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10월 27일, 군사독재정권은 군인과 경찰 등 3만여 명의 공권력 투입해 전국의 5천여 개 사찰을 군화발로 짓밟고 2천여 명의 스님과 불자들을 연행해 고문과 가혹 행위를 저질렀다.
10·27법난피해자 명예회복 심의위원회(위원장 지현 스님, 이하 10·27법난위)는 그날의 아픔을 상기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10월 26일 오후 6시 30분 10·27법난 32주년 기념법회와 기념음악회를 개최했다.
조계사 마당에 설치된 특설무대에서 정률 스님이 법난 피해자를 위로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16명의 법난 피해 스님과 관련자가 참석했다. 법난 당시 월정사 재무 소임을 맡았던 법난 피해자 원행 스님(월정사 부주지)은 인사말을 통해 “역사는 역사를 낳으면서 역사를 먹고 자라고 어떤 역사는 소멸되기도 또 계승되기도 한다”며 “이 자리는 그날의 역사를 기억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원행 스님은 인사말에 앞서 이유도 모른 채 군인에게 끌려가 고문당했던 고통의 시간을 상기하며 “기억하는 것으로써 교단의 아픔을 상기하고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27법난위원장 지현 스님도 “현재 법령으로는 법난에 대한 적극적인 명예회복과 피해보상을 할 수 없다”며 “정부는 조속히 관련 법령을 제정하고 형식이 아닌 진정이 담긴 사과를 하며 실질적인 조치를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10.27 법난 32주년 기념법회에 참석한 피해스님들이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을 하고 있다.
기념 법회에 이은 추모음악회에는 뉴트리팝스 오케스트라와 정률 스님, 테너 허철영, 해금 성의신을 비롯하여 김현성, 한영애 등이 출연해 스님과 불자들에게 위로의 음악을 선사했다.
이에 앞선 오후 4시 30분에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10.27 법난 피해 스님 간담회’가 비공개로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