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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0일 미타재일(음 3.15), 베트남에서는 한국과 베트남 간의 진정한, 그리고 아름다운 화해의 자리가 마련됐다.

‘세계평화기원 월남전쟁 희생영령 천도재’라는 이름의 불사가 몇몇 뜻있는 불자들의 정성과 노력으로 베트남 광남성 호이얀시에 있는 덕보사(德寶寺)에서 한국과 베트남의 불자 150여 명이 동참한 가운데 봉행된 것이다.

이날의 법석은 군불교총신도회 고문과 JSA영수사 후원회장을 맡아 군포교에 헌신하고 있는 이재성 회장의 오랜 원력의 결실이었다. 늘 베트남 전쟁에 참전해 죽어간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지금도 이국땅에서 구천을 헤매고 있을 원혼을 달래야 한다는 이재성 회장의 지극한 발원은 이날 너무나 아름답고 감동적인 법석을 통해 원만하게 성취됐다. 또한 천도재를 봉행한 덕보사의 위치가 옛날 청룡부대가 주둔했던 지역이어서 그 의미를 더했다.

이날의 천도재에는 이 회장의 평소 발원을 알고 있었던 연꽃마을 이사장 각현 스님과 안양 안흥사 주지이며 조계종 종회의원인 수현 스님이 모든 일정을 접고 흔쾌히 동참해, 천도의식을 직접 집행했다. 아울러 10여명의 한국 불자들이 이 장엄한 현장에 동참, 희생영령들의 극락왕생을 한마음으로 염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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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날의 자리가 더 감격스러웠던 것은 베트남에서 유명을 달리한 한국장병들의 천도재 때문만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정성껏 마련해간 제상의 과일과 음식 앞에는 ‘월남전쟁 희생 대한민국 장병 영가’라는 위패와 함께 ‘월남전쟁 희생 월남장병 영가’와 ‘월남전쟁 희생 일체 애혼불자 영가’라는 두 개의 위패가 나란히 모셔졌던 것. 어느 나라 군인이든 다 나라를 위해 싸우다가 희생된 것이니 가려서 천도재를 봉행하는 것은 불보살님의 뜻도 가르침도 아니라는 두 스님과 이 회장의 열린 생각이 이날의 천도재를 두 나라의 해원상생 불사로 격상시킨 것이다.

사전 협의도 없이 갑작스레 들이닥친 한국의 불자들인데도 덕보사의 베트남 스님들과 불자들이 따뜻하게 환영하며 함께 천도재에 동참한 것은 한국의 불자들이 단순히 희생된 한국장병들의 극락왕생만을 기원하는 것이 아님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40도에 가까운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목탁과 요령을 들고 지극한 마음으로 희생영가의 천도를 발원하는 각현 스님과 수현 스님의 구성진 염불소리에 참석자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뜨거운 눈물을 쏟아 냈다. 이날 천도재의 제주를 맡은 이재성 회장이 위패 앞에 잔을 올리고 간절한 기원을 올릴 때는 숙연한 감동에 더위까지 물러앉는 듯했다.

“영가들이시여. 세계평화와 대한민국의 통일, 전쟁의 당사자였던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진정한 화해를 위해 정성을 다해 천도재를 봉행하오니 부디 극락왕생하시옵소서. 두 나라의 진정한 상생과 화해를 위해 이렇게 간절히 기도하오니 해원상생의 편안한 마음으로 그만 구천을 떠나 극락세계로 왕생하시옵소서.”

이재성 회장의 흐느낌이 섞인 간절한 기도에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수많은 영가들이 가슴의 한, 부모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풀고, 환한 표정으로 극락으로 훨훨 날아가는 광경을 마음속으로 지켜보는 듯 일시에 표정이 밝아지고 있었다.

이재성 회장은 2시간여 동안 진행된 천도재 의식을 마치고 나서, 덕보사의 주지스님에게 차려진 공양물을 혹시 천도재 의식이 있는지 몰라 미처 덕보사 법당에 오지 못했을지도 모를 영가들을 위해 하루만 더 진열해 놓자고 당부했다. 이 회장의 세심한 뜻을 알아들은 베트남 스님들도 밝은 표정으로 그 당부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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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현 스님은 “너무나 의미 있고 좋은 불사였다. 이재성 회장의 원력이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진정한 해원과 상생의 길을 열어놓았다고 본다. 이와 같은 불사만이 형식이 아니라 두 나라 국민들 사이에 가슴으로부터의 화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현 스님도 “이재성 회장의 원력이 결실을 맺는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며 “스님들도 미처 생각지 못했고, 국가에서도 생각지 못한 이 일을 이 회장이 해낸데 대해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재성 회장은 “믿기지 않겠지만 원한과 고통에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던 영가들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천도재를 마치고 방문한 광남성의 성장이 내년에 이런 천도재 법석이 마련된다면 성 차원에서도 돕고 자신도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내년에도 천도재를 거행해 가능하면 전쟁의 상처를 안고 있는 두 나라 사이의 해원상생을 위한 연례행사로 치르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이 회장은 특히 “천도재에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권영기, 조남진 예비역장군과 임충빈 육군참모총장 등 전현직 불자장성과 김상래 법사 등 군불교 관계자, 군종특별교구 부교구장 계성 스님, 허길량 대불광 대표, 지국 거사 등의 후원이 큰 힘이 됐다”며 “이번의 베트남 천도재는 이런 모든 분들의 동참이 없었다면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