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이끄는 10만 연등행렬, 축복의 꽃비 속에 화합의 강강술래

불기2569(2025)년 4월 26일(토), 서울 동국대학교 대운동장에서 2025 연등회의 시작을 알리는 연등법회가 봉행됐다. 올해 연등회는 최근 영남 지방의 대규모 산불 등 국가적 재난과 정국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 마음을 평안하게 하고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도록 ‘치유와 화합’의 메시지를 담았다.

진각종 통리원장 능원 정사는 “진리의 등불, 지혜의 등불을 밝혀 탐, 진, 치 삼독심으로 혼탁한 세상을 환하게 밝히자”라며 연등회를 열림을 선언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봉행사에서 “서로를 향한 작은 배려, 따뜻한 시선 그리고 행동하는 자비가 바로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라며 사부대중 모두가 지혜와 자비의 실천으로 부처님오신날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기를 당부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은 <붓다차리타>의 “여래(如來)가 이 세상에 출현하심은 해탈의 길을 열기 위해서이니, 중생의 결박을 능히 풀어 주시고 나고 죽는 괴로움을 없애주시네. 중생이 괴로움의 바다에 빠져 갖가지 병을 물거품 삼고, 쇠하고 늙음을 큰 물살 삼으며, 죽음을 바다의 큰 물결 삼을 때, 부처님은 지혜의 배 타고 오셔서 온갖 괴로움에서 건져 주시네.”의 구절을 낭독했다.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발원문에서 “천지는 하나의 뿌리요, 만물이 나와 다르지 않듯이 일체가 하나임을 깨달아 시비와 분별을 떨치고 화합의 공동체로 평화롭게 살아가겠다”라며 “고통받는 세상의 모든 인연들이 마음의 자비로 온 세상이 평안하도록 끊임없이 정진하겠다”라고 발원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덕수 스님은 기원문에서 “오늘 저희 불제자들이 밝힌 연등 불빛이 고통받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의 불빛으로 비춰질 수 있기를” 또한 “사바세계 모든 중생이 품 넓은 부처님 세상에서 평안한 마음으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기원했다.

총지종 통리원장 록경 정사는 평화기원 메시지를 통해 “모든 생명의 존귀함을 바로 알아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세상의 모든 갈등과 분쟁이 평안과 자비로 평화로운 해결책을 찾고, 서로를 이해하며 상생하는 세상을 열어가자”라고 전했다

이날 연등법회 어울림 마당은 오후 3시 조계사 주지 담화 스님 등이 법단에 올라 아기부처님을 봉안하고 관불했다. 이어 장재영 씨의 사회로 대중 율동 등을 사전 리허설했고, 4시 30분께 봉축위원장 진우 스님 등 봉축위원 스님들, 태국 일본 중국 등에서 온 내빈들이 법단에 올라 연등법회가 시작했다.

조계종원로회의 의장 자광 대종사, 원로의원 세민 대종사 등을 비롯한 내빈이 아기부처님에게 관욕했다. 진각종, 삼성안,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 동국대 불교대학, 법안정사 부부불자회, 공무원 불자연합회가 행렬등 경연대회에서 연등지계상을 수상했다. 연등인욕상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도선사, 삼천사, 봉국사, 옥천암, 구룡사가, 연등정진상은 진관사, 봉은사 승가사, 국제선센터, 호압사, 관음종, 화계사 석불사가, 연등선정사는 불광사, 연등지혜상은 한마음선원이 수상했다. 봉축위원회 집행위원장 성화 스님(조계종 총무부장)이 수상 사찰과 단체에 시상하고 격려했다.

이어진 연등법회 어울림마당에서는 등단 별 율동 발표와 연희단의 어울림인 연희누리가 운동장에 기쁨을 가득 채워졌다.

연등법회와 어울림마당, 연희누리에 이어 동국대학교 이사장 돈관 스님이 법단에 올라 “부처님께서는 욕심과 집착으로 어두워진 마음과 세상을 지혜의 등불을 밝히시어 참 행복의 길로 인도하셨다”라면서 “이제 우리는 꺼지지 않는 지혜의 등불을 밝히어 모두의 마음과 세상을 환히 밝히는 참 행복의 길로 나아가고자 한다. 국민과 함께 세상의 평안을, 마음의 자비를 밝히는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연등행렬의 시작을 선! 언!”했다.

연등회의 하이라이트인 연등행렬은 올해 부처님오신날이 어린이날과 겹친 뜻을 살려 어린이와 봉축위원장 진우 스님이 10만 연등행렬을 이끌었다. 연등행렬이 지나간 자리는 화합의 강강술래로 채워졌다. 종각사거리 보신각 앞에 마련되는 특설무대에서는 여러 사람이 손에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춤을 추는 우리 고유의 전통놀이인 강강술래와 소리 공연이 펼쳐졌다.

한편 4월 27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조계사 앞 우정국로에서는 전통문화마당이 개최되어 한국 전통 및 불교문화체험과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거리 축제가 펼쳐졌다. 

(사진=대한불교조계종홍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