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왕켄뽀의 보성론 강의(035)//

강의 : 켄뽀 아왕상뽀

(북인도 둑 다르마까라 승가대학 교수사/ 서울 성북구 캄따시링 센터장)

번역 및 정리 : 자홍스님 (캄따시링 법회 통역)

교정 : 캄따시링 역경원(지성남, 김지아)

아상가 논사의 탱화

동등한 바가 없음과 동등한 속성을 위해

정법(正法)의 맛을 제공하므로

껍데기로부터 벗어났으므로

선서(善逝)는 꿀, 알맹이과 같다. [2.15]

།མི་མཉམ་མཉམ་པའི་ཆོས་ཕྱིར་དང་། །དམ་ཆོས་རོ་ནི་སྦྱིན་མཛད་དང་།

།ཤུན་པ་དང་ནི་བྲལ་ཕྱིར་དེ། །བདེ་གཤེགས་སྦྲང་རྩི་སྙིང་པོ་བཞིན།

보리(菩提)는 무엇과 비슷한가? 꿀과 같고 곡식의 알맹이와 같다. "동등한 바가 없음과 동등한 속성을 위해 정법(正法)의 맛을 제공하므로"라고 하였다. 동등한 바가 없음(無等, Tib. mi mnyam pa, Skt. atulya)이라는 것은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고 그 누구도 동등할 수 없는 최상의 덕을 갖추었다는 의미로, 바로 부처를 가리킨다. 부처는 중생으로 하여금 그 무엇에도 비견될 수 없는 으뜸가는 부처와 동등한 경지를 성취하도록, 그들에게 법을 설해준다.

"껍데기로부터 벗어났으므로 선서(善逝)는 꿀, 알맹이과 같다."라고 하였다. 불(佛)•보리는 중생을 동등한 바가 없는 부처의 경지에 이르게 하기 위해 법을 전해주므로, 마치 고요하고, 부드럽고, 향미가 뛰어난 맛이 있는 꿀과 같다. 그리고 껍데기가 벗겨지면 이제 비로소 알맹이를 먹을 수 있으니, 겨 혹은 껍데기로부터 벗어났다는 것은, 자성(自性)을 가리는 장애로부터 벗어났음을 의미한다.

잠곤꽁뚤석 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2가지 청정을 갖추어 완성한 보리, 그것은 다른 어떠한 것과도 동등하지 않다. 오직 부처와 동등한 덕의 속성을 갖추었기에, 그리고 심오하고 완벽한 정법의 맛을 교화 대상인 중생들에게 제공하고, 두 가지 장애의 습기(習氣)를 수반하는 껍데기를 벗어났으므로, 차례대로 연꽃에서 나온 여래, 벌에게서 벗어난 꿀, 껍데기로부터 나온 과실(果)의 정수와 같다."

청정하므로, 덕의 재물로써

빈궁함을 제거하므로,

해탈과(解脫果)를 제공하므로,

금, 보고(寶庫), 나무와 같다. [2.16]

།དག་ཕྱིར་ཡོན་ཏན་རྫས་ཀྱིས་ནི། །དབུལ་བ་སེལ་བར་བྱེད་ཕྱིར་དང་།

།རྣམ་གྲོལ་འབྲས་བུ་འབྱིན་བྱེད་ཕྱིར། །གསེར་དང་གཏེར་དང་ལྗོན་པ་བཞིན།

"청정하므로, 덕의 재물로써 빈궁함을 제거하므로, 해탈과(解脫果)를 제공하므로 금, 보고(寶庫), 나무와 같다."라고 하였다. 부처는 부정(不淨)을 모두 떠나 청정하므로 금(金)과 같다. 부처는 본래청정이면서 객진의 염오도 청정하기 때문이다. 또한 보물 창고(寶庫)가 있으면 빈궁함이 제거되듯, 부처는 덕으로써 중생의 괴로움을 제거한다. 그리고 작은 종자로부터 커다란 나무가 성장하듯, 부처는 지(知), 비(悲), 력(力)에 의해 중생을 성숙시켜 해탈을 얻게 한다. 즉 작은 씨앗을 성숙시켜 큰 나무로 키우듯, 부처는 중생에게 내재한 종자를 부처라는 열매로 자라게 한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자성(自性)이 무구(無垢)하고 객진(客塵)의 허물도 청정하기에, 다함이 없는 덕(德)의 재물로써 교화 대상의 가난함과 결핍을 모두 제거하기에, 부정(不淨)함이 정화된 좋은 금(金), 땅 속에서 나온 큰 보물, 열매를 맺은 나무와 같다."

큰 보배의 법신(法身)이기에,

양족(兩足)의 으뜸가는 군주이기에,

큰 보배의 색상(色相)이기에,

그것은 대보(大寶), 왕(王), 금상(金像)과 같다. [2.17]

།རིན་ཆེན་ཆོས་ཀྱི་སྐུ་ཕྱིར་དང་། །རྐང་གཉིས་བདག་པོའི་མཆོག་ཕྱིར་དང་།

།རིན་ཆེན་གཟུགས་ཀྱི་རྣམ་པའི་ཕྱིར། །དེ་ནི་རིན་ཆེན་རྒྱལ་གསེར་བཞིན།

"큰 보배의 법신(法身)이기에"라고 하였다. 부처란 오로지 모든 덕을 구족한 법신(法身)이다. 그러므로 "대보(大寶)"와 같다. "양족(兩足)의 으뜸가는 군주이기에"라고 하였다. 양족(兩足, Tib. rkang gnyis, Skt. dvipada)은 사람을 가리킨다. 부처는 인간 중생에게 해탈과 일체지자의 길을 보여주시는 으뜸가는 분이므로 "왕(王)"과 같다. "큰 보배의 색상(色相)이기에"라고 하였다. 부처는 본질적으로는 오로지 법신(法身)이지만 교화 대상인 제자 유정들을 위하여 필요에 따라 색신(色身)의 상(相)을 나타낼 수 있다. 그러므로 금상(金像)과 같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이 나오는 대보(大寶)처럼 한량없는 덕을 갖추므로, 법신(法身)이 현전(現前, mngon sum du gyur pa)하므로, 주된 교화 대상인 영족(兩足)들의 주(主) 혹은 이끄는 이의 으뜸으로 수용신(受用身)을 성취하므로, 대보(大寶)와 금(金)으로 만든 영상(影像, Tib. gzugs rnyan gyi rnam pa)처럼 다양한 신변(神變)의 화신(化身)을 나타내므로, 해진 천에서 벗어난 대보상(大寶像)과 같고, 태(胎)에서 벗어난 전륜왕과 같으며, 진흙에서 벗어난 금상(金像)과 같다.

잠시 내용을 정리해보자. 이 논의 2장에서는 보리에 관하여 ①본성(本性) ②인(因) ③과(果) ④행위(業) ⑤갖춤(具足) ⑥행입(行入) ⑦상주(常住) ⑧불가사의(不可思議)라는 8상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 2.18부터는 4번째인 행위(業, Tib. las, Skt. karma)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무루(無漏), 두루함, 불괴(不壞)의 속성을 지녔으니

견고하며, 적정(寂靜)하며, 상주(常住)하며, 전이(轉移)가 없는 토대이다.

여래(如來)는 허공과 같으며, 청정한 자의

6근(六根)이 대상을 경험하는 원인이 된다. [2.18]

།ཟག་པ་མེད་ཁྱབ་འཇིག་མེད་ཆོས་ཅན་ཏེ། །བརྟན་ཞི་རྟག་པ་འཕོ་མེད་གནས་ཡིན་ནོ།

།དེ་བཞིན་གཤེགས་པ་མཁའ་བཞིན་དག་པ་ཡི། །དབང་པོ་དྲུག་དོན་ཉམས་སུ་མྱོང་བSའི་རྒྱུ།

"무루(無漏), 두루함, 불괴(不壞)의 속성을 지녔으니"라고 하였다. 부처는 무루(無漏, Tib. zag pa med pa, Skt. anāsrava)이니 번뇌장의 염오로부터 벗어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루함(Tib. khyab, Skt. vyāpya)은 부처의 지(智) 혹은 법신(法身)이 유정세간과 기세간 모두에 편재함을 의미한다. 불괴(不壞)의 속성을 지녔다는 것(Tib. 'jig med chos can, Skt. vināśa-dharmin)은, 찰나로 생멸(生滅)하지 않는 속성이라는 의미이다.

"견고하며, 적정(寂靜)하며, 상주(常住)하며, 전이(轉移)가 없는 토대이다."라고 하였다. 견고(Tib. brtan, Skt. dhruva)는, 생주이멸(生住異滅)과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있는 유위(有爲)와는 다르게 견고함을 의미한다. 어째서인가? 보리•부처에게는 시작과 중간과 끝이 없으며, 부처는 시(時)나 상(相)으로부터 벗어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적정(寂静)은, 희론(戱論)•분별•상(相)에 대한 집착 등에서 모두 벗어나 고요함을 의미한다. 또한 부처는 상주(常住)하며, '전이(轉移, Tib. 'pho ba)'란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가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러므로 '전이가 없음(Tib. 'pho med, Skt. acyuta)'이라고 함은 어떠한 변화도 없음을 의미한다.

학생 : 전이(轉移)를 티베트어로 '포와(Tib. 'pho ba)'라고 하셨는데, 까규파의 나로6법 중의 포와법과 관련이 있습니까?

켄뽀 : 나로6법(Tib. na ro chos drug) 중의 전이(轉移, Tib. 'pho ba)는 법(法), 삼매, 스승의 위력에 의해, 자신의 의식을 윤회계로부터 정토(淨土)

로 전이시키는 행법이다. 이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의미로는 같다. 그러나 현재 이 논에서는, 부처는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것과 같은 변화가 결코 없다는 의미와 관련하여, 사용된 용어이다.

이것은 부처가 어떤 작용•역할을 하느냐에 대한 논의이다. "여래(如來)는 허공과 같으며, 청정한 자의 6근(六根)이 대상을 경험하는 원인이 된다."라고 하였다. 이러한 덕을 갖춘 여래는 마치 허공과 같다. 허공은 텅 비어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기세간과 유정세간의 각종 사물과 존재들이 가로 막히지 않고 작용하도록 허용한다. 즉, 텅 빈 허공이 있기 때문에, 온갖 사물이 이 세상에서 존재하며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청정한 육근(六根)을 가진 여러 중생이, 앞에서 말한 꿀과 같고 황금상 등과 같은 덕과 그 가르침을 경험할 수 있는 원인은 바로 부처이다. 부처가 마치 허공이 사물들을 작용함을 허용하듯, 교화 대상들의 그러한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허공이라고 하면 아무것도 없고 아무런 기능도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허공의 비어있음이야말로 모든 것의 토대 역할을 한다. 허공이 비어있지 않다면, 그 안에서 그 무엇도 성립할 수 없다.

일체법이 공하다고 할 때, 간혹 공이란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그저 무(無)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때 없다고 하는 것은, 마음이 조작해내는 착란, 분별 등이다. 마음속에서 어떤 대상에 대해 일단 선입견이 생겨나면,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제대로 알기 매우 어렵다. 이론과 견해라는 것은 어떤 것을 아는데 큰 도움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실상을 아는데 큰 장애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가르주나께서는 모든 견해를 제거하기 위하여 정법이 설해진 것이라고 하셨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유루(有漏)를 습기(習氣)까지 조금도 남아있지 않게 제거함을 끝마쳤고, 알아야할 바(所知)의 여소유(如所有)와 진소유(眞所有) 모두에 두루하는 증(證)을 완성하였으며, 단증(斷證)을 완벽하게 갖춘, 승의(勝義)의 부처는 영원히 불괴(不壞)이며, 무위법(無爲法)의 성질을 지닌다. 노(老), 병(病), 사(死)가 없기에 견고하고 적정(寂靜)하며 상주(常住)이며 전이(轉移, Tib. 'pho ba)가 없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부처를 성취함은 자리(自利)의 완성이며, 그것은 일체의 백법(白法)이 머무는 곳이므로, 이타(利他)를 완성한다. [왜냐하면] 법성(法性)•진여(眞如)의 영역으로 가신 부처는, 마치 무위(無爲)인 허공(虛空)이 그 자체의 속성으로는 아무 작용을 하지 않지만 색(色)을 보는 등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작용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복을 갖춘 훌륭한 중생의 으뜸가는 육근(六根)으로 하여금 각각에게 맞는 행도(行道, Tib. spyod lam)의 의미를 체험하고 증득(證得)하게 하는 인(因)이 되기 때문이다."

학생 : 현재 논의하고 있는 부처는 우리 마음속에 내재한 여래장 수준이 아니라, 성불하여 완성된 부처에 대한 것입니까?

켄뽀 : 그렇다.

학생 : 부처•보리가 상주불변(常住不變)이라고 하였는데 그렇다면 아무 작용도 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까?

켄뽀 : 여기서는 부처가 불변의 속성들을 지니기 때문에, 제자들을 위한 행위•작용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일반적으로 상(常)이라고 하면, 찰나로 생멸함이 없다는 의미이다.

학생 : 부처는 어떨 때는 제자들을 위해서 법을 설하고 이익을 성취시키지만, 또 어떨 때는 설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닙니까?

켄뽀 : 아니다. 부처에게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라, 교화 대상인 제자들에게 변화가 있는 것이다. 제자들의 마음의 변화에 따라, 마치 부처에게도 변화가 있는 것처럼 나타나는 것이다.

무생(無生)의 색(色)인 대상을 보며, 맑은 선설(善說)을 들으며,

선서(善逝)의 계율의 맑은 향기를 맡고,

위대하고 성스러운 정법(正法)의 맛을 보며,

삼매의 즐거운 촉(觸)을 경험하고, [2.19]

།འབྱུང་མེད་གཟུགས་དོན་བལྟ་དང་གཏམ་བཟང་ནི། །གཙང་མ་མཉན་དང་བདེ་གཤེགས་ཚུལ་ཁྲིམས་ཀྱི།

།དྲི་གཙང་སྣོམ་དང་འཕགས་ཆེན་དམ་ཆོས་རོ། །མྱང་དང་ཏིང་འཛིན་རེག་བདེ་ཉམས་མྱོང་དང་།

"무생(無生)의 색(色)인 대상을 보며"라고 하였다. 여러 주석들에서는 생(生, Tib. 'byung)과 무(無, Tib. med)를 분리하여 설명하고 있다. 생(生)이란, 공덕을 쌓음에 의해 부처가 '생겨남'을 의미한다. 그렇게 생겨나지만 그럼에도 변화는 '없다.' 그리고 이어지는 "색(色)인 대상(Tib. gzugs don)"이란 부처의 색신(色身)을 가리킨다. 즉, 부처가 법신의 능력에 의해 교화 대상인 제자 중생들에게 색신의 모습을 나타내어, 그들로 하여금 부처의 모습을 보게 한다는 것이다.

"맑은 선설(善說)을 들으며"라고 하였다. 부처는 교화 대상들로 하여금 부처의 색신을 접하고 만나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맑은 선설(善說, Tib. gtam bzang gtsang ma), 즉 정법(正法)을 들을 수 있게 한다.

"선서(善逝)의 계율의 맑은 향기를 맡고"라고 하였다. 제자들로 하여금 부처님의 몸의 맑은 계율의 행도(行道)를 접하고 부처님의 그 맑은 위덕을 경험하게 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위대하고 성스러운 정법(正法)의 맛을 보며,"라고 하였듯, 중생들로 하여금 정법(正法)의 위대하고 성스러운 그 맛을 체험하게 한다. 부처를 뵙고, 그 맑은 계율을 접하면 중생은 계율을 닦게 되고, 정법을 배워 경험하게 되며, 그로 인하여 "삼매의 즐거운 촉(觸)을 경험하고"라고 하였듯이, 삼매의 낙(樂)을 경험하게 된다. 부처라는 경지, 즉 보리(菩提)는 중생들에게 이러한 행위 작용을 한다.

자성(自性)의 심오한 양상을

깨닫는 원인이고, 세밀하게 사유하면

승의(勝義)의 낙(樂)을 주니, 여래는

허공과 같아서, 설명으로부터 벗어났다. [2.20]

།རང་གི་ངོ་བོ་ཉིད་ཀྱི་ཟབ་པའི་ཚུལ། ། རྟོགས་པའི་རྒྱུར་གྱུར་ཞིབ་མོར་བསམས་པ་ན།

།དོན་དམ་བདེ་མཛད་དེ་བཞིན་གཤེགས་པ་ནི། །ནམ་མཁའ་བཞིན་དུ་རྒྱུ་མཚན་རྣམས་དང་བྲལ།

"자성(自性)의 심오한 양상을 깨닫는 원인이고"라고 하였다. '자성(自性)의 심오한 양상'이란 법의 자성을 의미한다. 부처는 제자들이 법의 자성을 깨닫게 되는 원인이다. 왜냐하면 부처는 자성을 증득했으며, 법계를 온전히 드러낸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밀하게 사유하면 승의(勝義)의 낙(樂)을 주니"라고 하였다. 부처의 가르침에 의지하여 문소성혜(聞所成慧)가 이루어지면, 이후 제자는 승의제(勝義諦)를 증득하게 된다.

"여래는 허공과 같아서, 설명으로부터 벗어났다"라고 하였다. 허공에는 이렇다 저렇다는 설명을 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부처에 관해서는 이렇다 저렇다는 그 어떠한 형언(形言)과 언설(言說)이 불가능하지만, 그럼에도 부처는 중생을 성숙하고 깨닫게 하는 행위 작용을 한다.

학생 : 세밀하게 사유한다는 것은 무엇을 사유하는 것입니까?

켄뽀 : 자성(自性)의 진리에 관해 설명을 듣고 그것에 대해 깊이 사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세속에 한하자면(Tib. kun rdzobs tsam du), [불(佛)•보리에 의해 교화 대상들은] 이전에 공덕을 쌓은 힘에 의해 발생하되 변함이 없는 색신(色身) 등 다양한 대상을 보게 되며, 대승법(大乘法)의 맑은 선설(善說)을 들으며, 여래(如來)의 계율의 맑은 향기를 맡고, 대성자(大聖者)가 향유하는 바인 정법의 감로를 맛보며, 삼매의 경지를 성취한 경안(輕安, Tib. shin sbyangs, Skt. praśrabdhi)으로부터 발생하는 촉(觸)의 대상의 즐거움을 경험하니, [불(佛)•보리는] 자체의 속성을 통해 정법의 양상을 증득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승의(勝義)를 분석하는 지혜로써 세밀하게 사유하면 승의의 낙(樂)을 주니, 그러한 선서(善逝)는, 허공처럼 과(果)를 발생시키는 원인으로부터 벗어나 있음에도, 교화 대상들에게 일체의 선(善)을 일으키게 한다. 롱띠까(Rong Ṭīkā)에서 이렇게 설명하였다. '인도어로 부디(Skt. bhūdi)라고 하면, 무생(無生, Tib. 'byung med)과 힘을 갖춤(Tib. dbang 'byor, 自在) 두 가지가 된다. 그런데 무생(無生)으로 옮기더라도, 의미는 힘을 갖춤으로 번역하는 것이 더 낫다. 그러므로 '힘을 갖춘 몸(自在身)이라는 대상을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