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

선조 도공의 넋을 기리는 의미있는 행사가 후학 도공들과 차인들의 정성으로 열렸다.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도예의 길을 걸어간 선조 도공들을 기리고 그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후학들의 아름다운 정성이 결실을 이룬 것이다.

‘평범한 흙을 반죽하여 그냥 물로 반죽한 게 아니라 눈물로 반죽하여 썩지 않는 단단한 뼈를 만드셨습니다. 배고픔도 못사는 설움도 뜨거운 불속에 사그리 살라버리고….’

5월 3일 제막된 문경새재 ‘선조도공추모비’(사진)의 뒷면에 새겨진 추모시다. 높이 3.5미터의 선조도공추모비가 높이 문경새재 도자기전시관 인근에 세워졌다. 추모비는 오석과 붉은 색이 나는 문경석 등으로 제작됐다. 조각가인 이창호씨가 비석을 제작했고 비문 글씨는 서예가 황규욱씨가 썼다.

문경전통도자기협회는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2008문경찻사발축제’를 맞아 3년 전부터 이 추모비 건립을 추진해 왔다. 관요와 달리 민간요로 1000년을 이어 온 문경에서 먼저 떠난 선조 사기장의 정신을 계승하고 후대에 그 뜻을 기리자며 문경 도예인들이 뜻을 모았다.

그때부터 회원 26명은 서울 세종문화회관 작품 전시회 등을 통해 기금을 마련하고 일본인 도예가 기쿠지 유미코도 참여했다. 또 사단법인 한국차인연합회와 찻사발공모대전 입상자도 모금 대열에 동참했다. 문경시는 2000만원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