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위핵폐기물을 재처리해 폐기물의 양을 줄이겠다는 정부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박근혜정부의 핵연료 재처리 시도가 비합리적이고 비경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불교생명윤리협회(대표 법응 스님)는 5월 8일 ‘사용 후 핵연료 문제와 원전정책의 문제점’을 주제로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와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를 초청해 좌담회를 열었다.

김귀옥 한성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서는 정부의 박근혜 정부의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시도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핵원료 재처리의 위험성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한미원자력협정은 미국의 허락 없이는 우리나라가 우라늄 농축 및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는 것으로, 우리 정부는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를 통한 재활용’을 이유로 이 협정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핵연료 재처리 과정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을 군사적인 용도로 이용할 가능성도 있어 개정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김익중 교수(왼쪽 사진)는 “정부는 ‘재처리를 하면 폐기물 양이 줄어든다’는 근거로 핵연료 재처리를 주장하는데, 파이로프로세싱(원자력발전 후 남은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해 다시 원자력발전의 핵연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했을 때 폐기물의 양이 줄어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사용 전 핵 원료에서 안전하고 깨끗한 우라늄238을 추출할 수 있는데 사용 후 깨끗하지 못한 우라늄238을 추출해 재활용할 이유는 당연히 없다. 고준위핵폐기물의 양이 준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단언했다.

또한 “플루토늄을 추출한다 하더라도 순도가 떨어져 핵무기로 사용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헌석 대표(오른쪽 사진) 역시 “비싼 재처리를 하는 이유는 군사적 목표 때문이며, 한국에서는 재처리가 아니라 재활용이라고 하지만 미국은 ‘재처리이기 때문에 문제가 많다’는 답변을 해놓은 상태”라고 설명하며 “외국에서는 ‘북한 핵실험 국면에서 남한도 핵이 갖고 싶구나’라고 생각하며 반대하는 등 정부의 이야기와는 다른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북한 핵실험 국면 이후 급증한 ‘핵무장론’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핵무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람, 핵무기는 아니지만 플루토늄은 확보해야 한다는 사람, 플루토눔은 아니지만 재처리를 해야 한다는 사람이 일렬로 늘어서있다”고 말한 이 대표는 “우리 사회가 핵무기로 향해있다는 것, 핵무장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번 기회에 늘어난 것, 그 모습 뒤에 어떤 논리가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기 수요’가 문제의 근본이라고 입을 모았다. 무절제한 전력소비에 대한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다면 원전 건설은 물론이고 화석연료 등의 에너지자원의 소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근본적인 에너지 정책을 바꿀 때가 됐다”며 “정부는 확실하게 탈핵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최소한의 공감대는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과 탈핵으로의 국민적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