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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종의 ‘불전으로 읽는’ 붓다 일대기㊱

이 학종 | urubella@naver.com | 2020-06-05 (금) 08:51

두타제일 마하까싸빠와의 해후
 
한 사람이라도 진리에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잠부디빠 전역을 유행하기를 중단하지 않았던 붓다였지만, 아난다를 시자(侍子)로 정한 이후부터는 유행보다는 정사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붓다가 대각을 성취한 지도 3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그동안 마가다 국과 코살라 국이라는 두 강대국을 교화의 중심으로 해 붓다는 잠부디빠의 상당한 지역을 교화의 터전으로 삼아 쉼 없이 달려왔다. 각지에서 붓다의 뛰어난 제자들이 전법에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도 붓다가 좀 더 많은 시간을 정사에서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필요한 경우에는 전법을 위한 여정에 나서지만 정사에 머물며 비구들을 지도하고, 또한 각지에서 찾아오는 재가자들을 위해 설법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붓다가 차츰 사왓티의 기원정사와 동원정사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따금씩 라자가하를 비롯한 인근 지역을 유행하기도 했지만 주로 붓다의 거처는 사왓티가 중심이 되었다. 그날도 붓다는 사왓티의 기원정사 향실에서 비구들에게 에워싸여 법을 설하고 있었다. 붓다의 설법이 진행되는 동안 남루하기 짝이 없는 가사를 걸치고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긴 수염을 휘날리며 법석으로 들어서는 한 수행자가 있었다. 낡고 해져 더 이상 손볼 수가 없을 정도가 된 누더기 가사에서는 심한 악취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늘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문득문득 비치는 그의 두 눈은 보석처럼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마하까싸빠였다. 일찍이 붓다의 제자가 되어 아라한이 된 이후 라자가하의 깊은 산속에 은거했던 그를 알아보는 사왓티의 수행자들은 많지 않았다. 그동안 마하까싸빠는 교만을 잠재우라는 스승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붓다로부터 물려받은 분소의를 걸치고 평생을 인적이 드문 숲과 들에서 지내며 걸식과 정진으로 살아왔다. 그렇기에 다수의 비구들이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저 볼품없는 사람은 누구지? 누군데 감히 세존께서 계신 향실로 거침없이 들어서는 거야!”
 
비구들은 마하까싸빠가 지나갈 때 풍겨오는 역한 냄새에 저마다 코를 감싸 쥐었다. 어떤 비구는 구역질을 참기 위해 두 손으로 입을 막은 채 한참을 엎드려 있기도 했다.
 
“어서 오라. 마하까싸빠.”
 
마하까싸빠를 한눈에 알아본 붓다가 반갑게 손짓하며 그를 불렀다. 그러고는 앉아 있던 자리의 반을 비우며 마하까싸빠에게 앉을 것을 권했다.  
 
“마하까싸빠, 여기로 와서 앉아라.”
 
환한 붓다의 표정을 본 비구들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스승께서 당신의 자리에 앉을 것을 권하는 것으로 보아 남루한 수행자는 보통 비구가 아닐 것이기에, 모든 비구들은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이 낯선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마하까싸빠, 모든 비구들이 그대를 궁금해 하고 있구나.”
 
그러자 마하까싸빠는 붓다의 발아래 머리를 조아리며 절한 후 합장한 채 말했다.
 
“세존이시여, 저는 당신의 제자이고, 세존께서는 저의 스승이십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사랑하고 존경하는 제자의 음성을 들은 붓다의 표정이 더욱 밝아졌다. 붓다가 말했다.
 
“그렇다. 마하까싸빠. 나는 그대의 스승이고, 그대는 나의 제자이니라.”
 
비구들은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저렇게 볼품없고 더럽기 짝이 없는 늙은이에게 자리의 반을 내어주며 반기는 세존의 태도, 게다가 ‘나의 제자’라며 자랑스럽게 말하는 스승의 입장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놀라움과 당혹감으로 우왕좌왕하는 비구들에게 붓다가 말했다.
 
“비구들이여, 나는 완전한 깨달음을 성취하고 완전한 경지에 올라, 밤낮없이 그곳에 머문다. 마하까싸빠 역시 완전한 깨달음을 성취하고 완전한 경지를 성취해 그곳에 머물고 있다. 마하까싸빠의 수행과 공덕과 지혜는 나와 더불어 조금도 다르지 않다.”
 
애제자를 향한 붓다의 칭찬이 끝나자 두 상수제자인 사리뿟따와 목갈라나가 대중 앞으로 나서 이구동성으로 마하까싸빠의 공덕과 지혜를 찬탄했다.
 
“비구들이여, 세존의 첫 번째 상속자 마하까싸빠 존자께 예배하십시오.”
 
두 상수제자의 요청에 따라 남루한 노수행자에게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한 비구들은 이후에도 한동안 괴상한 수행자의 출현에 수군거림을 멈추지 않았다. 마하까싸빠는 스승과의 해후를 마치고 동원정사로 가 머물렀다. 며칠 후 마하까싸빠가 기원정사로 다시 붓다를 찾아왔다. 붓다는 마하까싸빠를 반가이 맞으며 가까이 와 앉으라고 손짓했다.
 
“마하까싸빠, 그대도 이제 많이 늙었구나. 거친 숲과 바위틈에서 살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다. 이 누더기도 이제는 무겁게 느껴진다. 그대도 이제부터 나처럼 정사에 머물며 보다 가볍고 부드러운 가사를 걸치도록 하면 어떻겠나?”
 
사랑하는 제자를 위해 배려를 아끼지 않는 붓다의 따뜻한 권유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몸짓을 한 마하까싸빠가 말했다.
 
“스승이시여, 스승의 넘치는 사랑과 배려, 고맙습니다. 그러나 저는 오랫동안 두타행(頭陀行)을 익혀왔고, 많은 이들에게 두타행을 찬탄하고 권해 왔습니다.”
 
마하까싸빠의 정중한 거절에 붓다는 미소를 머금을 뿐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 붓다가 물었다.
 
“마하까싸빠여, 무슨 이익이 있기에 그토록 두타행을 고집하는가?”
“스승이시여, 두타행에는 두 가지 이익이 있기 때문입니다. 분소의를 기워 입고 아란야에 앉고 누우며, 걸식으로 살아가면서 저는 고요하고 안락한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이 첫 번째 이익입니다. 스승이시여, 먼 훗날 지난날을 회상하는 이들이 ‘과거 붓다의 제자들은 분소의를 입고 아란야에서 지내며 걸식으로 살아갔다’고 떠올린다면,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그런 말을 듣는 사람들도 모두 환희심을 일으키며 수행에 더욱 정진할 것입니다. 이것이 두 번째 이익입니다. 스승이시여, 이 두 가지 이익이 있으므로 저는 두타행을 실천하고, 두타행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찬탄합니다.”
 
붓다의 첫 상속자 마하까싸빠의 말을 들으며 기쁨에 찬 붓다가 사랑하는 늙은 제자를 칭찬했다.
 
“훌륭하구나. 마하까싸빠. 훌륭하구나 마하까싸빠. 만일 두타행을 비방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곧 나를 비방하는 자이며, 두타행을 칭찬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곧 나를 칭찬하는 자이다.”  
 
아자따삿뚜의 앙심
 
빔비사라 왕이 라자가하에 죽림정사를 지어 바쳤지만 붓다는 그곳에 오래 머물지는 않았다. 아무리 안락하고 편안한 정사라도 우기가 끝나면 그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전법여행을 떠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붓다가 라자가하를 떠나있을 때에도 데와닷따는 줄곧 죽림정사를 떠나지 않았다. 그는 깨끗한 우물과 연못이 있고, 국왕이 후원이 끊이지 않는 곳을 떠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라자가하에 오래 머물면서 데와닷따의 명성은 점차 올라갔다. 명석한 두뇌와 유창한 언변, 그리고 입안의 혀처럼 비위를 맞출 줄 아는 사교능력 덕분에 데와닷따 주위에는 권력과 재산을 가진 이들이 모여들었다. 자연스럽게 라자가하 상가를 이끄는 수장이 된 데와닷따는 빔비사라 왕의 아들 아자따삿뚜의 스승이 되었고, 아자따삿뚜가 태자가 되면서 그의 영향력은 한층 더 커졌다. 아자따삿뚜는 자신의 스승인 데와닷따에게 풍족한 음식과 물품을 보시했다. 그런데 데와닷따는 상가의 규율을 어기고 이 엄청난 양의 보시물을 상가 구성원 전체에게 고루 나눠주지 않았다. 자기를 따르는 사람들에게만 공양과 물품을 공급함으로써 새로운 무리를 형성했고, 맛난 음식과 좋은 가사에 끌린 상가 구성원들은 데와닷따를 따르는 무리에 편입되었다. 이 소식은 오래지 않아 전법유행을 하던 붓다에게도 전해졌다. 붓다는 데와닷따와 그를 따르는 무리들의 행태를 외려 부러워하는 비구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는 이렇게 경책하곤 했다.
 
“비구들이여, 많은 보시와 드날리는 명성은 수행자에게 타오르는 불과 같은 것이다. 불이란 좋은 이익도 가져오지만 조금만 소홀하면 감당하기 힘든 재앙을 불러오기도 한다. 비구들이여, 털이 긴 양이 가시넝쿨 속으로 들어가면 넝쿨에 뒤엉켜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생명을 잃는다. 마찬가지로 많은 보시와 드날리는 명성을 탐하는 비구는 들어가는 마을과 도시에서 신자들과 뒤엉켜 비구의 법을 잊어버리게 된다. 바나나 나무가 지나치게 많은 열매를 맺으면 말라죽듯이, 감당하기 힘든 공양물과 명성은 그 스스로를 죽인다. 결과적으로 좋은 공덕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붓다의 이런 경책이 곧 데와닷따에게도 전해졌지만 이미 권력과 명예에 맛 들인 그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 뒤로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붓다와 비구 일행이 유행을 마치고 라자가하의 죽림정사에 와 머물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붓다가 비구들과 수많은 우바새 우바이들에게 설법을 하는 자리에서 데와닷따가 일어나 합장한 후 힘이 잔뜩 들어간 목소리로 말했다.
 
“세존께서는 이제 연로하셨습니다. 이제는 선정에 들어 마음 편히 쉬실 때입니다. 교단은 제가 맡아 잘 통솔하도록 하겠습니다.”     
 
붓다와 함께 유행을 다녀온 수많은 비구들은 데와닷따의 무례한 발언에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좌중에 있던 빔비사라 왕을 비롯하여 조정의 많은 대신들도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오랜 시간 라자가하에서 세력을 키워온 데와닷따와 그의 제자 아자따삿뚜, 데와닷따를 따르는 비구들에게는 그리 놀랄 일도 아니었다. 붓다가 말문을 닫자 데와닷따는 세 번에 걸쳐 교단의 통솔권을 이양하라고 요구했다. 침묵을 지키던 붓다가 말했다.
 
“데와닷따, 나는 사리뿟따나 마하목갈라나에게조차 교단의 통솔을 맡기지 않고 있다. 하물며 너처럼 다른 이가 뱉어버린 가래침을 주워 삼키는 자에게 어찌 나의 상가를 맡길 수 있겠느냐.”
 
붓다의 단호한 대답은 데와닷따에게는 더없이 큰 모욕이었다.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데와닷따는 분노를 삼키면서 그 자리를 떠났다. 자신의 스승이 모욕을 당하는 광경을 역시 분노를 머금고 지켜본 아자따삿뚜는 붓다에 대해 이전보다 더 큰 증오의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의 이런 증오심은 데와닷따에 대한 지극한 공경으로 나타났다. 아자따삿뚜가 가야산에 지어 데와닷따에게 공양한 거대한 정사에 머물며 분노를 키우던 데와닷따의 야욕은, 아자따삿뚜가 부왕 빔비사라를 강제로 폐위시키고 왕위에 오르자 발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데와닷따는 자신을 찾아온 마가다 국의 새로운 국왕 아자따삿뚜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왕이시여, 당신은 왕위에 올라 소원을 이루었지만 저는 소원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데와닷따의 깊은 분노를 확인한 아자따삿뚜의 마음에 분노의 불길이 거세게 타올랐다. ‘사실 나의 아버지 빔비사라 국왕에 대한 붓다의 영향력은 내가 가진 합법적인 왕위 계승권을 거의 박탈하다시피 했었다. 지금 붓다는 왕실의 계보 따위를 무시하는 왓지 족과 주변의 다른 부족연합을 지지하고 격려하며 그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는 브라흐마로부터 대지를 통치할 권리를 부여받은 크샤트리야 계급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나 진배가 없다. 이런 이교도는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아도 붓다에 대해 앙심을 품고 있었던 아자따삿뚜는, 데와닷따의 붓다에 대한 분노를 이용해 붓다를 제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다. 지금 붓다의 교단에서 붓다에게 대항할 수 있는 사람은 데와닷따밖에 없다. 그는 교단 통솔권을 요구했다가 붓다에게 매몰스럽게 거절당했다. 붓다가 라자가하에 머물고 백성들이 그의 가르침을 따르고 받드는 한, 비록 국왕이라고 해도 나의 권위는 결코 견고하게 뿌리내릴 수 없을 것이다.’ 어떻게 하든 붓다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기로 작정한 그가 자신의 심복이자 대신인 와싸까라를 불러 말했다.
 
“와싸까라, 붓다가 마가다 사람들에게 나쁜 평판을 듣게 할 묘안이 없겠는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왕이시여.”
“그것은 나도 아는 일이다. 그렇다고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고따마 붓다의 사촌인 데와닷따가 우리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약삭빠른 성정을 지닌 와싸까라에게 음모를 꾸미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며칠 후 와싸까라는 아자따삿뚜에게 자신의 계획을 이야기했다.
 
“왕이시여, 붓다는 바라문 사제들과 고행자들 가운데서 그다지 좋은 평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좋지 않은 평판이 아주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입니다.”
“붓다가 바라문 사제들에게 인기가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네. 그러나 다른 수행자들에게 호감을 사지 못한다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많은 고행자들이 고따마 붓다가 호사스럽게 살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가 가는 곳 어디서나 사람들은 그와 제자들을 위해 집을 짓고 최상의 음식을 올립니다. 붓다의 제자가 아닌 사람들은 혹독한 고행을 하면서도 완전히 빛을 잃고 있습니다. 고행자들의 이런 불만이 붓다를 불신하게 하는데 이용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위해 우리가 할 일이 뭔가?”
“왕이시여, 붓다는 바라문 사제들과 고행자들 가운데서 그다지 좋은 평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좋지 않은 평판이 아주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입니다.”
“붓다가 바라문 사제들에게 인기가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네. 그러나 다른 수행자들에게 호감을 사지 못한다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많은 고행자들이 고따마 붓다가 호사스럽게 살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가 가는 곳 어디서나 사람들은 그와 제자들을 위해 집을 짓고 최상의 음식을 올립니다. 붓다의 제자가 아닌 사람들은 혹독한 고행을 하면서도 완전히 빛을 잃고 있습니다. 고행자들의 이런 불만이 붓다를 불신하게 하는데 이용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위해 우리가 할 일이 뭔가?”
하지만 데와닷따가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인가? 그는 붓다에 비해 별스런 명망도 없는 사람 아닌가?”
그렇지 않습니다. 데와닷따로 하여금 철저한 금욕주의를 주장하도록 하는 겁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법입니다. 범부들에게는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매력적입니다. 붓다가 정신적인 고행자일지는 모르지만, 외관으로 보이는 그의 실천은 전혀 고행자로 보이지 않습니다. 데와닷따로 하여금 붓다와 그의 신봉자들이 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엄격한 수행방법을 제안하게 하십시오, 붓다의 제자들 가운데도 아직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 자들은 그런 식의 철저한 금욕주의에 호감을 갖게 될 것입니다.”

“와싸까라, 그대는 실로 뛰어난 모사가다. 그대로부터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하겠나?”
 
아자따삿뚜는 와싸까라의 제안에 크게 기뻐하며 즉시 데와닷따를 찾아갔다. 데와닷따는 이미 자신을 따르는 일단의 제자들을 거느리고 붓다의 상가에서 분리되어 살고 있었다. 먼 발치에서 제자이자 후원자인 아자따삿뚜를 본 데와닷따가 반갑게 그를 맞았다.
 
“대왕께서 어인 일이십니까? 대왕과 백성들을 위해 봉사할 일이라도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데와닷따 존자여. 나는 우리 마가다의 정신적 가치와 전통을 염려하고 있습니다. 마하비라의 지도를 받는 자이나교는 사회생활을 하는 주민들에게 위대한 정신력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그들은 아주 엄격한 생활을 하며, 어떤 생명도 해치지 않으려고, 심지어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물들을 해치지 않기 위해 극도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입니다. 그러나 이런 고결한 고행 전통이 그 자신 호화로운 생활에 젖어 있을 뿐만 아니라 제자들 또한 그렇게 하도록 부추기고 있는 붓다에 의해 심각하게 위협당하고 있습니다. 마하비라처럼 고귀한 수행자들과는 달리 붓다는 매우 의심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불행한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데와닷따 존자밖에 없습니다. 존자께서는 붓다로 하여금 그의 제자들에게 철저한 금욕생활을 권고하도록 제안해야 합니다. 붓다는 그와 같은 요구를 거절할 수 없을 것이며, 지금껏 누리고 있는 평판도 유지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데와닷따는 잠시 생각했다. 지난번 그는 붓다에게 상가를 통솔하게 해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었다. 불행하게도, 그때의 제안은 사실 자신의 명예와 잇속에 관련된 것이었고, 비록 붓다의 매정한 거절에 화가 나기는 했지만, 그것을 거절한 붓다에게 어떤 잘못도 찾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 아자따삿뚜의 제안은 기본적인 수행의 원칙과 계율에 보다 적합한 것이다. 만약 붓다가 자신의 제안을 거부한다면 그는 외부인들뿐만 아니라 자신의 제자들에게조차 악평을 듣게 될 것이다. 그는 아자따삿뚜의 제안에 진심으로 동조했다.
아자따삿뚜의 제안에 동의한 데와닷따는 다섯 동료들과 함께 붓다를 찾아갔다. 너무나 뜻밖의 방문인지라 붓다로서는 데와닷따의 심중을 헤아릴 겨를조차 없었다.
 
“데와닷따, 무슨 일인가? 다른 제안 거리라도 있는가?”
 
데와닷따와 그의 동료들은 내심 움찔해졌다. ‘저 깨달은 이는 우리가 여기 온 이유를 미리 알고 있다.’ 데와닷따가 생각했다. ‘그의 혜안을 빠져나가는 것은 실로 어렵다. 그렇더라도 나는 그 말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의 능력이 어떻든 그는 내 제안을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가 붓다에게 말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항상 고행자의 삶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 호사스럽게 사는 비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감각적 쾌락을 포기했다는 그들의 말과 그들이 사는 모습은 서로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여기 세존께서 그들로 하여금 더욱 빨리 출가의 목적을 성취하고, 금욕주의 수행 전통의 순수성을 보전하기 위해 제자들에게 분부하셔야 할 다섯 가지 사항이 있습니다.”
“데와닷따, 그대 마음속에 있는 다섯 가지 사항이 무엇인가?”
“세존이시여, 출가수행자가 반드시 수용해야 될 다섯 가지의 행동지침이 있습니다. 첫째, 그는 어떤 형태의 사회생활도 피하고 평생 동안 숲속에서만 살아야 합니다. 둘째 그는 전적으로 탁발한 음식에만 의존하고 어떤 초청도 수락해서는 안 됩니다. 셋째 그는 재가신자들이 제공한 옷감 대신 넝마로 만든 가사를 입어야 합니다. 넷째 그는 안락한 주택에 기거하지 않고 나무 밑에서 생활해야 합니다. 다섯째 그는 결코 고기 혹은 물고기를 먹어서는 안 되며 완전한 채식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가정을 떠나 출가한 수행자들의 삶은 이렇게 준엄한 것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생활은 비단 수행의 목표에 보다 빨리 이르게 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눈에도 찬탄할 만한 것이 되게 할 것입니다.”
“그런가? 데와닷따.”
 
잠시 후 붓다가 말했다.
 
“그렇다면 거기 인기경쟁이 없도록 해야 한다. 어떤 비구가 모든 번뇌로부터 자유자재하다면 나는 그의 생활을 숲속에 제한시켜야 된다는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다. 연못 속에 물에 젖지 않은 채 피어 있는 연꽃처럼. 깨달은 제자들은 사회 속에서 자신과 남을 해하지 않고 오히려 위대한 인간에의 봉사자로 살 수 있다. 데와닷따, 숲속에 피었다가 거기서 지고 마는 아름다운 꽃이 어디에 얼마나 소용될 수 있겠는가?”
 
데와닷따가 동료들을 바라보았다. 누구 하나 붓다의 질문에 답하려는 사람이 없었다. 붓다가 말했다.
 
“나는 모든 속박으로부터 자유자재한 제자들이 마치 숲속의 꽃처럼 시들어 가기를 바라지 않는다. 세상 사람들은 그들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그들은 나머지 생을 인간 사회에 대한 봉사에 바쳐야 한다.”
 
잠시 이야기를 멈췄던 붓다가 계속했다.
 
“그러나 만약 아직 집착을 자제할 수 없고 깨닫지 못한 제자가 숲속에 살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하도록 한다. 그러나 숲속에 사는 것이 그에게 장애가 되고, 그것이 수행의 목표를 성취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로 하여금 마을이나 도회에서 생활하도록 한다. 나는 이미 여성 제자들에게 외진 곳에서 살지 않도록 권유한 바 있다. 그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다른 사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철저히 탁발에 의존하고, 넝마로 만든 가사를 입으며, 나무 밑에 살고 싶으면 그리하면 된다. 그러나 그것을 계율로 만들어 고정시킬 수는 없다. 마지막 사항, 육식에 대해서 나는 이미 비구들에게 세 가지 면에서 청정한 고기, 즉 죽이는 것을 보지 않고 듣지 않았으며 개인적으로 자기를 위해 잡은 것이라고 의심이 되지 않는 육류와 물고기는 먹을 수 있다고 허락했다.”
“세존이시여, 만약 제자들이 따라야 할 분명한 규율이 없다면 그들이 어떻게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데와닷따가 따지듯이 물었다.
“데와닷따, 고정된 율법을 채택함으로써 인간이 자유로워지는 것은 오직 인간의 삶을 포함한 이 세상 모든 것이 고정된 법칙에 의해 다스려질 때에 한해서이다. 그러나 나는 이 세상에 고정불변의 법칙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아직까지 그런 법칙을 보지 못했으며, 오히려 사물은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형성되는 조건에 의지해서 발생한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나는 세계를 변해가는 과정 중에 있는 존재라고 공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상가의 규율을 위해 불가침의 법을 제정할 수 있겠는가? 데와닷따, 이 세상의 고뇌는 인간 개개인의 성벽 혹은 성향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성벽과 성향은 다양한 조건들에 의지해서 형성된 것이지. 행복은 바로 모든 성향의 평정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성향이 다양한 조건에 의지해 형성된 것이라면, 행복과 자유에 이르는 길 도한 각기 다를 수 있다. 데와닷따, 따라서 나는 수행의 목표는 하나지만 거기에 이르는 길은 다양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붓다의 설법을 들자 데와닷따를 따랐던 동료들은 곧바로 데와닷따를 버리고 붓다에게 돌아오지 않을 수 없었다. 데와닷따는 홀로 자기 처소로 돌아갔다.
 
데와닷따의 음모
 
붓다에 대해 끓어오르는 분노를 잠재우지 못한 데와닷따는 아자따삿뚜의 지원을 받아 붓다를 위해 하려는 음모를 꾸몄다.
그는 아자따삿뚜에게 부탁해서 궁수를 파견해 라자가하 외곽에 자리한 깃자꾸따(영취산)에 머물던 붓다를 살해하려 하였다. 하지만 궁수들이 붓다께 감화됨으로써 그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분노의 불길이 더욱 거세진 데와닷따는 붓다를 직접 살해하겠다며 깃자꾸따를 오르내리는 붓다에게 바위를 굴릴 계획을 세웠다. 어느 날 붓다가 깃자꾸따를 오르는 것을 숨어서 지켜보던 데와닷따는 산마루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산을 오르는 붓다를 향해 큰 바위를 굴렸다. 그러나 바위는 산산조각이 났고, 한 조각이 붓다의 발을 찔러 큰 상처를 입었다. 다행히 의사 지와까가 다친 발의 염증을 칼로 도려내는 수술로 상처는 더 커지지 않고 아물 수 있었다. 상처를 치료하던 중 지와까가 물었다.
 
“세존이시여, 통증이 심하지는 않은가요?”
“지와까, 나는 윤회라는 긴긴 여행의 종착점에 도착했으니 모든 번뇌와 방해와 핍박에서 벗어났다네. 그러나 마음속의 뜨거운 번뇌는 모두 소멸했지만 몸의 통증만은 어쩔 수 없구나!”
 
 
한편 데와닷따는 자신의 계획이 번번이 실패하자 상심했다. 데와닷따는 붓다를 위해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아자따삿뚜를 만났다. 아자따삿뚜와 데와닷따는 전장에서 공격의 선봉에 섰던 난폭한 코끼리 날라기리에게 술을 잔뜩 먹여 붓다가 지나는 길목에 풀어놓기로 했다.
다음 날 아침, 성문에서 붓다를 기다리던 아자따삿뚜의 군사들이 붓다가 나타나자 술에 취한 난폭한 코끼리를 풀어놓았다. 힘세고 포악한 날라기리는 전장에서 창과 칼로 무장한 적병을 추풍낙엽처럼 물리치던 코끼리였다. 날라기리가 붓다와 뒤따르는 황색 가사의 비구들을 보자 포효하며 앞발을 크게 쳐들었다. 사람들이 놀라 모두 흩어지고, 비구들은 붓다를 에워싼 채 몸을 피하시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붓다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날라기리가 시뻘건 눈으로 붓다를 쏘아보며 괴성을 지르면서 달려들었다. 붓다의 바리때를 들고 뒤따르던 아난다가 앞으로 나서 두 팔을 벌리고 날라기리를 막으려고 했다. 그때 붓다가 단호한 목청으로 말했다.
 
“아난다, 비켜서라. 누구도 내 앞을 가로막지 말라.”
 
붓다의 단호한 분부를 거역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만큼 붓다의 음성은 당당하고 우렁찼으며, 태산을 제압할 위엄을 담고 있었다. 그때 어린아이의 자지러지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술 취한 코끼리의 갑작스런 출현에 놀란 한 여인이 아이를 떨어뜨렸는지도 모른 채 황급하게 도망친 것이었다. 아기의 울음소리가 거슬렸던지 날라기리가 긴 코를 휘두르며 아기에게 달려들었다. 기둥보다 굵은 앞발을 치켜들고 아이를 짓밟아버릴 태세였다.
 
“날라기리!”
 
붓다가 큰 소리로 코끼리를 부르며 앞으로 걸어 나갔다.
 
“어린아이를 덮치라고 너에게 술을 먹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 나를 짓밟으라고 너에게 술을 먹인 듯하구나. 날라기리. 이리로 오너라. 튼튼하고 자랑스러운 너의 다리를 수고롭게 하지 말라.”
 
코끼리의 태도가 갑자기 변했다. 눈빛이 선해진 날라기리는 천천히 코를 내리고 귀를 흔들며 붓다 앞에 두 무릎을 꿇었다. 앞으로 다가간 붓다가 날라기리의 미간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날라기리,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 자비로운 마음을 길러라.”
 
이 광경을 지켜보던 백성들은 끼고 있던 반지를 벗어던지며 환호했다. 그날 붓다는 걸식을 하지 않고 정사로 돌아왔다. 그 후 어느 날 붓다가 아난다와 함께 라자가하로 향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라자가하 시내로 들어서던 붓다가 갑자기 발길을 돌렸다. 영문을 모른 채 뒤따르던 아난다가 한참 후 붓다에게 물었다.
 
“세존이시여, 왜 갑자기 발길을 돌리셨습니까?”
“우리가 가려는 길목에 데와닷따가 있더구나. 그래서 피한 것이다.”
“세존이시여, 데와닷따가 두려우십니까?”
“아난다, 데와닷따가 두려운 것이 아니다. 악한 사람을 상대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아난다. 어리석은 사람과는 만나지 말라. 어리석은 사람과는 일을 상의하지 말라. 어리석은 사람과는 말로써 옳고 그름을 따지지 말라. 어리석은 사람은 하는 짓마다 진리에 부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붓다의 관용과 잇단 타이름에도 데와닷따는 자신의 허물을 뉘우치지 않았다. 도리어 자신의 야욕을 그럴싸한 명분으로 위장하고 상가의 분열을 조장하려 했다. 수행자라면 반드시 고행을 생활화해야 한다는 데와닷따의 주장에 고깔리까, 사뭇다닷따, 까따모라까띳사까, 칸다데와와 비구니 툴라난다, 그리고 새로 출가한 오백 명의 왓지 족 출신 비구들이 동조하고 나섰다. 데와닷따는 그들을 이끌고 가야산으로 가서 별도의 상가를 선언했다.
이에 붓다는 형식적인 고행이 열반의 길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지적하고, 사리뿟따와 목갈라나에게 데와닷따를 따라간 오백 명의 새내기 비구들을 데려오라고 분부했다. 사리뿟따와 목갈라나가 가야산까지 찾아오자 자신이 제시한 주장에 동조해 합류한 것으로 오해한 데와닷따는 붓다의 두 상수제자를 자신의 옆자리에 앉도록 자리를 비워주며 환영했다.
 
“잘 오셨소. 사리뿟따와 목갈라나, 여기에 앉으시오.”
 
비구들이 운집한 가운데 데와닷따는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는 연설을 했다. 그런 뒤 기쁨에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들은 이제까지 고따마의 제일 제자였지만, 지금부터는 나의 제일 제자요. 내가 좀 피곤하니 그대들이 이어서 설법하시오.”
 
가볍게 눈을 붙이는가 싶더니 데와닷따는 곧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사리뿟따는 위의를 갖춰 바른 법을 설했다. 사리뿟따의 논리 정연한 설법을 들은 오백 명의 비구들은 자신들의 소견과 행동이 천박했음을 깨닫고 사리뿟따와 목갈라나를 따라 붓다가 계신 곳으로 되돌아갔다. 붓다는 돌아온 비구들의 경솔함을 꾸짖지 않고 조용히 타일렀다.
 
“사악한 사람들과 가까이하지 말고 지혜로운 사람과 가까이하라. 사람이 본래 악한 것은 아니지만 악인을 가까이하면 훗날 그 악명이 천하에 퍼지게 되는 것이다.”
 
한참 후 라자가하에서 돌아온 고깔리까는 텅 빈 정사에서 홀로 잠든 데와닷따를 발견하고 화가 치밀었다. 고깔리까는 잠든 데와닷따의 가슴팍을 강하게 걷어차며 소리쳤다.
 
“사리뿟따와 목갈라나가 당신의 제자를 몽땅 데려갔는데 이렇게 퍼질러 잠만 잔단 말이요.”
 
자신들의 추종자를 잃어버린 고깔리까는 분통이 터져 사리뿟따와 목갈라나를 근거도 없이 비방하고 나섰다. 청정한 수행자를 비방하는 것은 큰 죄라고 붓다께서 누차 타일렀지만 고깔리까는 오히려 붓다에게 불만을 터트렸다. 그리고 얼마 후 온몸에 부스럼이 생긴 고깔리까는 피를 토하며 죽었다. 그런 고깔리까를 두고 붓다가 비구들에게 말했다.
 
“사람들은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도끼를 입에 물고 태어나 악한 말로 자기 몸을 스스로 찍는다. 욕할 사람을 두둔해 칭찬하고 마땅히 칭찬해야 할 사람을 오히려 헐뜯으니, 그의 죄는 입에서 나온 것이다.”
 
데와닷따 역시 고깔리까에 걷어차인 다음부터 시름시름 앓더니 몸조차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병석에 눕고 나서야 데와닷따는 비로소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다. ‘나는 지난 아홉 달 동안 세존을 해칠 생각만 했다. 하지만 세존께서는 나에게 어떤 반감도 품지 않으셨고, 팔십 명의 장로들 역시 어떤 악의도 보이지 않았다. 세존과 장로들에게 버림받고, 우바새와 친족들에게 버림받은 외로운 처지가 된 것은 다 나의 잘못이다. 이제 세존께 찾아가 나의 잘못을 참회해야겠다.’
데와닷따는 제 발로 걸을 수 없어 들것에 실려 붓다가 머무는 사왓티로 향했다. 데와닷따가 참회하기 위해 사왓티로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붓다는 조용히 말했다.
 
“데와닷따는 나를 만나지 못할 것이다.” 
 
밤길을 걸어 사왓티에 도착한 데와닷따가 기원정사 문 앞에 도착했을 때였다. 친족의 정을 끊지 못해 애달파하던 아난다가 기쁜 얼굴로 달려와 붓다에게 고했다.
 
“세존이시여, 드디어 데와닷따가 참회하러 왔습니다.”
 
그때도 붓다는 조용히 말했다.
 
“아난다, 데와닷따는 끝내 나를 만나지 못할 것이다.
 
심한 갈증을 견디며 길을 재촉했던 데와닷따가 승원 문 앞에 있는 시원한 연못을 보고 제자들에게 말했다.
 
“나를 내려다오. 물이 마시고 싶구나.”
 
데와닷따는 그러나 발이 땅에 닿는 순간 큰 고통을 느끼며 숨을 거뒀다. 데와닷따의 사망 소식을 접한 붓다가 제자들에게 말했다.      
 
“제자들이여, 데와닷따는 사악한 인간의 덫에 빠져 쉽게 흔들리고 부추겨지는 사람의 좋은 본보기다. 내 그대들에게 간곡히 권고한다. 사악한 사람을 피하고 고결한 도반을 가까이 하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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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한주영 2020-06-05 11: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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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위대한 붓다께 경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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