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파당 혜정대종사의 영결식과 다비식이 2월 26일 속리산 법주사에서 엄수됐다.

10시부터 시작된 영결식은 봄을 시샘하는 칼바람 속에도 원로의원 밀운, 진제, 초우, 명선, 정무, 현해, 법흥, 혜정, 종하, 활안, 월서, 월탄 대종사등과 총무원장을 역임한 지관 대종사, 수덕사 방장 설정 큰스님, 총무원장 자승 스님, 종회의장 보선 스님, 교육원장 현응 스님, 포교원장 혜총 스님과 전국 교구본사 주지스님 등 2천여 사부대중이 참여한 가운데 봉행됐다.

혜정 스님은 1933년 전북 정읍에서 출생하여 고등학교 시절인 1953년 수덕사에서 출가하였고 불국사, 법주사, 해인사, 봉암사, 월출산 상견성암 등에서 23안거를 성만하였고 중앙종회의원, 법주사 주지, 1977년 제14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역임하는 등 종단 안정과 발전을 위해 노력한 이사(理事)를 두루 겸비한 종단의 어른이다.

2004년 대종사 법계를 수지한 혜정 스님은 평생을 청빈하게 사시고 모든 이들을 차별 없이 자비로 맞았다. 스님은 2011년 2월 22일 입적하시기 10일전 맏상좌 지명 스님께 열반송을 남기셨으니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날 혜정 대종사의 영결식을 맞아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도림 법전 대종사는 법어를 통해 “대종사(大宗師)가 우리와 더불어 했던 신령(神靈)스러운 주인옹(主人翁)은 시작(始作)이 없으면서 법계(法界)에 가득하고 견문각지(見聞覺知)를 거두어 진용(眞容)은 적막(寂寞)하지만 본지풍광(本地風光)은 눈앞에 역역합니다”라고 대종사의 행장을 추모했다.

원로의장 종산스님은 영결사를 통해 “개명천지, 상전벽해의 21세기인 오늘에도 스님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손수 빨래를 하시는 등 마지막까지 청빈한 수행자의 삶을 몸으로 보여주셨다”고 추모하고 “열반락(涅槃樂)에 드시어 오래도록 감로와 같은 자비의 가르침과 법향을 전해주시기를 간곡히 기원한다”고 스님의 가시는 길에 분향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추모사를 통해 “생사기별이 모두 공한 것이라지만 눈 밝은 스승을 더 오래 모시지 못한 아쉬움이 마음 속에 사무친다”며 “부디 속히 환도중생하시어 사람과 하늘의 큰 복밭을 일구어 주소서”라며 스님의 가르침과 종단을 위한 헌신을 추모했다.

중앙종회 의장 보선스님은 조사를 통해 “대종사께서는 한평생 雲水의 질서를 벗어나지 않은 悟道적 삶을 사셨다” “법주의 산중에 여여부동(如如不動)한 바위처럼 눌러앉아 스스로 자연이 되고 , 물소리와 바람소리가 되고 법신(法身)이 되어 우주근원에 스스로 회귀하셨습니다”며 모두가 한 토막의 봄꿈이라는 대종사의 열반송을 다시 되뇌며 스님을 마지막 가시는 길을 기렸다.

법주사 주지 노현스님은 “‘큰스님이 되어라’, ‘법주사의 미래를 보고 불사를 해야 한다’는 스님의 가르침대로 살겠다”며 “종단의 큰 스님들께서 증명 해주신 가운데 영결식을 원만하게 거행하게 되어 감사말씀을 올린다”고 운집한 사부대중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영결식을 거행한 후 스님의 법구는 법주사 연화대로 운구해 다비됐다. 스님의 초재는 다음주 월요일인 28일이며 49재는 4월 11일 속리산 각연사에서 거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