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복음화 포스터에 자신의 사진을 게재해 종교편향적 공직자로 지목된 어청수 경찰청장이 무성의하고 궁색한 답변을 전달해옴에따라 범불교연석회의가 경찰청 재방문, 항의법회 등 새로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 청장은 6월 27일 자신을 대신해 경찰청 운영지원과장(총경) 및 불자회장과 실무자 1인을 한국불교문화기념관으로 보내 역사문화기념관 입구에서 답변서를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이하 종평위)에 전달했다. 종평위는 지난 26일 ‘어청수 경찰청장 특정 종교편향 사건 관련 질의문’을 경찰청에 직접 방문해 전달한 바 있다.

어 청장은 답변에서 “전국 경찰 복음화 금식대성회 행사는 민생치안과 대민 봉사를 담당하는 경찰을 위로하기 위한 순수한 취지의 행사로써 공상경찰관과 순직 경찰가족에 대한 위문금을 전달하고 국가의 안녕을 기원하는 보편적 연례행사(올해 4번째)”라고 강조하면서 “경찰 기독교 신자회가 일부 참여하고 있으며, 경찰청장이 직접 참석하는 행사도 아니”라고 해명했다.

어 청장은 “행사포스터에 (내) 사진이 게재된 것은 행사의 취지(경찰관 위로)를 고려해 실무차원에서 전달한 사진을 주최측이 게재한 것”이라며 “예년 행사에도 허준영 전 청장 등 당시 청장 사진도 게재된 바 있다”고 밝혔다.

즉, 경찰 복음화 포스터에 경찰청장의 사진이 게재되는 것은 관례이며, 경찰관을 위로한다는 순수한 취지로 한 것이므로 전혀 하등의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어 청장은 ‘종교편향 방지책을 마련하라’는 연석회의의 요청에 대해서도 “모든 종교적 집회나 행사와 관련하여 어떤 편향적 견해도 지니고 있지 않으며 종교적 중립을 유지할 것”이라며 “특정 종교에 치우침 없이 전체 경찰관들에게 다양한 종교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며, 특정 종교에 대한 강요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고 밝혔다.

즉 이전에도 종교편향적 행위는 없었고, 앞으로도 종교에 대한 강요행위는 있을 수 없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종평위는 전국 경찰들을 대표하는 경찰청장이 복음화를 선전하는 포스터에 게재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종교편향적 행위이며 간접적 강요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종평위 측은 “어 청장의 답변은 본 위원회에서 질의한 내용에 근접하지도 못하고 내용도 충족되지 않았다”며 “경찰청 실무자의 소견만을 기입해 회신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종평위 한 관계자는 “어 청장의 답변은 공직자의 종교편향적 행보에 대한 시정 의지나 사과의 뜻은 전혀 언급되지 않은 채 이전에도 있던 일, 관례 등을 운운하며 자신의 행보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의견만 나열하고 있을 뿐”이라며 “이를 방치할 경우 앞으로도 이 같은 종교편향적 행위는 계속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범불교연석회의는 3일 실무자회의를 열고 경찰청 항의 방문, 108배 항의법회 등 대책을 마련한 뒤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