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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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2  조복경(調伏經)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밧티성 제타숲 아나타핀디카동산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여섯 가지 감각기관(六根)을 조복하지 않고 굳게 닫지 않으며 지키지 않고 지니지 않으며 닦아 익히지 않으면, 미래 세상에서 반드시 괴로움의 과보를 받을 것이다.

어떤 것을 여섯 가지 감각기관이라 하는가. 눈을 조복하지 않고 굳게 닫지 않으며 지키지 않고 닦아 익히지 않으면, 미래 세상에서 반드시 괴로움의 과보를 받을 것이다. 귀 · 코 · 혀 · 몸 · 의지에 대해서도 그와 같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여섯 가지 감각기관이 

율의가 아닌 것에 머무르면

이들 모든 비구는 

긴 밤 동안에 큰 고통을  받으리.

이 모든 율의를

언제나 부지런히 닦고

바른 믿음으로 마음이 하나 되어

모든 번뇌가 마음에서 일어나지 않게 하라.

눈으로 색을 보면

마음에 맞고 맞지 않는 것 있네.

마음에 맞아도 욕심을 내지 말고

마음에 안 맞는다 하여 싫어하지도 마라.

귀로 모든 소리 들으면

생각하고 생각하지 않을 것 있네.

생각할 만한 것도 즐기거나 집착 말고

생각할 것 못 된다 하여 싫어하지도 마라.

코로 냄새 맡으면

향기롭거나 고약한 냄새 있네

향기로움과 더러움에 마음을 평등히 하여

욕심 내지 말고 언짢아도 하지 마라.

여러 가지 먹는 음식에도

맛난 것 있고 나쁜 것 있네.

좋아하는 맛에도 탐욕을 내지 말고

나쁜 맛이라도 가리지 마라.

닿는 촉감이 즐거워도 거기에 빠져 헤매지 말고

닿는 촉감이 괴로워도 싫다는 생각을 내지 마라.

평등함에 머물러 괴로움과 즐거움을 떠나서

멸하기 어려운 것을 멸하게 하라.

내 마음으로 관찰하는 것

이런 저런 온갖 모양을

참답지 않게 거짓으로 분별하면

탐욕은 갈수록 더욱 더하리니

저 모든 나쁜 것 깨달아 알고

탐욕을 멀리 떠나 편히 머물라.

이 여섯 가지 감각기관을 잘 다스려

여섯 가지 인식 대상에 부딪혀도 흔들림이 없다면

원수인 마라들 무찔러 항복 받고

나고 죽음을 건너 피안에 이르리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는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