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구상진)은 불교의 교리와 문화를 보다 쉽고 바르게 알리기 위해 발행하는 불교계 대표 대중 문화지인 월간『불교문화』2025년 11월호(통권 제303호)를 발간했다. 

표지 사진 : 경상북도 문경 봉암사 선방. 수행의 향기가 깊다.

(사진｜하지권)

특집 한눈에 보기｜참선을 말하다

< 앉음 너머 삶이 수행이 되다 >

키워드: 좌선 / 돈오견성 / 간화선 / 선명상 / 정혜(定慧) / 생활 수행

① 참선이란 무엇인가 - 김호귀

② 참선 수행 방법 - 김방룡

③ 현대 사회와 선(禪) - 이덕진

④ 일상 속 참선 - 선명상으로 실천하는 현대적인 수행 - 박희승

⑤ 나의 참선 수행기 - 이강옥 

참선은 단지 앉아 있는 수행일까, 아니면 일상의 모든 순간을 깨어 있게 하는 삶의 태도일까? 이번 특집은 그 물음을 출발점으로 삼아, 참선의 본래 의미와 역사적 전개, 그리고 현대적 변용과 실천의 가능성을 다섯 필자의 시선으로 살펴본다. 붓다의 깨달음에서 비롯된 좌선 수행의 본질(김호귀)에서부터, 인도 요가와 남종선·조사선·간화선으로 이어지는 수행의 계보(김방룡),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선의 정체성과 적응력을 모색하는 논의(이덕진), 명상과 참선을 아우르는 생활 수행으로서의 선명상(박희승), 그리고 일상의 체험 속에서 무아와 보살행을 실천한 한 수행자의 이야기(이강옥)까지—다섯 편의 글은 참선이 곧 ‘앉는 수행’을 넘어 ‘사는 수행’임을 보여준다.

▲ 참선이란 무엇인가 – 김호귀(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교수)

김호귀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교수는 참선을 좌선을 중심으로 한 실천 행위로 말하며, 스승을 찾아 배우고 공안을 통해 인생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려는 수행이라고 설명한다. 선이 곧 붓다의 깨달음의 방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절대와 상대의 통일 속에서 자기 존재의 근원을 철저히 탐구하는 대오의 체험이라 강조한다. 또한 선은 불립문자이되 불리문자의 입장을 지니며 몸과 마음을 바르게 가다듬어 일상 속에서 본래의 청정한 불심을 드러내는 삶의 수행임을 말한다.

선은 몸과 마음을 경쾌하게 유지해 몸은 언제나 바르게 그리고 마음은 언제나 곧게 하면서 적절한 잠을 자고 적절한 밥을 먹으며 적절한 건강을 유지할 것을 추구한다. 

▲ 참선 수행 방법 – 김방룡(충남대학교 철학과 교수)

김방룡 충남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참선을 마음을 고요히 하여 번뇌를 다스리고 본래 자성을 깨닫는 수행이며 그 뿌리가 인도의 요가 명상 전통과 붓다의 사마타·위빠사나 수행에 있다고 설명한다. 혜능의 남종선이 점진적 수행을 넘어 자심의 본성을 즉각 깨닫는 돈오견성의 길로 전환했으며, 조사선이 본래성불과 무수무증의 정신 아래 무념·무상·무주의 수행을 중시했다고 말한다. 나아가 한국의 간화선은 이러한 전통을 잇되 화두를 통해 분별심을 끊고 일상 속에서 깨달음을 실천하는 수행으로 발전했으며, 오늘날 인간의 근원적 성찰과 정신적 치유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한다.

조사선과 간화선 수행법은 한국 불교 전통 속에서 이어져 내려온 가장 핵심적인 참선 수행법이다. 인간 존재의 본질적 문제에 대한 근원적 해답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심신의 평안을 추구하는 서구의 명상이나 마음챙김과는 차이가 있다.

▲ 현대 사회와 선(禪) - 이덕진(한국문화콘텐츠연구원 원장)

이덕진 한국문화콘텐츠연구원 원장은 현대 한국선이 융성 속에 위기를 맞고 있다며, 전통적 정체성을 회복하고 현대 사회에 적응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말한다. 혜능 이후 선이 역사적 변혁의 동력이 되어왔듯, 오늘날에도 세속 속에서의 깨달음과 청정가풍의 회복, 대승불교적 동체대비 정신의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선의 현대적 적응을 위해 수요자 중심의 수행 전환, 정보화·문화콘텐츠화, 학제 간 연구 활성화 등을 제안하며 인간이 ‘연기적 세계관’ 속에서 주체로 서야 비로소 진정한 깨달음이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선이 종래에 보기 드문 융성을 보인다고 해서, 비록 21세기의 대안이라고 회자되기도 하지만, 한국선의 장래가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고, 한국선의 과거가 모두 모범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그 반대라고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이 바로 한국선의 가장 큰 위기이자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전통적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현대 사회에 맞는 적응력을 체계적으로 강화하는 일이다.

▲ 일상 속 참선- 선명상으로 실천하는 현대적인 수행 – 박희승(한국명상지도자협회 사무총장,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선명상 특별보좌관)

박희승 한국명상지도자협회 사무총장은 선명상을 참선과 명상을 아우르는 현대적 수행으로, 궁극적으로 깨달음과 완전한 평안을 지향하는 길이라 설명한다. 선명상의 핵심 원리를 집중과 통찰의 조화, 즉 정혜(定慧)의 중도에 두며 일상에서 호흡 명상 등으로 실천할 때 스트레스와 불안이 줄고 긍정적 에너지가 생긴다고 말한다. 고요함에 집착하지 않고 통찰과 밝음을 함께 닦는 중도 수행을 통해 나와 세상을 함께 이롭게 하는 붓다의 행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요함, 평안에 치우친 명상 수련을 하면 밝은 지혜가 나지 못해 멍청하고 답답한 성향의 사람이 된다. 반대로 고요함 없이 밝은 지혜만 닦는 명상 수련을 하면 공감 능력, 자비심이 결핍되어 시비 분별을 잘 하고 남을 함부로 대하는 편견이 나타날 수 있다.

▲ 나의 참선 수행기 – 이강옥(영남대학교 명예교수)

이강옥 영남대학교 명예교수는 아이를 키우는 경험을 통해 육바라밀을 실천하며 ‘무아’를 체득했고, 그것이 곧 참선 수행과 다르지 않았다고 회고한다. 이후 호흡과 화두를 결합한 좌선 수행 속에서 생멸과 불생멸의 경계를 넘나드는 깨달음의 체험을 얻고, 모든 존재를 품겠다는 보살의 서원을 세웠다고 말한다. 정년 후에는 좌선과 더불어 경전·선어록 연구와 번역에 전념하며, 일상의 모든 순간이 수행이자 깨달음의 길임을 실천하고 있다고 밝힌다.

감사하게도 수행의 방법은 참으로 다채롭게 곁에 주어져 있었다. 인연 있는 것을 잘 선택하면 일상의 매 순간이 수행이 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실천했다. 앞으로 내내 그럴 것이다.

2025년 하반기 캠페인｜“기도하는 삶을 살자!”

홍유미 화가는 진정한 자기 사랑이란 장점만이 아니라 부족하고 비참한 자신까지 끌어안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그렇게 자신을 위로하고 용서할 줄 알게 되면 마음이 맑아지고 타인을 향한 사랑도 순수해지며, 결국 서로에게 편안한 안식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고통과 번뇌 속에서도 스스로를 토닥이며 삶을 이어가는 이들에게 작은 위로의 기도를 전한다.

이밖에, 이번 호에는…

· 절집으로 가는 길｜전라북도 정읍 내장사에서 어반 스케치

· 불교 경전에 물들다｜『앙굿따라 니까야(Aṅguttara Nikāya)』의 지혜

· 10분으로 배우는 불교｜법정 스님이 본 꽃의 아름다움, 그리고 불교적 성찰

· 법상 스님과 함께하는 마음공부｜꿈과 깸의 비밀, 삶이라는 꿈에서 깨어나려면

· 일상 속 건강 지키기｜단백질 집착이 나와 지구를 망친다

· 불교 핫 플레이스｜엄마 같은 절, 하남 상불사

· 11월 화요 열린 강좌｜실천적 행동 통해 고통을 줄인다『피어 싱어, 불교와 만나다』 등 풍성한 읽을거리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