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며 샌프란시스코의 한 미디어붓다의 독자로부터 짧은 편지가 왔다.
요즘 위안부 합의와 관련한 전 정부의 잘못된 합의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는 한국인으로서, 들뜬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기 보다는 역사 속의 삶의 질곡과 희망을 되새겨 보는 뜻깊은 시간을 보낸 사연이다.
미디어붓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살고 있는 불자입니다. 미디어붓다를 통해 한국의 불교소식을 잘보고 있습니다. 벌써 한 해가 다 갔습니다. 며칠 전 한 해를 보내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기에 사연을 보냅니다.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며 많은 사람들이 ‘Happy New Year’를 외치면서 사랑을 확인하고 축복하는 시간입니다. 저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사는 한국인으로서 좀 더 뜻깊은 시간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마침 한국에서 법연스님이 오셔서 같이 세인트 메리 스퀘어 광장에 설치되어 있는 ‘위안부 기림비’를 찾았습니다. 일본 정부에서 60년간 맺어온 자매결연을 끊겠다는 외교적인 협박에도, 역사의 진실을 바로 보겠다는 샌프란시스코정신의 아름다운 상징이지요. ‘기림비’를 보면서 폭력의 역사 속에서 인간의 삶의 질곡을 생각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한다는 희망의 기도를 올려봅니다.
옆에 같이 있던 젊은이들에게 ‘기림비’의 설명문을 읽어보기를 권했습니다. 아주 숙연한 모습으로 읽더군요. 우리는 같이 바닥에 누웠습니다. 전쟁을 일삼았던 아버지 시대를 벗어나 이제 사랑과 포용 그리고 새 생명의 탄생이란 어머니 시대를 꿈꾸듯 이곳 샌프란시스코의 젊은 청춘들은 달빛을 품에 안고 한 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촛불의 힘으로 다시 태어난 우리 대한민국이 어두운 과거를 딛고 일어나, 건강하고 희망찬 미래가 펼쳐지기를 기원해 봅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SheenaL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