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TV <크리스천Q>가 지난 총선에서 기독정당의 참여를 계기로 종교와 권력과의 관계를 주제로 토론프로그램을 4월 25일 방영, 종교계에 잔잔한 화제를 낳고 있다.

특히 이 프로그램에는 불자이며 종교자유정책연구원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광서 교수(서강대 물리학과)가 패널로 참석해 종교의 벽을 뛰어넘어 통합과 평화의 종교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을 거침없이 이야기 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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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개신교의 기독정당 출범에 대해 “개신교가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 가슴의 넓이에 손상이 간 느낌”이라며 “유럽의 경우 기독교 정당이라도 그 가르침을 정책화할 뿐 기독교인을 위해 정당을 만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광서 교수는 또 불교의 예를 들면서 한국사회 내 종교 정당의 출범을 경계했다. 그는 “고려 말, 정권도 좌우했던 불교가 결국 어떻게 됐는가? 망했다. 종교가 세속적 권력까지 가지면 파멸”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자치단체장들의 성시화 관련 발언에 대해 박광서 교수는 “타종교 사람들은 상당한 소외감을 느낀다”며 “고급 정보를 가진 공직자들이 특정종교를 표방하고 해당 종교인과 자주 만나는 것 자체가 권력이다. 거기 속하지 못한 사람들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개신교의 선교방법에 대해서도 “종교를 갖지 않을 자유, 강요받지 않을 자유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선교의 자유가 있다. 담배를 싫어할 권리가 흡연권보다 앞서는 것과 마찬가지 “라며 다종교 다문화 사회를 염두에 둔 선교방식의 변화를 요청했다.

*CBS TV <크리스천Q> 패널 발언요약*

CBS TV <크리스천Q>는 지난 총선에서 기독정당의 참여를 계기로 종교와 권력과의 관계, 크리스천의 권력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주제로 한 토론 프로그램을 제작, 4월 25일 방송했다. 특히 기독교방송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불교신자인 박광서 교수(종교자유정책연구원 공동대표, 서강대 물리학과)가 패널로 참여했고, 김흡영 교수(강남대 신학부), 이진구 교수(호남신학대 신학과) 등 크리스천 신학자 두 명이 함께 해 서로 다른 종교의 벽을 뛰어넘어 통합과 평화의 종교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을 이야기했다.

기독정당, 기독교 신뢰 잃게 해 “종교언어에서 정치언어로 번역 없었다”

기독정당의 출범과 관련해 김흡영 교수는 “종교언어를 정치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이 전혀 없었다. ‘신본주의’와 ‘신정국가’를 제1강령으로 한 것이 그 예이다”며 “현대 기독교의 주제는 종교권력으로부터의 해방이며 기독교 신앙과 권력은 양립 불가능하다. 그러나 권력이 복음인 양 이야기하는 분위기는 분명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며 성경의 가르침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박광서 교수는 “개신교가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 가슴의 넓이에 대해서 오히려 손상이 간 느낌이다. 유럽에서는 기독교 정당이라 할지라도 기독교적 가르침을 정책화 할 뿐, 기독교인을 위해 정당을 만들지 않는다. 기독정당은 신본주의, 신정을 강령으로 내세움으로써 일반 국민들이 낄 데가 없었다. 하나님의 가르침이라도 인류 공통의 가치를 제시해서 시민도 참여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에 관한 준비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진구 교수 역시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많았다. 군사정권 당시 정교분리를 주창했던 세력이 지금에 와서 정교분리를 폐기했다. 정치와 종교에 관한 재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단에게 같은 방법으로 대항해야 하나?

245개 선거구에 모두 후보를 냈던 통일교에 대항하기 위해 기독정당이 필요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패널들은 기독교의 본질과 거리가 먼 논리라고 비판했다.

이진구 교수는 “통일교는 기업, 문화, 스포츠, 예술 등 사회전반에 진출하는 패권주의를 본래 갖고 있다. 사랑과 섬김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기독교가 똑같이 대처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길인가?”라고 반문했다.

김흡영 교수 역시 “통일교식 정치학은 한국현실에 적합하지 않다”면서 “정치인 중에 이미 많은 이들이 크리스천이다.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뒤에서 격려하면 된다. 출애굽이나 예수의 공생애처럼 가난한 자와 억눌린 자를 위해 종교가 나서서 공의를 선포할 때가 따로 있다. 지금은 기독교가 정치적으로는 침묵해야 할 때”고 주장했다.

불자인 박광서 교수는 불교의 예를 들면서 한국사회 내 종교 정당의 출범을 경계했다. “고려 말, 정권도 좌우했던 불교가 결국 어떻게 됐는가? 망했다. 종교와 세속적인 권력은 엄연히 다른 영역이다. 종교가 세속적 권력까지 가지면 파멸”이라고 경고하면서 “예전에 정치권력과 싸웠던 기독교의 건강한 이들이 물러나고 당시 침묵하며 체력을 보강한 보수 세력들이 선수교체 하듯 전면에 나선 느낌”이라며 최근 기독교의 정치세력화에 의문을 제기했다.

성시화 운동 속에 기독교 권력화의 모습 숨어있어

몇 년 전부터 언론에 오르내렸던 일부 자치단체장들의 성시화 관련 발언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박광서 교수는 “타종교 사람들은 상당한 소외감을 느낀다”며 “고급 정보를 가진 공직자들이 특정종교를 표방하고 해당 종교인과 자주 만나는 것 자체가 권력이다. 거기 속하지 못한 사람들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흡영 교수는 “기독교 교회사를 연구했을 때 이미 해답은 나온다. 중세 카톨릭 교회가 유럽을 신국화 했다. 그 결과는 암흑시대다. 신국을 해본들, 그 신국에 소속된 사람들이 하나님에 합당한 사람들로 인격이 바뀌지 않는 한, 세상의 법보다도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전도와 선교도 중요하지만 성화(聖化)가 더욱 중요하다. 숫자적으로 물리적으로 성시화 이야기 하는 것은 선교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나온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다종교 다문화 사회에 걸맞는 ‘새로운 선교’ 필요하다 권력에 대한 논의는 자연스럽게 올바른 선교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다.

김흡영 교수는 “기독교 선교가 제국주의의 확장으로 사용된 바 있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더 이상 ‘선교’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 공동대표인 박광서 교수는 기독교 선교에 대해 타종교 사람들이 피해의식과 소외, 나아가 기독교에 대한 거부감을 느낄 수 있음을 지적했다. ”헌법은 정교분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종교의 자유 뒤에 선교의 자유가 있는 것이다. 즉 종교를 갖지 않을 자유, 강요받지 않을 자유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선교의 자유가 있다. 담배를 싫어할 권리가 흡연권보다 앞서는 것과 마찬가지 “라며 다종교 다문화 사회에 걸맞는 선교의 변화를 요청했다. ‘

영광의 신학’으로 성공과 권력을 추구하지 말고 ‘고난의 신학’, ‘십자가의 신학’을 회복하라

패널들은 기독교가 권력을 더 갖기보다는 이미 가진 권력을 내어놓는 섬김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권유했다.

김흡영 교수는 “소금과 빛은 흩어져 비로소 스며든다. 똘똘 뭉치고 더 많은 권력을 갖는 게 아니라 힘을 잃고 오히려 흩어질 때 힘을 발휘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현재 기독교의 권력화 뒤에 잘못된 신학적 입장이 놓여있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신학적으로 두 가지의 종교가 있다. ‘십자가의 신학’과 ‘영광의 신학’이다. 십자가 신학은 철저한 탈 권력화인 반면, 영광의 신학은 부활한 영광의 하나님을 바라보기 때문에 기복적이고 축복 중심이다. 바울과 아우구스티누스, 루터, 칼빈을 거쳐 개신교의 근본강령이 바로 십자가의 신학, 고난의 신학이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어느 사이 자본주의와 결탁한 영광의 신학 중심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는 개신교의 기본입장과 어긋난다“고 분석했다.

아기예수도 십자가의 예수도 알몸이었다 예수 자신이 종교권력과 세속권력의 희생자였다

한편 이진구 교수는 “예수 자신이 유대의 종교권력과 로마 세속권력의 희생자였다”며 “기독교는 본질적으로 세상권력에 반대해왔다. 이제 기독교 스스로 권력추구를 접어야 한다. 영적 도덕적 권위를 회복했을 때 남들이 오히려 인식을 바꾸고 영향력도 확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크리스천Q> “종교, 권력을 말하다‘편은 4월25일(금) 낮3시, 26일(토) 밤10시, 30일(수) 저녁6시 세 차례에 걸쳐 각 지역 케이블 방송과 스카이라이프 412번 채널을 통해 방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