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은 국토해양부가 운영하는 ‘알고가www.algoga.go.kr’의 사찰 삭제 사건에 대해 6월 24일 유감을 표명하는 대변인 논평을 발표했다.

조계종은 대변인(총무원 기획실장 승원스님)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며’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조계사, 봉은사는 물론 단 한 개의 사찰도 표시하지 않은 것과 기존에 있던 사찰정보를 삭제한 것은 의도적인 행위로 밖에 볼 수 없으며, 이것은 공직자들의 이명박 정부 종교코드 맞추기가 도를 넘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청와대 및 내각 특정종교 편중의 코드 인사, 촛불집회 사탄 발언 등 잇따른 종교편향적 사건을 통해 볼 때 이명박 정부는 과연 누구를 위한 정부이며, 공직자들은 누구를 위한 공복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계종은 이어 “국토해양부가 경위에 대한 공식해명, 관련 책임자 엄중 문책, 장관의 공개사과와 대국민 재발방지 약속을 할 것”을 요구하고, “또한 정부는 종교편향 재발방지를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조계종의 이 같은 논평은 전날 중앙신도회와 종교평화위원회가 발표한 국토해양부 장관의 퇴진 요구에서 크게 물러난 것이어서 불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알고가’ 문제로 인해 불교계의 여론이 악화되자 청와대로부터 조기 수습하라는 지시를 받고 장관의 조계종 총무원장 사과방문 요청 및 부서 관계자의 조계종 총무원 파견 등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사건무마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정부의 물밑 작업에 따라 조계종 논평의 수위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교계는 분석하고 있다.

한편 청와대 신임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강윤구 사회정책수석(청불회 새회장)은 25일 오전 11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를 통해 청와대가 ‘알고가’ 사태에 대해 어떤 입장을 표명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며

-국토해양부 <알고가 www.algoga.go.kr> 사찰삭제에 대한 종단논평

우리 종단은 국토해양부가 관리하는 수도권 대중교통이용정보시스템 <알고가>에서 사찰정보가 의도적으로 삭제된 사건을 접하며,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이 극에 다다른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습니다.

전통사찰이자 외국인이 즐겨 찾는 명소인 조계사, 봉은사는 물론 단 한개의 사찰도 표시하지 않은 것과 기존에 있었던 사찰정보를 삭제했다는 것은 의도적인 행위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이것은 공직자들의 이명박 정부 종교코드 맞추기가 도를 넘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종단은 청와대 및 내각 구성시 종교코드 인사논란, 청와대 정무직공무원 종교조사 사건, 청와대 경호차장의 <모든 정부부처 복음화가 나의 꿈> 발언, 청와대 홍보기획수석의 ‘촛불집회 사탄’ 발언 등을 접하며, 이명박 정부는 과연 누구를 위한 정부이며, 공직자들은 누구를 위한 공복인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종단은 다시 한번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국토해양부와 정부에 요구합니다. 국토해양부는 <알고가>에서 사찰이 삭제된 경위를 공식 해명하고 관련 책임자를 엄중 문책할 것, 장관의 공개사과와 대국민 재발방지를 약속할 것, 또한 정부는 종교편향 재발방지를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입니다.

불기 2552(2008)년 6월 24일

대한불교조계종 대변인 기획실장 승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