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왕켄뽀의 보성론 강의(055)//

강의 : 켄뽀 아왕상뽀

(북인도 둑 다르마까라 승가대학 교수사/ 서울 성북구 캄따시링 센터장)

번역 및 정리 : 자홍스님 (캄따시링 법회 통역)

교정 : 캄따시링 역경원(지성남, 김지아)

아상가 논사의 탱화

모든 면에서 훌륭하며, 비할 바가 없는 대(大) 현자는

나라연(那羅延)의 힘을 지닌, 견고한 몸이다.

불가사의한 32상,

이것을 스승은 사람의 왕의 모습이라고 설하셨다. [3.25]

།ཀུན་ཏུ་བཟང་པོ་དཔེ་མེད་དྲང་སྲོང་ཆེ། །སྲེད་མེད་བུ་ཡི་སྟོབས་མངའ་མཁྲེགས་པའི་སྐུ།

།བསམ་མི་ཁྱབ་པར་སུམ་ཅུ་རྩ་གཉིས་པོ། །འདི་དག་སྟོན་པས་མི་དབང་མཚན་དུ་གསུངས།

"모든 면에서 훌륭하며, 비할 바가 없는 대(大) 현자는 나라연(那羅延)의 힘을 지닌, 견고한 몸이다." 라고 하였다. 중생들을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므로, 그 행위와 신체는 모든 면에서 항상 훌륭하다. 그 몸은 마치 나라연(那羅延, Tib. sred med bu, Skt. nārāyaṇa)처럼 힘이 있으며, 그 신체가 매우 견고하다. 그리고 "불가사의한 32상, 이것을 스승은 사람의 왕의 모습이라고 말씀하셨다." 라고 하였다. 32상은 불가사의하니, 이것이 바로 사람의 왕(Tib. mi dbang, Skt. nara-indra)의 모습이라고 스승이신 부처께서 설하셨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와 같이 불가사의(不可思議)하며 위광(威光, Tib. gzi brjid)이 참으로 밝은 32상, 이것들을 본사(本師)께서는 사람의 주인(Tib. mi dbang)의 상(相)이라고 『보녀소문경』(寶女所問經, Tib. bu mo rin chen gyis zhus pa'i mdo)에서 설하셨다. 이 논(論)과 『현관장엄론』(現觀莊嚴論)에서 상호(相好, Tib. mtshan bzang)을 파악하는 방식은 다양해서 개별적이지만, 의미는 이것이다. 여기서 32가지라는 갯수를 확정함에, 신체가 크고 곧은 것이 32상의 토대라고 설한다. 그 외에는 [발바닥이] 고른 것(Tib. legs gnas)과 바퀴의 상이 있는 것을 한 가지로, [그리고 발이] 넓으면서 복사뼈가 드러나지 않은 것을 한 가지로, 체모가 훌륭하고 부드러우며 하나하나 몸의 위쪽을 향해 오른쪽 방향으로 말려 있는 것을 한 가지로 헤아리니, 이것이 『보녀소문경』의 의도에 합치한다."

"그렇다면 32상으로 요약하는 것은 어째서인가? 여기서 36가지[㉝ 앞의 32상에 신체가 크고 곧은 것, ㉞ 발바닥이 고르고 바퀴의 상이 있는 것, ㉟ 발이 넓고 복사뼈가 드러나지 않은 것, ㊱체모(體毛)가 훌륭하고 체모 각각이 몸의 위쪽을 향해 오른쪽 방향으로 말려 있는 것까지] 뿐만 아니라, 80종호도 이숙(異熟)의 공덕이다. 나아가 학도(學道)에서 자량(資糧)을 축적한 이숙(異熟)의 과(果)가 무엇이든 그 일체가 이숙(異熟)의 덕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주요한 종성(種性)에 포함되느가에 따라, 지혜자량을 등지(等持)의 과(果)로 간주하여 이숙의 덕이 32가지이며, 공덕자량을 후득(後得)의 과(果)로 간주하여 이숙의 덕이 32가지이니, [법신과 색신의 덕을 합쳐서] 64가지라고 숫자를 확정하는 것은 거칠게 분류한 것이다."

마치 구름 없는 하늘의 달의 형상이

가을의 푸른 호숫물에 보이듯이

마찬가지로 법왕자(法王子)들은 편주(遍主)의 형상을

정등각(正等覺)의 만달라에서 보게 된다. [3.26]

།ཇི་ལྟར་སྤྲིན་མེད་མཁའ་ཡི་ཟླ་བའི་གཟུགས། །སྟོན་ཀའི་ཆུ་སྔོན་མཚོར་ནི་མཐོང་བ་ལྟར།

།དེ་བཞིན་རྒྱལ་སྲས་ཚོགས་ཀྱི་ཁྱབ་བདག་གཟུགས། །རྫོགས་སངས་དཀྱིལ་འཁོར་ནང་དུ་མཐོང་བར་འགྱུར།

3.26의 3행을 데게판 원문(D4024, 123-66b, 5)에서는 tshogs kyi라고 하였지만, 잠곤꽁툴의 주석에서는 tshogs kyis로 교정하고 있다. 여기서는 잠곤꽁뚤의 주석을 따른다.

부처의 덕은 부처의 마음 속에 있다. 그런데 어떻게 교화 대상인 유정들에게 현현하는가? 3.26에서는 그 이치를 비유로써 설명한다. "마치 구름 없는 하늘의 달의 형상이 가을의 푸른 호숫물에 보이듯이, 마찬가지로 법왕자(法王子)들은 편주(遍主)의 형상을 정등각의 만달라에서 보게 된다." 라고 하였다. '구름 없는 하늘의 달의 형상'은 부처와 부처의 덕을 비유한다. 가을 날의 호수에 맑은 물이 가득 차 있으면, 우리는 그 물 속에서 가을의 달이 비친 것을 볼 수 있다. 물 속에 비친 달은 허공에 있는 달 자체는 아니다. 그러나 인(因)과 연(緣)이 화합하면 우리가 호수의 물 속에서 달을 보게 된다.

'법왕자(法王子, Tib. rgyal sras, Skt. jina-ātmaja)'는 보살을 가리킨다. '편주(遍主)의 형상'은 부처의 벗어남의 과(果)인 법신의 덕과 성숙의 과(果)인 색신의 덕을 가리킨다. 호수는 만달라와 같으며, 호수의 물 속에서 달의 형상을 보듯, 보살들은 만달라 속에서 부처의 덕을 본다. 여기서 만달라(Tib. dkyil 'khor, Skt. maṇḍala)는 정토(淨土)와 청정하지 못한 세간을 말한다. 청정한 국토인 정토에는 보신(報身)이 나타난다. 청정하지 않은 세간에는 화신(化身)이 현현한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비유는 어떠한가? 구름이 없을 때 가을의 달의 형상이 원만하여 허공의 중앙에서 보이고, 푸른 물로 맑고 오염 없는 가을의 호숫물에 [비추어] 보이듯이, 마찬가지의 의미로 10지(十地)의 법왕자(法王子)들과 범속한 제자(Tib. slob ma)들에 의해, 편주(遍主, Tib. khyab bdag)인 부처의 보신(報身)과 화신(化身)의 2가지 신(身)이 차례대로 정등각불(正等覺佛, Tib. rdzogs pa'i sangs rgyas)의 만달라(Tib. dkyil 'khor)와 세간의 만달라 안에서 보이게 될 것이다."

덕은 64가지이니

이것들은 각각 원인을 수반하며

순서대로 대보(大寶)의

경(經)을 따름을 알아야 한다. [3.27]

།ཡོན་ཏན་དྲུག་ཅུ་རྩ་བཞི་པོ། །འདི་དག་སོ་སོར་རྒྱུ་བཅས་ཏེ།

།གོ་རིམས་ཇི་བཞིན་རིན་ཆེན་གྱི། །མདོ་ཡི་རྗེས་འབྲང་ཤེས་པར་བྱ།

"덕은 64가지이니" 라고 하였다. 64가지 덕이란, 이때까지 설명했던 법신의 32가지 덕과 색신의 32가지 덕을 망 라하는 64가지 덕이다. 10력, 4무외, 18불공법과 32상이 각각의 갯수는 어떻게 되며, 그것을 성취한 원인은 각각 무엇이며,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는 『보녀소문경』 (寶女所問經, T.13 : 37b-c, bu mo rin chen gyis zhus pa'i theg pa chen po'i man ngag ces bya ba'i mdo, D 169)에서 설한 바에 따른다.

한역본의 이 경은 축법호(竺法護, Dharmarakṣa) 삼장이 287년에 번역하였으며, 이역본으로는 『대방등대집경』(大方等大集經)의 제3 「보녀품」이 있다. 이 경을 설한 주된 청중이 보녀(寶女, Tib. bu mo rin chen)이기에 이와 같은 제목으로 명명된 것이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와 같이, 10력, 4무외, 18불공법, 32상으로 벗어남 및 성숙(Tib. bral smin)의 덕이 64가지이다. 이것들 각각의 본질을 그 인(因)과 함께 설명한 출처가 있다. 위에서 설명한 순서대로 『보녀(寶女)가 여쭌 대승의 구결(口訣)이라고 하는 경』 [『보녀소문경』]을 따라서 설했음을 알아야 한다."

바뀜이 없으므로, 쇠약함이 없으므로,

같은 것이 없으므로, 부동(不動)이므로

금강, 사자, 맑은 하늘,

물 속의 달의 비유로써 설해졌다. [3.28]

།མི་ཕྱེད་པ་དང་མི་ཞན་དང་། །མཚུངས་པ་མེད་ཕྱིར་གཡོ་མེད་ཕྱིར།

།རྡོ་རྗེ་སེང་གེ་མཁའ་དག་པའི། །ཆུ་ཡི་ཟླ་བའི་དཔེས་བསྟན་ཏོ།

"바뀜이 없으므로, 쇠약함이 없으므로, 같은 것이 없으므로, 부동(不動)이므로" 라고 하였다. '바뀜이 없음(Tib. mi phyed pa, Skt. nirvedhika)'은 10력에 해당한다. 부처의 10력은 그 위력이 강대하므로, 그 어떤 것도 그것을 상하게 할 수 없다. '쇠약함이 없음(Tib. mi zhan)'은 4무외(四無畏)에 해당한다.

학생 : 쇠약이라고 번역하신 티베트어 zhan은 무슨 의미입니까?

켄뽀 : 구어체 티베트어에서, zhan은 살이 빠졌다고 할 경우에도 사용된다. 쇠약해진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mi zhan은 쇠약함이 없음이다. 부처의 4무외는 어떠한 경우에도 어떠한 것으로도 결코 약해지지 않는다.

'같은 것이 없음'은 18불공법에 해당한다. 바뀜이 없음과 쇠약함이 없음과 같은 것이 없음. 이 3가지가 부처의 법신(法身)의 32가지 덕과 관련된 내용이다. 그리고 '부동(不動, Tib. g.yo med)'이라고 하였는데, 부처의 색신의 덕은 결코 흔들림이 없으며, 법신(法身)의 자리에서 조금도 요동하는 바가 없이 나타난다는 의미이다.

"금강, 사자, 맑은 하늘, 물 속의 달의 비유로써 설해졌다." 라고 하였다. 차례대로, 10력은 손상될 수 없으므로 금강과 같으며, 4무외는 쇠약해짐이 없으므로 사자와 같고, 18불공법은 같은 것이 없으므로 허공과 같다. 허공은 지수화풍 4대에 모두 편재하지만 그 어떤 것과도 같지 않다. 마찬가지로 일체 유정과 성문, 보살 등에게 부처의 18불공법은 편재하지만, 그 누구와도 결코 섞이는 바가 없다.

마지막으로 물 속의 달은 색신(色身)의 덕을 말한다. 부처는 오직 법신일 뿐인데, 교화 대상들에게 어떻게 그 덕이 현현하는가? 허공의 달은 부동(不動)으로 허공에 늘 머물지만, 인연 화합에 의해 물 속에 그 형상이 비치면 중생들이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부처의 덕도 중생에게 나타난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①여래의 10력은, [10력] 각각과 조화하지 않는 측면의 것들에 의해 변화되지 않으므로, ②4무외(無畏)는, 용기(Tib. spobs pa)가 약해지지 않기에 사자와 같으므로, ③18불공법은 성문(聲聞) 등과 같지 않기에 불공(不共)이므로, 그리고 ④훌륭한 상(相)을 갖춘 2가지 색신(色身)은 허공과 같은 법신으로부터 부동(不動)하면서 교화 대상에게 나타나므로, 덕의 4가지 범주는 순서대로 물질인 ①금강,②짐승들의 왕인 사자, ③무위(無爲)인 허공, ④더러움이 정화된 달이라는 4가지 비유로 설해진다."

력(力) 등에서 6가지 힘,

3가지, 1가지는 순서대로

소지(所知)[의 장애], 등지(等持)[의 장애, 그리고]

습기(習氣)를 수반하는 모든 것을 제거한다. [3.29]

།སྟོབས་སོགས་རྣམས་ལས་སྟོབས་དྲུག་དང་། །གསུམ་དང་གཅིག་གིས་རིམ་པ་བཞིན།

།ཤེས་བྱ་སྙོམས་པར་འཇུག་པ་དང་། །བག་ཆགས་བཅས་པ་ཀུན་བསལ་བས།

"력(力) 등에서 6가지 힘, 3가지, 1가지는 순서대로 소지(所知)[의 장애], 등지(等持)[의 장애], 습기(習氣)를 수반하는 모든 것을 제거한다." 라고 하였다. 10력 중에서 앞의 6가지 힘(力)은 소지장(所知障)을 제거한다. 그리고 그 다음의 3가지 즉, 7, 8, 9번째 힘(力)은 등지(等持)의 장애를 제거한다. 마지막으로 10력 중의 마지막 힘은 소지장과 등지(等持)의 장애가 남기는 미세한 습기(習氣)까지 모두 제거한다. 각각 10력 중의 어떤 것에 해당하는지는 앞의 강의 내용을 다시 살펴보길 바란다.

갑옷, 벽, 나무처럼

뚫고, 무너뜨리고, 자르기 때문에

견고하고, 핵심적이고, 굳건하고, 부서지지 않는

현자의 힘은 금강과 같다. [3.30]

།གོ་ཆ་རྩིག་པ་ཤིང་བཞིན་དུ། །ཕུག་དང་བཤིག་དང་བཅད་ཕྱིར་རོ།

།བརླིང་དང་སྙིང་བརྟན་མི་ཕྱེད་པས། །དྲང་སྲོང་སྟོབས་ནི་རྡོ་རྗེ་འདྲ།

"갑옷, 벽, 나무처럼 뚫고, 무너뜨리고, 자르기 때문에" 라고 하였다. 바로 앞의 게송 3.29와 연결해서 이해해야 한다. 10력의 덕 중에서 앞의 6가지는 갑옷을 뚫는 것과 같고, 7~9번째는 벽을 무너트리는 것과 같으며, 10번째는 나무를 자르는 것과 같다. 갑옷은 소지장을 비유하며, 벽은 등지의 장애이며, 나무는 그 습기(習氣)까지를 말한다.

"견고하고, 핵심적이고, 굳건하고, 부서지지 않는 현자의 힘은 금강과 같다." 라고 하였다. 여기서 견고함에 해당하는 티베트어 brling은 사람의 성격을 표현할 때 자주 사용되는 표현으로, 성격에 무게감이 있어서 쉽게 부화뇌동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견고하며, 핵심적이며, 굳건하며, 부서지지 않으므로, 현자인 부처의 힘(力)은 금강과 같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10력에서 앞의 6가지 힘, 중간의 3가지, 뒤의 1가지가 차례대로, 소지장(所知障), 등지(等持)의 장애, 습기(習氣)를 수반하는 장애를 모두 제거했으므로 금강과 같다. 3가지 장애는 갑옷, 벽, 나무와 같이 존재한다. 힘(力)들이 순차적으로 뚫고, 무너뜨리고, 자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