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 켄뽀 아왕상뽀

(북인도 둑 다르마까라 승가대학 교수사/ 서울 성북구 캄따시링 센터장)

번역 및 정리 : 자홍스님 (캄따시링 법회 통역)

교정 : 캄따시링 역경원(지성남, 김지아)

아상가 논사의 탱화
 

이와 같이 그것을 들음으로써

열의와, 스승을 향한 것과 같은 공경심과,

혜(慧)와 지(智)와 큰 사랑이 일어나니

5법(五法)이 생겨난다. 그리하여 [1.166]

།འདི་ལྟར་དེ་ནི་ཐོས་པ་ལས། །སྤྲོ་དང་སྟོན་པ་བཞིན་གུས་དང་།

།ཤེས་རབ་ཡེ་ཤེས་བྱམས་ཆེན་སྐྱེ། །ཆོས་ལྔ་སྐྱེ་ཕྱིར་དེ་ལས་ནི།

"이와 같이 그것을 들음으로써"라고 하였다. 일체유정의 심상속(心相續)에는 여래장(如來藏)이 내재한다. 자애, 연민, 힘의 능력이 마음에 갖추어져 있다. 다만 발현되었는가 발현되지 못했는가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이러한 여래장의 가르침을 듣는 것을 의미한다.

"열의와, 스승에 향한 것과 같은 공경심과, 혜(慧)와 지(智)와 큰 사랑이 일어나서"라고 하였다. 이러한 여래장의 가르침을 듣고 나면, 다른 유정들을 만나고 접했을 때 그들을 향해 열의(Tib. spro, Skt. protsāha), 즉 열렬히 기쁜 마음이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스승을 향한 것과 같은 공경심'마저 일어난다고 하였다. 스승은 부처님을 가리킨다. 마치 부처님을 향한 것과 같은 공경하는 마음까지도 일어나는 것이다.

까담파(bka' gdams 派)는 티베트인들의 요청으로 인도에서 티베트로 오신 아띠샤 디빵까라 쉬리즈냐나(Atiśa Dīpaṃkaraśrījñāna, 982–1054) 존자를 개조로 하는 종파이다. 아띠샤 존자는 『보리도등론』(菩提道燈論, Skt. Bodhipathapradīpa，Tib. Byang chub lam gyi sgron ma)에서 수행자의 3단계를 기반으로 한 수행 체계를 제시했고, 이후 아띠샤 존자의 가르침은 수제자인 돔똔빠 겔와중네('brom ston pa rgyal ba 'byung gnas)를 통해 전승되어, 역사적으로 까담파라고 알려진 종파를 형성하였다. 까담파의 수행승들은 엄격하고 청정한 지계(持戒)로 명성이 높았다. 그리고 까담파의 로종(Tib. blo sbyong, 대승 보리심의 수행) 수행의 전통은, 까담파가 독자적인 종파로는 더 이상 유지되지 않은 이후에도, 티베트 불교의 모든 종파에 두루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여러 종파의 수행 체계에 공통적으로 포함되었다.

옛날에 어떤 까담파의 고승이 있었다. 그는 다른 승려를 만나면 그 법의(法衣)와 위의(威儀)가 아무리 낡고 볼품없더라도 헌신적인 마음으로 절을 하며 예경하였다. 주변 사람들이 고승에게 당신은 이미 큰 덕을 갖추고 위덕(威德)이 있는 인물인데 어째서 계율도 제대로 못 지키는 부족한 이들에게도 그렇게 존경을 표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고승이 답하길, 어떤 사람이라도 덕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결코 없다. 나는 그 덕에 예경하고 절을 올리는 것이지, 허물에 예경하고 절하는 것이 아니라고 답하였다.

이와 같이, 다른 유정의 허물의 측면을 보지 않고 그들의 덕(德)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이렇게 스승과 같이 공경하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혜(慧, Tib. shes rab, Skt. prajñā)'가 일어나는데, 이 지혜는 허물은 객진(客塵)의 염오이고, 덕은 자성(自性)으로 실유(實有)함을 아는 것이다. '지(智, Tib. ye shes, Skt. jñāna)'는, 일체유정의 심상속(心相續)에 심자성(心自性)•여래장(如來藏)이 본래부터 내재함을 아는 것이다. 혜(慧)는 여래장이 실유함을 아는 지식의 내용을 가리킨다면, 지(智)는 여래장을 아는 인식 주체의 앎에 해당한다.

그리고 '큰 사랑(大慈, Tib. byam pa chen po, Skt. mahā-maitrī)'도 일어난다. 모든 유정에게 덕이 있음을 마음 깊이 느끼게 되면, 이제 그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일체유정의 은덕(恩德)을 떠올린다면, 은혜로운 사람에게 늘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들듯이, 일체유정에게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과 그들을 보기만 해도 기쁜 마음이 생긴다.

"5법(五法)이 생겨난다."라고 하였다. 지금까지 말한 다섯 가지, ①열의 ②스승을 향한 것과 같은 공경심 ③혜(慧) ④지(智) ⑤큰 사랑이 일어난다.

"... 그리하여"는 바로 다음의 1.167번 게송으로 이어지는 말이다.

잘못이 없음에 평등함을 보고,

허물이 없고 덕을 갖추니

자기와 유정을 평등하게 사랑하기에

불과(佛果)를 신속하게 성취한다. [1.167]

།ཁ་ན་མ་ཐོ་མེད་མཚུངས་ལྟ། །སྐྱོན་མེད་ཡོན་ཏན་ལྡན་པ་དང་།

།བདག་དང་སེམས་ཅན་མཚུངས་བྱམས་ལས། །སངས་རྒྱས་ཉིད་ནི་མྱུར་དུ་འཐོབ།

위에서 설한 5가지 공덕의 법이 마음에 생겨나면 어떻게 되는가? "잘못이 없음에 평등함을 보고"라고 하였다. 잘못(Tib. kha na ma tho ba)은 불선(不善, Tib. mi dge ba)이라는 의미로 이해된다. 티베트어 kha na ma tho ba에는 '불선(不善)한 것은 입(Tib. kha)에 담아서도 안 된다.'는 의미가 있다. 나와 일체 유정은 본질적으로 어떠한 잘못된 점도 없다는 점에서 평등하며, 실상의 측면에서는 모두가 "허물이 없고 덕을 갖추니"라고 하였듯 어떠한 허물도 없고 덕을 갖추고 있다.

"자기와 유정을 평등하게 사랑하기에"라고 하였다. 나와 일체유정이 평등하다는 생각에 바탕하여, 일체 유정을 향한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킨다면, "불과(佛果)를 신속하게 성취한다."라고 한 것처럼, 이 대자애심(大慈愛心)을 일으킨 이는 빠르게 부처의 경지를 성취할 수 있다.

학생: 어떤 사람이 남을 무시하고 화를 잘 내는 것은 어째서 일까요?

켄뽀: 티베트 사람들은 성을 잘 내는 사람이 용감하고 배짱이 있다고 여기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화를 잘 내는 사람은 사실 누구보다 겁이 많은 사람이다. 마음속에 두려움과 불안이 있기 때문에, 그는 다른 이들보다 화를 잘 내는 것이다. 자기 마음이 실상•자성(自性)과 가까워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마음이 안락해지면 아만도 자연히 가라앉는다. 그런데 이러한 답변은 사람들의 일반적인 심리를 말하는 것이지, 사람들 각각의 심리적 경향에는 다양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모든 경우를 이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나의 논리로 모든 경우에 적용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아만(我慢)이라는 것은 나는 남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마음이며, 스스로 자신에게 덕이 있다며 꾸며내고 조작하는 마음이다. 티베트어에서 아만과 유사한 단어인 'khengs pa(가득 차다, 팽만하다.)'는 물이 얼어서 꽉 찬 얼음으로 굳은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꽉 차고 굳은 마음에는 실상을 보는 지혜가 들어갈 곳이 없다. 어떤 사람은 자기는 공부를 많이 했다며 그것을 덕으로 여기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나는 사회적으로 지위가 상당하니, 덕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게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데, 남들이 내 생각처럼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여겨지면 화를 낸다. 그리고 저 사람들과 나는, 재물, 능력, 지위 등에 있어서 동등하지 않음에도, 동등하게 여겨지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한다. 그리하여 타인을 경멸하고 분노로 인해 타인을 해치기도 한다. 이렇게 자신에 대해서는 아만(我慢)을 일으키고 다른 유정은 무시한다면, 자신에게도 해가 되고 다른 이에게도 해가 된다.

다시 정리하자면, 일체유정의 허물은 객진(客塵)이고 본래 덕(德)을 구족하고 있고 나와 일체 유정이 평등함을 알면서, 이러한 바탕 위에서 일체유정을 향해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키면, 불과(佛果)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

잠곤꽁뚤석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와 같이 여래의 법계(法界)가 일체유정에게 편재하다고 요의경(了義經)들에서 설하였다. 제자가 되는 이들은 잘 들음으로써, 자신의 자성(自性)이 발현된 것을 대보리(大菩提)라고 생각하므로, 도(道)의 난행(難行)에 열의를 낸다. 그리고 다른 이의 자성(自性)도 부처임을 알아 스승과 마찬가지로 공경하며, 세속의 객진(客塵)의 염오인 2가지 아(我)가 없음을 없다고 아는 혜(慧)와, 승의(勝義)의 법계(法界)가 자성(自性)으로 존재함을 존재한다고 아는 지(智), 자타(自他)의 자성(自性)이 부처로 동등함을 보기에 다른 이를 돕고자 바라는 대자애심(大自愛心)이 생겨난다. 이와 같은 다섯 가지 공덕의 법이 생겨나기에, 그로 인해 마음이 겁약해짐 등의 잘못이 없으며, 모두를 불성(佛性, Tib. sangs rgyas kyi snying po)을 지닌 것으로 동일하게 본다. 그리고 객진의 염오인 허물이 없고 자성청정(自性淸淨)한 덕을 갖추고 있음을 깨닫고, 자신과 유정들이 여래장을 지님에 동등하게 보는 대자애심(大自愛心)으로부터 차례대로 성취함으로써 과(果)인 2가지 이로움(二利, Tib. don gnyis, 자리와 이타)을 완성하는 무상불과(無上佛果)를 의심할 바 없이 신속하게 성취하게 될 것이다."

괴 로짜와 숀누뺄의 주석에서는, 보살이 자타의 평등함을 보는 방식을 이렇게 설명한다.

"보살이 자신과 유정(有情)을 동등하다고 보는 것은, 가르침에서 3가지 양상으로 나타난다. ①즐거움을 얻고자 바라고 괴로움을 버리길 원한다는 점(離苦得樂)에서 동등함. ②승의(勝義)의 무자성(無自性)으로서 동등함. ③마음의 본성인 자성광명(自性光明)으로서 동등함-으로 나타난다. 여기서는 실상(實相, Tib. dngos)의 뜻이다."

이어서, 여래장을 알지 못해 생겨나는 허물에 대해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당면한 주제는 [이러하다.] 여래장이 괴취(壞聚, Tib. 'jig tshogs / 有身, Skt. sat-kāya)의 본질임을 듣지 못하고 알지 못해, 아견(我見)을 잘못이라고 부정하지(Tib. nyams smod pa) 않는다. 그리하여 '자신에게 과도하게 집착함'은 4가지 다른 허물의 뿌리이니, 스스로 겁약(怯弱)해지고, 스스로 아만(我慢)을 일으키고, 아견(我見) 등 아(我)의 차별상들을 올바르다고 집착하고, 무아(無我)를 잘못되었다고 보고, 아(我)가 있으면 타(他)라는 상(想)으로 인해 탐(貪)과 진(嗔)이 증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허물은 여래장을 설함에 의해 제거된다."

여래장에 대해 배움으로써 일어나는 5가지 공덕법에 대해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후의 법륜(法輪)'에서 여래장에 관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자심(自心)의 상속(相續)이 광명임을 알고, 이 원인으로 인해 보리를 성취할 수 있음을 본다. 그리고 다른 유정의 심상속(心相續)도 광명임을 본다. 그리하여 ①스스로 보리를 성취하려는 열의에 찬 '정진'과, ②다른 유정의 무량한 공덕을 봄으로써 본사(本師)처럼 공경하는 '믿음'이 일어나며, ③허물들이 무아(無我) 임을 깨닫는 '혜(慧)'와, ④덕들이 본래 내재함을 아는 '지(智)'가 생기며, ⑤유정들을 형제와 같이 동류(同類)로 봄으로써 매우 친근하게 여겨, 여러 방법으로 이롭게 하려는 '자애(慈愛)'가 일어난다. 이것은 무량한 대상을 향해 자재(自在, Tib. dbang 'byor ba)한 방식으로 발생하므로 대성(大性)으로 생겨난다. 정진(=열의), 믿음, 혜(慧), 지(智), 대자애(大慈愛)를 본성으로 하는 5법이 생겨나므로, 스스로 마음이 겁약하고 두려워하여 마음이 퇴굴(退屈)하여 보리를 성취함에 열의가 없는 허물이 없다. 자신과 유정의 덕이 무량하게 장엄됨이 동등하므로 하열(下劣)하게 보는 경멸을 버린다. 이러한 잘못된 번뇌에 매우 큰 힘과 세기와 위력이 있는 것처럼 나타나지만 진실로는 없으며, 지혜가 적은 이와 만나더라도 잠재력은 같음을 보고, 그 자신에게 내재하는 공덕의 염오(染汚)를 정화하면 유정의 위대한 보호자가 될 수 있음을 본다. 자신과 유정이 여래장의 본질에 있어서 동일함을 봄으로써, 대자애(大慈愛)와 그로부터 생겨나는 대비(大悲)가 생겨난다."

이 5가지 공덕법은 여래장의 4가지 인(因)과 상응함을 이렇게 설명한다.

"다섯 가지 공덕법은 여래장의 청정인(淸淨因)인 믿음(Tib. mos pa) 등 4가지[①법에 대한 믿음 ②뛰어난 지혜 ③삼매 ④연민심]의 본질이니, 부처의 공덕을 성취하고자 열의를 내는 것은 믿음의 과(果)이다. 유정을 본사(本師)와 같이 공경함은 본사(本師)와 자성청정법신(自性淸淨法身)으로 동등함을 믿기 때문이다. 혜(慧)는 혜(慧) 자체이며, 지(智)는 덕의 장(藏)이 되는 삼매문(三昧門)을 수습하는 측면이며, 자애로써 대비(大悲)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래장 교설을 통해 제거되는 겁약(怯弱) 등의 허물이, 1.32에서 제시했던 여래장을 알지 못하게 장애 하는 4가지 장애[법에 대한 분노, 아견(我見), 윤회의 고(苦)로 인한 두려움, 유정(有情)의 이익을 살피지 않음]와 상응함을 이렇게 설명한다.

"마찬가지로 나 같은 자가 어떻게 보리를 성취하겠는가? 보리를 성취하려면 많은 난행(難行)을 해야 하는데, 나에게는 덕의 조각조차 없다. -라고 생각하는, 이 겁약심은 직접적인 화는 아닐지언정, ①법에 대한 분노이며 퇴굴(退屈)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스스로 아만하고 허물을 진실이라고 집착하는 것은 ②아견(我見)의 측면이다. 여래장의 덕이 갖추어져 자신에게 내재함을 알지 못하는 것은 ③윤회의 고(苦)를 두려워하는 측면이다. 자애(慈愛)가 없고 비심(悲心)이 없는 것은 ④유정의 이익을 살피지 않음이다. 그와 같이 유정들이 윤회고(輪廻苦)의 바다에 빠지는 근간은 아(我)에 과도하게 집착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선지식을 만난 어떤 이는 자기가 윤회로부터 해탈하고자 하는 바람이 생기고, 다시 그로 인해 특별한 종성을 가진 어떤 이는 일체유정이 해탈했으면 하는 특별한 생각이 일어나지만, 허물을 진실로 보는 견해가 줄어들지 않고 사물에 실로 집착하는 보살의 범부에 들어간다. 일체유정이 덕을 갖추고 있음을 보지 못하기에, 열의의 힘이 작아 무상보리(無上菩提)로부터 물러나게 된다."

대승보성론, 보(寶)의 종성(種性)의 분별 중에서, 여래장(如來藏)의 장(章)이니 첫 번째이다.

།ཐེག་པ་ཆེན་པོ་རྒྱུད་བླ་མའི་བསྟན་བཅོས་དཀོན་མཆོག་གི་རིགས་རྣམ་པར་དབྱེ་བ་ལས། དེ་བཞིན་གཤེགས་པའི་སྙིང་པོའི་སྐབས་ཏེ་དང་པོའོ།།

이렇게 해서 『보성론』의 1장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