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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칼럼ㆍ기고 종교문화 다시 읽기
믿음의 플라세보 효과
[마르크스가 말했듯이 종교가 아편이어도 그것은 실제적인 효능을 갖는다. 종교가 허상이라고 ‘과학적으로’ 분석해도 종교를 사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삶의 희망이자 생존도구가 될 수 있다. 그것이 비록 위약일지라도 효능을 발휘한다. 게다가 그것이 위약이라는 것을 인지한 상태에서도 몸짓과 행동을 통해 위약반응의 …
에드워드 호퍼의 빛의 시선이 머문 길 위에 대한 단상
[현대인들이 호퍼가 빛의 고도를 사용하여 화폭에 전개한 서사에 풍부한 지지를 보내는 이면에는 거대한 석재를 잘라 만든 대성당의 입구에 서서 멀리 있는 원형 창에서 스며들어오는 한 줄기 빛이 뿜어내는 위안과 희망을 그의 작품 앞에 서서 기대하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호퍼의 빛의 시선이 머문 길 위에 …
기후변화의 함의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어떤 학문 영역에 속해 있고, 지금 기후변화에 어떤 관점을 지녔는지에 상관없이 이렇듯 연구자는 현재 학문의 기본설정값을 다시 생각하도록 강요받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런 즈음에 물음을 묻는 일을 본업으로 삼는 인문학자라면 더 말할 나위가 있을 것인가? 이럴진대 한종연에서 기후변화의 함의를 검토하…
영동선을 달린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기관사의 대부분이 불교, 개신교, 그리고 천주교를 신앙하고 있었습니다. 이들 가운데는 포교사도 있었고 장로도 있었습니다. 저는 ‘오늘도 무사히’를 열차에 달고 살았던 사람들을 이렇게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의 기억은 없앨 수는 없지만, 업과 보의 연속성 아래 윤회하는 오온(五蘊)의 상…
삶의 부정합성을 교정하기
[인간은 알고 있다. 내가 그토록 염원하는 신이 나의 고통과 불안을 모두 가져가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인간은 삶과 바람의 부정합성을 숙고하며, 종교적 대상을 만들어낸다. 인간은 그 대상이 자신의 모든 소원을 들어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그런 기대마저도 또 다른 불일치를 만들뿐이다.). 대신 인간은 자신…
종교학의 가까운 미래
[새로운 이론적 사조들을 적용하는 대안도 있으나, 전통적인 방법들을 급진화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피상적인 비교 대신 전문화와 협업을 동반한 비교 연구, 본질주의적 현상학 대신 역사적 맥락을 고려한 패턴과 구조의 해석에 도전하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문헌과 현장이라는 연구 자료들에 지금…
‘신화일 뿐’이라는 말의 이중적 의미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신화는 인간의 상상력으로 탄생하고, 반복과 변형을 거듭하다가 상상력에 의해 폐기되기 마련이다. 실재(reality)라는 대양의 기슭에 인간이 지식의 조류에 의해 끊임없이 씻겨 내려가는 이론의 모래성을 쌓는 것과 같이 새로운 신화가 지속적으로 대체되는 것은 신화학의 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수순…
디즈니 신작 〈인어공주〉(2023)에 관한 몇 가지 생각
[실사 〈인어공주〉가 비교되는 또 다른 작품으로 최근 넷플릭스에 공개된 다큐-드라마 〈퀸 클레오파트라〉(2023)가 있다. 두 작품 모두 오늘날의 뜨거운 논제인 PC(정치적 올바름) 이슈를 직접 건드린다. 실사 〈인어공주〉는 3년 전 붉은 머리 백인 여성인 애니메이션 속 아리엘 역할로 갈색 머리 아프리카계 여성 배…
다크 투어리즘에 대한 잔상 : 순례지가 된 어느 영국 축구경기장
[그러나 비극적 사건에 대한 원인 해명에 대한 요구와 집단적 애도는 종종 주류세력에 대한 정치적 저항으로 받아들여져 이에 대하여 공권력의 통제와 억압이 가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맥락에서 아직도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기억/추모 공간은 진도 팽목항과 목포 신항 사이에서 부유하고 있으며, 이태원 참사 …
버킷 리스트
[기회는 아직 남았습니다. 손자는 제게 종교가 무어냐고 묻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날이 꼭 올 것 같습니다. 그날이 오면 저는 마음 놓고 하고 싶은 말을 마침내 할 겁니다. “네 마음대로 상상해!”라고. 마음이 놓이지 않아 첨언을 한다면 저는 “진지하게 탐구해 봐!”라든지 “비판적 인식을 통해 네 앎을 다 털어…
정견(正見)과 분별(分別) 사이
[세간을 바로 아는 지혜를 강조하는 불교에서 믿음[信]이란 초발심의 원천이고 더불어 가르침에 대한 이해[解]와 실천수행[行]과 체득[證]의 단계를 갖춰서 궁극의 깨달음에 이르는 것으로 설명된다. 그러한 지혜[prajñā 般若]는 세간사 대상을 “꿰뚫어 안다”는 뜻인데, 비록 인식[samjñ&…
달라이 라마의 ‘혀’
[달라이 라마 측의 사과문에서 그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종종 악의 없이 장난을 치는 것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세계인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영적 지도자에게도 이제 선을 넘지 않는 장난이 요구된다. 그런데 농담과 장난은 종종 아슬아슬한 선을 타고 있다. ‘정치적 올바름’과 각종 감수성이 필수 매너가 된 요즘, …
『애니미즘과 현대 세계: 다시 상상하는 세계의 생명성』 책 출간에 부쳐
[애니미즘이란 용어는 지금껏 다양한 맥락에서 다양한 주체에 의해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어 왔지만, 그 모든 용법에서 핵심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동일성과 차이에 대한 물음이다. 이러한 물음은 살아있는 것과 살아있지 않은 것의 차이에 관한 물음에서 시작해서 인간이 세상의 인간 이외의 다른 존재들과의 관계를 …
하노이 답사 소감
[이처럼 베트남 천주교에는 역사적으로 한자, 남, 국어의 세 가지 표기로 된 천주교 문헌이 존재하였다. 이것들의 중심적인 사용 시기는 다르지만, 차례로 교체되었는지 아니면 혼용되었는지 그 실상은 아직 모른다. 각 문헌에 담긴 내용이 얼마나 다른지도 나는 모른다. 좀 더 공부해야 알 것 같다. 아마 조선 천주교 문헌…
피그말리온과 오늘날 한국불교의 큐레이터들
[로페즈 교수에 따르면 오늘날 불교 연구자들은 두 가지 어려운 과제 속에 처해 있다. 한편으로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연구, 다른 한편으로는 살아있는 전통들의 의미와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연구,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한국의 불교학자들에게는 피식민지 경험의 유산으로 누락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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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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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일하지 않음은 죽지 않는 길방일은 죽음의 길방일하지 않은 사람은 죽지 않으며방일한 사람은 죽은 자와 같네.이런 이치 꿰뚫어 아는슬기로운 님,방일하지 않고 방일하지 않음을 기뻐하며고귀한 님의 행경을 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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