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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원장은 이명박 정권의 하수인<br>온몸 다바쳐 삿된 무리들 막아내겠다”

탁효정 | bellaide@naver.com | 2010-03-28 (일) 13:20

“자승 총무원장은 이명박 정권의 하수인이다.”

봉은사 명진 스님이 이번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이명박 정권의 하수인으로 칭하며 비판의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3월 28일 오전 11시 봉은사 법왕루에서 열린 '직영사찰 철회를 위한 특별법회'에서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은 “지난해 12월 24일 자승 총무원장이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을 데리고 천안에 내려가 마곡사를 비롯한 주요 사찰 주지들 모아놓고 세종시 문제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며 “세종시는 국가뿐 아니라 여권 내에서도 시비가 한창 된 사안인데, 일개 비서관 따위에게 손목을 잡혀서 총무원장이 따라 내려간 사유를 말해 보라”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이어 “대한불교조계종은 한국불교 장자종단인데, 시비와 논란 끊이지 않는 세종시 문제를 지역 사찰 주지들을 모아놓고 이야기를 했을 때는 무슨 이유있을 것”이라며 “이런 태도는 이명박 장로 정권과 자승 총무원장 간에 어떤 밀통이나 야합이 있었음을 말하고 있다. 자승 총무원장이 이명박 정권의 하수인이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드높였다.

명진 스님은 또 “2007년 10월 13일 자승 스님이 이상득 전 국회의장 봉은사에 데리고 와서 그날 내 방에서 셋이서 같이 점심을 했다”며 “그후 자승 원장은 이명박 후보의 봉은사 방문을 원해 내가 그것은 맞지 않다고 말하고 거절한 적이 있다. 대한민국 입법기구 수장과 총무원장이 어떤 사이인지, 종교적 신념이 맞는 것인지 이해관계인지, 어떤 야합이 오고간 것이기에 이명박 장로의 선거운동에 개입했는지를 명명백백하게 밝히라”고 요구했다.

약 1000여명의 신도들이 모인 가운데 시작된 일요법회의 법문 시간이 되자 명진 스님은 붉게 충혈된 눈으로 등장했다.

스님은 법문 시작부에 울먹이는 목소리로 “서해에서 실종된 장병들이 기적이라도 일어나서 다시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가길 기도한다”며 36년전 충무 앞바다에서 발생한 아이티엘 실종 사건을 이야기했다.

“36년전 충무 앞바다에서 360여명 탔던 아이티엘이라는 배가 없어져서 159명이 세상을 떠났다. 내 동생은 그때 3일만에 시신을 찾았다. 그때 심정을 생각하면 지금 실종자 가족들 마음은 어떠할지 알기에, 어제는 하루종일 가슴이 먹먹하고 그때 36년전 일이 생각이 나 눈물이 났다. 그런데 어제 뉴스로 대통령 주재의 국가안보회의가 열린 것을 보니까 군대를 안간 사람들 거기에 너무 많이 앉아 있었다. 총 한번 안쏴보고 훈련 한번 안받은 사람들이 국가 안위 논하는 모습을 보면서 분노를 금할 수가 없었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군대 면제받고 계획적으로 징집 영장 기피해서 안간 사람들이 국가 고위층에 앉아 어떻게 국가 안보를 논하는가. 이런 생각 때문에 비통한 심정으로 오늘은 법회를 포기하고 동작동 국립묘지 제 아우 묘지에 가서 비석이라도 만져볼까 생각하다가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올라왔다.”

명진 스님은 “나고 죽음이 없는 도리, 오고감이 없는 도리, 너와 내가 없는 도리를 깨닫겠다고 출가를 한지 40여년간 되었건만 아직도 그 도리를 깨닫지 못해 신도들 앞에서 이 눈물을 흘리니 부끄럽다”며 눈물을 쏟았다. 이어 “이 자리에서 봉은사 직영문제를, 주지가 욕심이 나서 직영을 거부하는 모습을 얘기 하려니까 입이 안떨어지고, 오늘 아침 법당에서 기도를 하면서 ‘부처님 천일이나 기도를 했는데 왜 이런 무거운 짐을 지고 내가 가야 합니까, 제 정성이 부족해서 그런건가요’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훔치자, 이내 법왕루 경내에서는 통곡을 하는 불자들의 울음으로 가득찼다.

명진 스님은 이어 단호한 목소리로 “그러나 물러서지 않겠다. 금생에 안온 셈치고 내 온몸을 다 바쳐서 삿된 무리들이 이러한 짓들을 하지 못하도록 내가 막아내겠다”고 하자 경내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명진 스님은 이어 자승 스님이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종회의장의 자격으로 청와대의 초청을 받아 방문했을 때 “각하, 소나기는 피하고 봐야죠”라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지금의 봉은사 사태는 소나기가 아니다. 총무원장 직을 끝낼 때까지 내릴 장마비라는 것을 아셔야 한다”고 말했다.

명진 스님의 비판은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에게로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고흥길 의원과 안상수 원내대표, 자승 원장이 만난 자리는 템플스테이나 불교문화재에 관해 이야기를 하는 자리로 고흥길 문광위원장만 와도 되는 자리였다. 그런데 그런 자리에 와서 (안상수 원내대표가 나를 가리켜) 좌파니 우파니 했다니…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군대 갔다오라. 군대 갔다 온 다음에 나를 극좌파라고 하든지 빨갱이라고 하든지 다 수용하겠다.”

명진 스님은 이어 “병역기피자가, 군대도 안갔다 온 사람이 거짓말을 한다고 비난하고, 그 사람은 아는 글자가 좌파밖에 없다. 그렇게 좌파 싫으면 왼쪽 눈도 싫어하고, 왼쪽 팔도 쓰지 말고, 왼쪽 다리도 쓰지 말고 깽깽이 걸음 걸으라고 그래라. 감히 어따 대고 좌파 우파를 논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명진 스님의 비판은 이명박 대통령에게로 이어졌다.

“이명박 정권의 국격은 대통령 취임한 이후 처음 미국 방문했을 때 FTA에 관한 언급을 하면서 여실히 드러났다. 그때 “선거 때 무슨 말을 못해”라고 그랬다. 그것이 우리 나라의 국격이다. 선거때 표를 얻기 위해서 국민을 대상으로 사기를 친 것이다. 그 후로도 (이명박 대통령은) 수없는 거짓말을 했다. 내가 알고 있는 정치인 중에서 이명박 대통령만큼 거짓말의 달인은 못봤다. 국격이라는 것이 대단한 것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이다. 나는 여러분과 천일기도를 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 지켰으므로 여러분은 나를 믿고 지지해왔다. 그 이후로 봉은사는 나날이 발전해왔다. 봉은사는 사격(寺格)으로 보면 최우등 사찰이다. 나는 이 거짓이 횡행하는 세상, 진실이 묻혀버린 세상을 바꿔야 된다고 생각한다.”

스님은 또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4대강도 마찬가지이다. 대운하 운운해서 국민 여론이 (안좋게) 움직이니까 4대강 살리기로 이름을 바꿨는데, 나는 4대강 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신 강 하나를 대통령 마음대로 해보길 바란다. 그래서 정말로 그 강을 살린다면 그 다음에는 4대강을 살려달라고 국민들이 청원운동을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4대강 살리기라 이름붙은 것은 온나라의 강을 흙탕물로 만드는 것 아니냐. 그 다음에는 환경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어떤 비극이 올지 아무도 장담 못한다. 나중에 대통령 내놓은 다음에 어떻게 책임질꺼냐. 모두 국민들이 뒤집어써야할 재앙이 되리라 생각한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낙동강 4대강 사업에 어떤 사람들이 어떤 사람이냐. 포항 동지상고 동창들이 다 그 사업을 따냈다고 한다. 이것이 국가냐. 족벌집단이냐.”

명진 스님은 “이명박 장로가 법정 스님 분향소에서 스님을 평소 끔찍이 존경하는 것처럼 말하던데, 법정 스님 뭐라고 말했나. 4대강절대 안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명진 스님은 “이명박 장로가 분향하는 그 자리에 자승 총무원장 있었다. 총무원장은 이미 조문한 뒤였는데, 이명박 장로가 온다니까 무릎이 깨져라 다시 쫓아왔다”며 “출가사문은 이 세상 어느 직책보다 높은 자리에 올라가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이어 “보십시오. 종회의장 때는 청와대 만찬 때 소나기는 피하고 봐야 한다고 발언하고, 선거 때는 한나라당 당원으로 선거운동하고, 총무원장이 된 뒤에는 현정권에 비판하는 봉은사 주지를 들어내려고 하고, 그 전에는 세종시를 여당안대로 협조해달라고 조언까지 하고…이것이 중이 할 짓인가. 봉은사를 깨부셔야 한다는 김성광 목사와 같은 이명박 추종 목사들도 이명박 정권과 친하고, 이자승 원장도 이명박 정권과 친하고, 그렇다면 그림이 어떻게 나오나. 지금 자승 원장의 행보는 화합이 아니다. 강남 순복음교회와 야합을 해서 봉은사를 깨부수겠다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명진 스님은 이어 신도들에게 “제발 선거 좀 잘하라”고 당부했다.

“리틀MB라고 일컬어지는 공정택 누가 뽑았나. 강북에서는 표 적게 나왔다. 강남, 서초, 송파의 대형교회에서 찍으면서 그 사람이 교육감이 되었다. 교육계의 부패, 교육계의 마피아라고 불릴 정도로 이런 비리를 저지른 사람이 없다. 그 공정택, 여러분이 당선시켰다. 거짓말 하는 놈, 사기치는 놈, 남의 글을 제 글로 바꾸어서 발표하는 놈, 탈세범들, 병역기피범들, 잘 가려서 골라서 찍어야 한다. 이런 거짓말쟁이, 사기꾼, 파렴치범들이 한국정치를 멍들게 하고 국민들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한다. 우리 봉은사 신도들만이라도 앞으로 다가오는 선거에서 올바른 주권을 행사할 것을 감히 권한다.”

명진 스님은 “자승 스님은 봉은사 법당에 와서 봉은사 부처님께 참회를 해야 한다”며 “봉은사 신도뿐만 아니라 한국 불자들, 그리고 한국 국민들에게 저와 함께 봉은사 법당에서 여법하게 참회를 하자”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지금 봉은사가 한국불교의 희망이고, 한국불교의 빛”이라며 “다음 주에는 가사를 입고 부처님과 여러 조사님들의 말씀을 여러분께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고 법상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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