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왕켄뽀의 보성론 강의(057)//
강의 : 켄뽀 아왕상뽀
(북인도 둑 다르마까라 승가대학 교수사/ 서울 성북구 캄따시링 센터장)
번역 및 정리 : 자홍스님 (캄따시링 법회 통역)
교정 : 캄따시링 역경원(지성남, 김지아)
아상가 논사의 탱화
친견하면 만족을 주는 덕, 그것을
32상이라고 한다.
화현(化現)과, 법을 구족하고
수용(受容)하는 구족신(具足身)이라는 2가지 신(身)에 의지한다. [3.38]
།མཐོང་ན་ཚིམ་བྱེད་ཡོན་ཏན་གང་། །སུམ་ཅུ་རྩ་གཉིས་ཞེས་བྱ་བ།
།སྤྲུལ་པ་ཆོས་ལ་རྫོགས་པར་ནི། །ལོངས་སྤྱོད་རྫོགས་སྐུ་གཉིས་ལ་བརྟེན།
3.38에서는 성숙의 과(果)인 색신(色身)에 대해 설명한다. "친견하면 만족을 주는 덕, 그것은 32상이라고 한다." 라고 하였다. 32상(三十二相)은 그 모습을 보는 이들의 마음에 만족을 준다. "화현(化現)과, 법을 구족하고 수용(受容)하는 구족신(具足身)이라는 2가지 신(身)에 의지한다." 라고 하였다. 32상은 어디에 갖추어져 있는가? 화현(化現, Tib. sprul pa)이란 화신(化身, Tib. sprul sku)을 가리킨다. '수용(受容)하는 구족신(具足身)'이란, 보신(報身)을 의미한다. 32상은 바로 색신(色身)인 화신(化身)과 보신(報身)에 갖추어져 나타난다.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는가? 앞서 말했듯잌, 마치 보석과 보석의 광채, 형태. 빛깔이 불가분인 것과 마찬가지이다.
학생 : 어떤 이는 32상이 오직 보신(報身)의 덕일 뿐, 화신(化身)의 덕은 아니라고 합니다.
켄뽀 : 그렇지 않다. 화신에게도 32상이 있다.
잠공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친견하면 마음을 만족시키는 이숙(異熟, Tib. rnam smin)의 덕인 32상이라고 하는 것은, 수승화신(殊勝化身, Tib. mchog gi sprul pa'i sku)과 대승법(大乘法)을 구족하여 수용(受用)하는 수용신(受用身), 즉 2가지 색신(色身)에 의지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교화대상에게 현현하는 불덕(佛德)이기 때문이다."
청정함에서 멀거나 가까운 이들이
세간 또는 승리자의 만달라에서
물 혹은 허공의 달의 형상과 같이
그것을 보는 양상은 2가지이다. [3.39]
།དག་ལས་རིང་དང་ཉེ་རྣམས་ལས། །འཇིག་རྟེན་རྒྱལ་བའི་དཀྱིལ་འཁོར་དུ།
།ཆུ་དང་ནམ་མཁའ་ཟླ་གཟུགས་བཞིན། །དེ་མཐོང་བ་ནི་རྣམ་པ་གཉིས།
부처의 덕을 보는 이들에는 2가지 범주가 있다. "청정함에서 멀거나 가까운 이들이" 라고 하였다. 청정함, 장애의 정화로부터 멀리 떨어진 이들은 바로 범부와 성문, 연각과 같은 이들이다. '청정함에서 가까운 이'는 성불에 근접한 10지(十地)에 머무는 보살과 같은 이들을 말한다.
"세간 또는 승리자의 만달라에서 물 혹은 허공의 달의 형상과 같이 그것을 보는 양상은 2가지이다." 라고 하였다. 부처의 덕은 어떤 방식으로 현현하는가? 세간에서는 마치 물 속에 비친 달처럼 나타나지만, 승리자의 만달라에는 달이 허공에 뜨듯이 나타난다. 그리고 32상을 보는 이들이 양상에는 2가지가 있다. 색신을 직접적으로 보는 10지에 머무는 보살과 같은 이들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색신의 그림자만을 볼 뿐인 세간의 범부 혹은 성문·독각이 있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한다.
"색신(色身)을 보는 데 방해하는 장애가 완전히 정화된 것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교화 대상인 범부와 성문, [그리고 색신을 보는 데 방해하는 장애가 완전히 정화된 것으로부터] 가까운 교화 대상인 10지에 머무는 보살들에게는, 순차적으로 세간권속(Tib. 'jig rten pa'i 'khor)의 만달라에서 범부들에게는 화신(化身)이 나타나며, 승리자의 권속의 만달라에서는 보살들에게 수용신(受用身)이 나타난다. 비유하자면 맑은 물 속에서 달의 형상을 보는 것, 그리고 허공에서 달의 형상을 보는 것과 같다. 그와 같이 상(相, Tib. mtshan bzang po)으로 장엄된 2가지 몸을 보는 제자의 종성(種性)은 2가지이다. 그러므로 색신(色身)을 직접적으로 [친견하고자] 열망하는 이는 또한 청정한 복(Tib. skal pa)을 갖춰야 한다."
대승의 상속(相續), 무상의 논(論), 보배 종성을 분별함에서, 덕의 장(章)으로 3번째이다.
།ཐེག་པ་ཆེན་པོ་རྒྱུད་བླ་མའི་བསྟན་བཅོས་དཀོན་མཆོག་གི་རིགས་རྣམ་པར་དབྱེ་བ་ལས། ཡོན་ཏན་གྱི་སྐབས་ཏེ་གསུམ་པའོ།།
이렇게 해서 『보성론』 3장 강의를 마쳤다.
학생 : 3장에서는 부처의 64가지 덕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왜 수행자는 부처의 덕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야 합니까?
켄뽀 : 부처의 덕에 대해 이해하고 논의하는 것은 불교 수행에서 매우 중요하다. 부처의 덕을 이야기하면 수행자는 부처의 덕을 마음에 떠올리게 된다. 부처의 덕을 마음에 떠올리면, 수행자의 마음 속에 믿음과 헌신이 일어난다. 그리고 부처의 덕을 자신도 성취하고자 하는 열망이 일어나며, 열망이 일어나면 그 성취를 위해 도(道)에 정진할 수 있다.
학생 : 『보녀소문경』 (寶女所問經)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십시오.
켄뽀 : 앞에서 부처의 64가지 덕은 『보녀소문경』 (寶女所問經, T.13 : 37b-c, bu mo rin chen gyis zhus pa'i theg pa chen po'i man ngag ces bya ba'i mdo, D 169)에서 자세하게 설한다고 하였다. 이 경의 내용을 살펴보면, 보녀(寶女, Tib. bu mo rin chen)가 부처님께 보석을 공양 올리며, 부처님이 계시는 자리에 궁전에 생겨나고 부처님의 머리 위로 아름다운 일산 등이 생겨나기를 발원을 한다. 이 발원이 성취되어 부처님이 계신 자리에 궁전과 일산 등이 생겨난다. 이러한 인연으로 보녀(寶女)는 부처님을 뵙고 문답을 주고 받는다. 우리는 여기서, 부처께 공양을 올리거나 빈곤한 이에게 보시하는 등 선한 행위를 하고 그것에 기반하여 발원을 하면, 희망이 성취되는 조건을 갖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어서 보녀는 사리불 장로에게 혹 여성의 몸으로서 법을 설할 생각은 없느냐고 묻는다. 사리불은 지금 갖고 있는 사내의 몸에도 일말의 집착이 없어 버리고자 하는데, 어찌 여성의 몸을 다시 원하겠느냐고 반문한다. 그러자 보녀는 사리불에게, 이 몸은 좋은 토대이며 이 몸은 나쁜 토대라고 차별하는 것은 성문(聲聞)의 도(道)일 뿐이며, 진정한 도에는 좋거나 나쁘거나 하는 차별이 전혀 없다, 일체가 평등하며, 이것이 바로 대승의 도(道)이다. -라고 말한다. 사리불이 어떻게 해야 그 도에 들어갈 수 있으냐고 물으니, 보녀가 그 도에 대해 설명한다. 이것이 『보녀소문경』 의 주된 줄거리이다. 여기서 우리는 대승에서는 어떤 몸이 다른 몸보다 낫다는 차별아 없으며, 보살이 이타행을 하는 과정에서 어떨 때는 남성의 몸, 어떨 때는 여성의 몸을 사용해서 효과적인 힘과 능력으로 중생을 구제함을 이해할 수 있다.
학생 : 딴뜨라(Tantra)란 무엇입니까?
켄뽀 : 수뜨라(現敎, Tib. mdo, Skt. sutra)란 일반적으로는 경, 율, 논 3장 중의 경장(經藏)을 가리킨다. 토대(根, Tib. ghzi), 도(道, Tib. lam), 과(果, Tib. 'bras bu), 견해(見, Tib. lta ba), 수습(Tib. sgom pa), 행(行, spyod pa)를 모두 요약하여(Tib. mdor msdu) 설한 것이므로 수뜨라(Tib. mdo)라고 한다.
딴뜨라(屬, Tib. rgyud, Skt. tantra)라고 할 때, 이것은 일반적으로는 심상속(心相續, Tib. sems rgyud)을 가리키는 말이다. 각자의 마음의 흐름 혹은 마음 속에는 부처가 머물고 있다. 그 머묾을 알고 체현(體現)하기 위한 수행의 차제(次第)를 딴뜨라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간략하게 설명한 것이다. 수뜨라와 딴뜨라의 차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경론에서 매우 광범위하고 상세하게 논의하고 있다. 수뜨라와 딴뜨라에서 가르치는 의미는 동일하다. 그러나 밀교는 그 의미를 성취하기 위한 수행의 다양한 ①방편에 있어 '어둡지 않다(Tib. ma rmongs pa). 밀교에는 다양한 방편이 있으니, 예를 들어 밀교를 수행하는 중생이 빈곤하다면, 그들의 재물을 증대시키기 위해 재신(財神)인 잠바라(Tib. dzam b+ha la, Skt. jambhala)를 수행하는 방법을 설해준다. 그리고 ②방편이 매우 많고 다양하니(Tib. thabs mang ba), 수뜨라와 비교하여 딴뜨라에는 훨씬 많고 다양한 방편이 있다. 또한 밀교는 ③어려움이 없는(Tib. dka' ba med pa) 이행도(易行道)이다. 수뜨라에서는 보시를 수행하기 위해 재산과 신체를 반드시 실제로 직접 베풀어야 하지만, 밀교에서는 실제가 아니더라도 방편에 의지한 다른 여러 보시 방법이 있다. 그리고 ④근기가 예리한 이들에게는 관정을 내림으로써, 그들이 지(智, Tib. ye shes)를 발현하여 성취하게 한다. 이러한 4가지 차별점에서 딴뜨라는 수뜨라보다 뛰어나다.
학생 : 한국불교에도 진언이 포함된 다양한 의궤와 경전들이 있습니다. 이것들도 모두 딴뜨라에 속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켄뽀 : 딴뜨라를 다른 말로는 만뜨라(Tib.sngags)라고도 한다. 이때, 진언(眞言), 즉 만뜨라의 수행을 중심으로 하는 가르침이 바로 딴뜨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준에서는 『반야심경』은 수뜨라가 아니라 딴뜨라의 경전이라고 분류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경의 핵심적인 의미가 말미의 진언에 응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9세기의 위마라미뜨라(Vimalamitra, Tib. dri med bshes gnyen)는 『반야심경』의 주석에서 이 경을 딴뜨라처럼 설명하였다. 이것도 수뜨라와 딴뜨라를 구분하는 간편한 기준이다. 그러나 이런 다양한 논의에도 불구하고, 수뜨라와 딴뜨라는 칼로 자르듯이 완전히 양분하여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딴뜨라는 단순히 진언을 외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기차제(生起次第, Tib. bskyes rim, Skt. utpattikrama)나 구경차제(究竟次第, Tib. rdzogs rim, Skt. sampannakrama)와 같은 정교한 수행 체계로 확장된다.
학생 : 진언이라는 것은 단순히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읊는 주문이 아닙니까?
켄뽀 : 진언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어의(語義)적인 해석 뿐만 아니라 매우 깊은 차원의 설명까지 파고들어야 한다.
석가모니불의 본신(本身)은 법신(法身)이라고 한다. 법신이란 무엇인가? 분별망상이 모두 제거된, 가장 미세한 마음이 바로 법신이다. 가장 미세한 이 마음은 모든 마음 중에서 가장 위력이 강력한 마음이며, 이것은 색신의 형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진언(眞言)으로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므로 '본존(本尊)은 곧 진언이며, 진언은 곧 본존이다.' 라고 한다. 진언은 본존의 나타남이기에, 진언을 염송함으로써 우리는 법신의 가피와 능력을 성취한다. 그리고 불보살들이 진언을 가피하셨기에, 우리는 가피와 위력을 얻게 된다.
학생 : 진언의 의미를 알지 못 하면서 외우는 것은 도움이 됩니까?
켄뽀 : 예화를 하나 이야기하겠다. 사꺄 빤디따(sa skya paN+Di ta kun dga' rgyal mtshan, 1182-1251) 대사는 몽골 제국의 칸(Khan)의 스승으로 당대의 명승이었다. 대사는 장차 인도로 가려는 계획을 세웠는데, 만약 인도에서 뛰어난 학자들을 만나서 토론을 한다면 논리로는 그 누구와도 겨룰 수 있는 실력이 있다고 자신하였다. 그러나 만약 신통력이 뛰어난 외도를 만난다면 쉽게 조복할 수 없으니, 뛰어난 신통을 지닌 이를 동반하여 조력을 받고자 생각하였다. 그래서 각지에서 뛰어난 성취자를 탐색하던 중, 어느 산 중에서 와즈라 낄라야(Skt. Vajra Kilaya, Tib. rdo rje phur pa)의 진언을 외우며 기도하는 수행자를 만났다. 그 수행자의 성취는 대단하여, 온 산의 나무가 흔들렸고, 진언을 염송하는 박자에 맞춰 법구(法具)인 푸르빠(Tib. phur pa, Skt. Kilaya)를 바위 위에 내려 찍으면 단단한 바위가 마치 진흙흙 덩어리인 것처럼 푸르빠가 바위 속으로 박혔다가 다시 빠지기를 반복하는 신이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런데 사꺄 빤디따가 그를 찾아가보니, 그가 외우고 있는 진언이 정확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꺄 빤디따는 올바른 진언을 일러주니, 그는 고마워하며 바른 진언을 염송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새로운 진언을 외우자 더 이상 푸르빠가 바위 속으로 들어가는 신이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샤꺄 빤디땨가 곧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게 원래 하던 진언으로 기도해도 무방하다고 하니, 그 수행자가 다시 원래의 진언을 외웠다. 그러자 푸르빠가 단단한 바위를 진흙처럼 뚫고 들어가는 신이가 다시 일어났다. 이 이야기의 의미는 무엇일까? 한번 생각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