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문화재청, 미국포트랜드 박물관과 합의 … 내년 상반기 중 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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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 후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에서 확인된 송광사 오불도가 내년 상반기 중 본래 자리로 되돌아온다.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미국인 로버트 마티엘리(86) 씨가 포틀랜드박물관에 기탁한 송광사 오불도를 원 소장처인 송광사로 반환하는 데 동의했다고 1일 밝혔다. 
 
대한불교조계종과 문화재청의 도난 문화재 환수는 지난해 6월 미국 경매에 출품된 도난 불화 '선암사 동악당재인대선사 진영' 후 이번이 두 번째다.
 
마티엘리 씨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서울에서 화가, 조각가, 미술교사로 활동하며 우리나라의 전통미술과 공예품을 수집하던 중 1970년대 초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골동품점에서 목가구 서랍장에 구겨져 담긴 오불도를 구입했다.

오불도는 《관약왕약상이보살경(觀藥王藥上二菩薩經)》을 근본경전으로 1725년 조성한 오십삼불도의 일부분인 2폭으로, 마티엘리 씨가 발견한 불화는 송광사 불조전 왼쪽 출입문 벽에 걸려 있다 사라진 1폭이다. 오른쪽 출입문 벽에 걸린 나머지 오불도는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다.
 
마티엘리 씨는 이 1폭의 오불도를 보존처리 전문가를 통해 수리한 뒤 1985년 미국으로 돌아가 보관하다 2014년 포틀랜드박물관에 기탁했다.
 
환수의 물꼬가 트인 건 문화재청 소속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미국 포틀랜드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의 현황을 조사하고 편집하던 2015년 이 오불도가 도난 불화라는 사실을 확인하면서부터다.

대한불교조계종과 문화재청은 2015년 7월 우호적 해결을 합의하고, 협상 권한을 문화재청에 위탁해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에 오불도가 도난 문화재임을 알렸다.

또 문화재청은 오불도가 한국의 송광사로 돌아갈 수 있도록 포틀랜드박물관이 중개자가 돼 마티엘리 씨 부부를 설득할 것을 요청했다.

이후 포틀랜드박물관은 마티엘리 씨 부부를 찾아가 문화재청의 입장을 전했으며, 이에 마티엘리 씨 부부가 동의하면서 원 소장처로 되돌아오게 됐다.

포트랜드박물관은 이 오불도가 한국과 미국 간 상호 이해와 문화교류의 모범사례로써 미국 시민들에게도 널리 알려지도록 오는 9월 3일부터 12월 4일까지 특별전을, 12월 3일 심포지엄을 각각 개최한 후, 2017년 상반기 중 한국으로 반환할 계획이다. 
 
대한불교조계종과 송광사는 내년 상반기 오불도 봉안식에 마티엘리 씨 부부와 포틀랜드박물관 관계자를 초청해 불화 보존과 반환 노력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할 계획이다.

조계종은 불화 반환은 마티엘리 씨 부부의 불화 보존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포틀랜드박물관의 적극적 중개, 불교문화재 도난백서 발간(1999년) 등 종단의 불교문화재 도난 방지 노력의 성과라고 평했다.
 
조계종은 내년 상반기까지 '불교문화재 도난백서'를 증보해 영문판으로 발간, 미국, 프랑스 등 180여 개국과 국제형사경찰기구, 국제박물관협의회 등 국제기구에 배포하는 등으로 외국에 소재하는 도난 불교문화재를 환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