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나누는 것,

사랑스럽게 말하는 것, 

다른 이에게 유익함을 주는 것,

알맞은 모든 곳에서

가르침에 따라 동등하게 배려하는 것,

세상에서 이런 섭수는 

수레바퀴의 바큇살과 같다. 

이러한 섭수가 없다면

아들을 낳은 어머니와

아들을 기른 아버지도

자부심과 공경을 얻지 못하리.

현자는 이러한 섭수를 

올바로 성취하였으니,

그래서 그는 위대함을 얻었고

또한 칭송이 그에게 생겨났다. 

(사진=장명확)

어떤 사람을 바르고 다행스러운 길로 이끌고자 할 때 크게 두 가지의 방편을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상대방의 생각이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그의 마음을 바르고 밝은 곳으로 인도하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상대방이 그릇되게 생각하는 바를 꺾거나 제어해서 그 마음을 버리게 한 밝고 바른 길로 이끄는 방법이다. 두 가지 방법은 공히 상대방을 도와 바른 길로 이끌어주고자 하는 아름다운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두 가지의 방법 가운데 첫 번째가 섭수(攝受)이고, 두 번째가 절복(折伏)에 해당한다. 만약 어떤 이가 자비한 마음이 근본이 되어 상대를 돕고 교화하는데 자비 또는 위엄이라는 두 가지 방편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면, 가히 대도사의 자격을 갖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방편 가운데 섭수가 좀 더 보편적인 것 같다. 아무튼 섭수와 절복 모두 자비의 양면에 해당하며, 교화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라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교화 대상의 근기와 성향에 따라 보다 효과적인 것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특히 섭수는 자비로운 마음으로 중생을 거두어 들여서 보살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섭수의 대표적인 실천방법이자 교리가 바로 사섭법(四攝法)인데, 보시섭(布施法), 애어섭(愛語攝), 이행섭(利行攝), 동사섭(同事攝)이 그것이다.

아무리 좋은 상품도 홍보하지 않으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려운 것처럼, 진리를 전하는 것도 다르지 않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아무리 훌륭해도 자신만을 위해 공부한다면, 또 깊은 산속에만 가두어 둔다면 큰 소용이 있을 리 없다. 따라서 무명을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을 진리의 세계로 끌어당기는(攝) 노력이 필요하다. 사섭법이 바로 중생들을 진리의 세계로 이끌기 위한 네 가지 방법이자 자기 수행인 것이다. 

사섭법은 육바라밀, 사무량심(四無量心)과 함께 대승불교를 대표하는 수행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초기불전에 이미 등장한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루 알다시피 사섭법의 맨 처음은 보시다. 보시하는 것 가운데 최상의 것은 가르침의 보시이다. 애어(愛語)는 사랑스러운 말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다. 사랑스러운 말 가운데 최상의 것은 청원하고 귀를 기울이는 사람에게 거듭해서 가르침을 설하는 것이다. 이행(利行)은 다른 사람에게 이로운 행위를 하는 것이다. 이로운 행위 가운데 최상의 것은 믿음이 없는 자가 믿음을 갖추도록 그를 고무하고 격려하고 정립시키고, 계행을 지키지 않는 자가 계행을 갖추도록 그를 고무하고 격려하고 정립시키고, 간탐이 있는 가자 보시를 갖추도록 그를 고무하고 격려하고 정립시키고, 지혜가 없는 자가 지혜를 갖추도록 그를 고무하고 격려하고 정립시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동등한 배려로 상대를 깨침의 세계로 이끄는 것, 즉 동사(同事)가 있다. 한국불교에서는 사섭법 가운데 동사에 대해 잘못 해석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불자들이 동사(同事)를 한자의 뜻을 풀어 ‘함께 하거나 지내는 것’또는 ‘고락을 함께 하는 것’ 등의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올바른 번역이라고 보기 어렵다. 동사(同事)를 뜻하는 빠알리어 사마낫따(samanatta)는 ‘equality’ 또는 ‘equanimous, of even mind’의 의미로, ‘동등하게 배려하는 것’이라고 풀이하는 것이 적확하다. 

“수행승들이여, 동등한 배려 가운데 최상의 것은 흐름에 든 님의 입장에서 흐름에 든 님을 동등하게 배려하고, 한번 돌아오는 님의 입장에서 한번 돌아오는 님을 동등하게 배려하고, 돌아오지 않는 님의 입장에서 돌아오지 않는 님을 동등하게 배려하고, 거룩한 님의 입장에서 거룩한 님을 동등하게 배려하는 것이다.”(A9.5)

수다원에게는 수다원의 입장에서 배려하는 것이고, 사다함에게는 사다함의 입장에서 배려하는 것이다. 설령 그가 깨달은 자라고 할지라도 깨닫지 못한 자가 있다면 깨닫지 못한 자의 입장이 되라는 것이다. 이는 마치 어른이 아이에게 눈높이가 되라는 말과 같다. 서서 내려다보지 말고 키를 낮추어 아이의 눈높이로 보라는 말이다. 이것이 동등한 배려, 동사(同事)이다.

이 시는 <앙굿따라니까야>4:32 ‘섭수의 기초에 대한 경(Saṅgahavatthusutta)’에 등장한다. 네 가지 섭수, 즉 사섭의 기초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겨 있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보시하는 것, 사랑스럽게 말하는 것, 유익한 행위를 하는 것, 동등하게 배려하는 것의 중요성을 시를 통해 명확하게 알려주신 것이다. 부처님의 이 시가 불자들이 동사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하는 큰 가르침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