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입적한 혜은 스님의 여법한 회향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재)아름다운동행(이사장 자승 스님)은 지난 6월 19일 입적한 운문사 문수선원장 혜은 스님의 유언에 따라 운문사와 문도회가 장례를 검소하게 치르고 남은 돈 4천만 원을 기탁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기금은 운문사와 문도회가 “여유가 있으면 생명을 구하는 일에 뜻있게 써 달라”는 스님의 마지막 뜻을 받들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선원수좌복지회와 승려복지회, 생명나눔실천본부에 각각 지정기탁됐다.

아름다운동행은 “운문사와 문도들은 생전 스님의 뜻을 받들어 장례식 부고조차 내지 않고 조용히 치렀으며 조의금도 사절했다”면서 “생전 안구를 기증하려고 한 뜻을 실행에 옮기려했으나 메르스 여파로 인연 닿는 병원을 찾을 수 없어 그 뜻을 잇기 위해 생명나눔실천본부에도 기금을 지정기탁했다”고 설명했다.

운문사 측은 “고 혜은 스님은 한 평생을 수행과 가람 수호에 힘쓰며 휴지 한 장도 반으로 잘라 쓸 정도의 근검절약과 해충도 함부로 죽여서는 안 된다며 생명에 대한 지극한 공경심을 강조했다”면서 “후학들을 위해 밑거름이 되고자 하신 스님의 족적들이 너무도 뚜렷하여 많은 이들이 귀감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