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어난 승려 도박사건 이후 한국불교의 근본적인 개혁을 촉구하며 구성된 ‘청정성 회복과 정법 구현을 위한 사부대중연대회의(이하 사부대중연대회의)’가 1년여 간의 활동 성과들을 담은 자료집 <네 바퀴로 굴러가는 불교의 미래>(초록마을)를 펴냈다.

사부대중연대회의는 5월 9일 오후 3시 장충동 우리함께빌딩 2층 만해NGO센터 대교육장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자료집 소개와 함께 새로 선출될 총무원장의 자격요건을 제안했다.

자료집에는 2012년 5월부터 시작된 사부대중연대회의의 활동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열린 대화마당과 6번의 성명서, 조계종 총무원에 보내는 공개질의서와 야단법석 시즌2 이야기마당에 참가한 내용이 소상히 기록됐다.

정윤선 사부대중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미래를 구성하기 위한 디딤돌을 만들고자 우리가 한 불교운동을 기록화 했다”며 자료집의 출판 목적을 알리고 향후 총무원장 선거가 공명정대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감시와 견제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수덕 사부대중연대회의 상임공동대표는 “활동을 하며 부족한 점, 아쉬운 점, 우리가 주장했던 것 중 아직 관철되지 않았던 점들을 한 곳에 모아 공유함으로써 여러분이 저희들의 부족한 점을 채워줬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최연 사부대중연대회희 공동대표는 “생산 활동을 하지 않는 종교가 사회에 내세울 수 있는 ‘도덕적 우월성’조차 추락되고 왜곡된 승가의 현실에 자괴감이 든다”고 규탄하며 “출·재가를 떠나 네 바퀴가 같이 어우러져 적어도 민주적 질서와 함의가 관철되는 집단 정도는 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 공동대표는 “종단이라는 거대한 시스템에 도전하는 용기가 나중에는 큰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사부대중연대회의는 이 자리에서 ‘새로운 총무원장의 자격 요건’을 발표했다. 이도흠 사부대중연대회의 기획위원장은 ▲위기에 처한 한국불교를 쇄신할 개혁을 추구하는 자 ▲비구 선언을 한 자 ▲최소한 억대 도박·여성편력·폭력·공금횡령에 관한 범계행위가 없는 자 ▲권승의 이력이 없으며 일정 기간 동안 선(禪) 수행을 한 자 ▲승적이 확실한 자 ▲특정 문중에 편파적이 않은 자 ▲일정 기간 동안 자비희사한 경력이 있는 자가 새로 선출될 총무원장의 자격요건임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비구니도 총무원장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사부대중연대회의 집행위원 동출 스님은 “재정 투명화, 공정한 인사, 합리적인 징벌이 안 되는 승가 내부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하며 “오늘 이 계기를 통해 정진하려고 최선의 노력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사부대중연대회의 이수덕 상임공동대표와 최연·서동석 공동대표, 집행위원 동출 스님, 기획위원장 이도흠 교수, 정윤선 집행위원장, 이남재 대외협력위원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