 삶의 그늘에 지친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빛을 주시고, 한반도 평화와 국민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오니 자비광명의 빛으로 섭수하여 달라”고 기원했다.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 정사는 “모든 은혜에 감사하며 이웃을 부처님으로 모시고 살고, 국가, 인종, 종교, 지역, 이념이라는 이름으로 차별하고 무시하지 않고 연민과 자애, 자유와 평등의 가르침으로 행복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며 “남과 북은 한 형제로 번영의 길을 함께 가야하며 평화와 행복은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연대와 협력의 손을 맞잡아 평화와 행복의 길로 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 현재 이 모든 생명이 부처임을 깨달아 지구촌 곳곳에서 차별과 빈곤이 사라지고 전쟁과 파괴가 멈추고 뭇 생명이 평화롭고 행복하길” 발원했다. 조계종 종회의장 향적 스님은 개회사와 기원문에 앞서 <붓다차리타>의 한 대목을 봉독했다.

연등법회 열린 동국대 운동장 5만여명 인산인해

연등법회와 어울림마당이 펼쳐진 동국대 운동장은 축제의 장이었다. 서울지역 사찰과 단체, 종단 등 5만여 불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연등회 연등축제의 개막행사 격인 어울림마당과 연등법회가 열렸다.









5개 그룹으로 나뉘어 연희단과 율동단이 부처님오심을 찬탄하는 몸짓으로 운동장을 가득 메웠다. 형형색색의 연등은 몰론 화려한 옷을 차려입은 대중들이 부처님오신날을 찬탄했다. 남북불교도공동발원을 채택하지 못한 점은 올 연등회의 아쉬움으로 남았다.

연등법회에서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태고종 총무원장 인공 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도정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 정사, 동국대학교 이사장 정련 스님, 조계종 원로의원 세민 스님, 조계종 종회의장 향적 스님, 호계원장 일면 스님, 교육원장 현응 스님, 포교원장 지원 스님, 중앙승가대학교 총장 직무대행 미산 스님, 전국비구니회장 명우 스님,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 총지종 통리원장 법등 정사,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 봉은사 주지 진화 스님, 도선사 주지 혜자 스님 순으로 관불했다. 일한불교협회 대표단과 중국불교협회 대표단, 네팔과 태국, 몽골 대표단, 미국 신도대표도 관불의식에 동참했다.

연등행렬은 동국대 김희옥 총장의 ‘행진선언’으로 시작된다. 연등회 깃발과 인로왕번, 오방번을 앞세운 연등행렬은 각 종단 총무원장이 참여한 연등회 봉행위원단이 행진의 첫 발걸음을 디뎠고, 그 뒤로 중앙승가대학교 학인들과 연합합창단, 동자·동녀, 종립학교 학생들,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 회원, 승가원과 연화원,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선두그룹으로 행진한다.

이어 조계사, 길상사, 수국사, 동산반야회, 승가사, 진관사, 관음종이 뒤를 이었고, 강남포교원과 금강선원, 천태종, 대불련, 동국대학교, 불광사, 직장직능불자연합이 1그룹으로 행진한다. 2그룹에는 구룡사와 바라밀회, 불여사, 봉은사, 총지종이, 3그룹에는 진각종, 삼성암, 청룡사, 선학원, 도선사, 네팔불자모임, 대만 불광산사, 개운사, 화계사, 국제포교사회와 외국인들이 행진한다. 마지막 4그룹은 한마음선원과 성심사, 약사사, 석불사, 국제선센터, 호압사, 관음사, 태고종, 사장암, 영화사 불자들이 연등을 높이 들고 행진하고, 그 뒤를 불교방송 교통통신원들의 차량이 장엄한다.

서울 밤하늘 수놓은 오색 10만 등(燈)

‘부처님오신날’을 찬탄하는 오색의 10만 연등이 서울 밤하늘을 가득히 수놓았다.

세계적인 등(燈) 축제로 자리 잡은 연등회의 하이라이트 ‘연등행렬’이 11일 오후 6시경 어울림 마당과 연등회 법회가 끝난 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연등행렬은 연등회 깃발, 인로왕번, 오방불번, 취타대, 전통의장대, 사천황, 제석천, 코끼리, 연, 사자, 범천, 지화장엄, 육법공양등, 주악천인, 마야부인-정반왕 등을 선두로 조계사, 관음종, 천태종, 진각종, 선학원, 한마음선원, 태고종 등이 뒤를 따르며 한반도 평화와 국민의 행복을 기원했다.

동국대 운동장에서 출발한 연등행렬은 이후 동대문에서 대형 장엄등과 합류하면서 장관을 연출했다.

연등행렬을 구경하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은 오색으로 장엄한 연등행렬이 지날 때마다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연등행렬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시민들에게 “성불하세요, 행복하세요”라는 인사를 건넸고 시민들은 손을 흔들거나 웃으면서 화답했다.

서울 노원구에서 온 강승적, 최제권 부부는 “경건하기도 하면서 너무 화려하고 멋지다”며 “종교에 상관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축제”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와 함께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인공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도정스님 등 봉행위원단을 비롯한 사부대중 5만여 명이 연등을 들고 행렬에 참가, 시민들과 함께 축제를 즐겼다.

/인터넷 언론 공동 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