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응스님
chonbe@naver.com 2015-07-01 (수) 17:49종단적으로 불미스런 일들이 계속해서 발생해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원로스님 등 종단의 큰 스님들을 비판하는 공개서한이 발표됐다. 불교사회정책연구소 법응 스님은 6월 30일 발표한 공개서한에서 원로 등 종단 큰 스님들의 직무유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서한은 지난 6월 2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여래사 회주 설조 스님이 종단의 종정, 방장, 원로, 율사 등을 향해 역할을 회피하고 있다는 특별기고문을 교계 각 언론에 게재한 데 이은 두 번째 서한이다. 이에 따라 종단의 어른 역할을 담당해야할 원로들의 침묵에 대한 질타가 이어질 전망이다.
법응 스님은 공개서한을 작성하게 된 취지에 대해 “어른, 종단의 어른으로서 선지식은 종단과 사찰의 운영, 후학들의 행태에 늘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만일 선지식의 지적이 있다면 그 지도에 순종해서 과오를 참회하고 서로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승가다운 처신일 것”이라며 “종단의 원로위원 등 소위 큰 스님들이 본사와 지도급 승려들의 온갖 잘못을 저질러도 침묵으로 일관하며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안 한다면 그 존재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반열반경의 고위덕왕보살품에 의하면 ‘중생에게 나쁜 업을 버리고 선한 업을 쌓게 하는 이를 가리키며, 진실한 선지식은 부처와 보살’이라고 했고, 화엄경에서는 ‘사람들을 인도하여 일체지(一切知)로 가게 하는 문이며 수레이며 배이며 횃불이며 길이며 다리’라고 선지식을 설명하고 있다고 전제한 법응 스님은 “종단의 원로 대덕에게 어른 역할을 제대로 해 달라는 것이 불경할 수 있으나 종단의 상황이 그 어느 때 보다 심각하다 생각해서, 6월 30일 원로의원 전원에게 첨부한 서신을 우편으로 발송했다”고 밝혔다.
법응 스님은 서한 중 ‘멸빈자가 아무런 근거 없이 당연한 듯 쉽게 사면되었다’는 표현은 ‘법적 사면은 아니나 사실상 사면에 다름없기에 그리 표현했다’고 부연했다. 다음은 법응 스님의 원로 대종사와 제방의 큰스님들께 드리는 공개서한 전문이다. 펀집자
단 한 분의 어른으로서 선지식을 기다립니다
존경하는 원로 대종사와 제방의 큰 스님들께!
여러 본사에서 도량의 자리를 다투는 불미스런 일들이 그치지 않고 지도급 승려의 비위 사실까지 연일 드러나는 가운데, 멸빈된 자가 아무런 근거 없이 당연한 듯 쉽게 (내용적)사면이 되었습니다.
종단에 원칙과 기준이 사라졌습니다. 이렇듯 혼탁하고 유신을 거부하며, 잘못을 외면하고 방관하는 일이 계속된다면 필경 멸불(滅佛)과 멸종(滅宗)에 이르고 말 것입니다.
조계종의 운영과 관리 질서가 붕괴되고, 훼불과 해종의 먹이사슬 양식으로 진화하는 것을 조속히 중단하지 않는다면 결국 불교장사를 해서 사익이나 추구하는 범죄 집단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고위직 승려들에 의한 대소 비리는 승가정신을 잃고 종헌종법을 가벼이 여기며 다투어 사익을 추구함에 기인합니다. 종단이 몇몇 권력자에 의해 좌지우지되며, 그래서는 안 되는 어른들마저 여기에 부화뇌동하여서 종헌종법 질서가 무너진다면 어찌 승가라 할 수 있겠습니까?
가장 큰 문제는 이렇게 불미스런 일들이 발생해도 호통을 치고 바로잡으려는 어른이 없다는 것입니다. 어른이 계시면서도 제반 문제를 외면하고 계시다면 무책임한 것이고, 그 지위를 스스로 상실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습니다.
급기야 총림 전체가 흔들리고 본사가 무너지는 판국이 되었습니다. 종헌과 종법 위에 군림하는 패거리주의, 일탈행위와 정치 논리가 판치는데, 선지식의 역할을 해야 할 어른이 보이지 않습니다. 누구 할 것 없이 우리가 괴물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법랍과 세납과 법계의 고하를 막론하고 불교와 종단을 패망으로 이끄는 공범들이 아니고서야, 어찌 어른들 마저 작금의 현실에 단 한마디 외침과 행동 없이 가만히 계시는지 의문입니다.
힘없고 답답한 대중은 선지식의 추상같은 호령을 갈구하건만 헛기침 소리조차도 들을 수 없습니다. 법체 청안하시기를 기원하오며, 어른 스님의 한 마디를 간절히 기다립니다.
나무 불. 법. 승
불기2559(2015)년 6월 30일
法應 합장
(전화:017-252-2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