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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이가 달린 향로인 수로(手爐)의 실물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20일 서울 호림박물관(관장 오윤선)에 따르면 오는 25일까지 진행되는 이 박물관 소장품 특별전 ‘쇠, 생명을 얻다’에서 고승 의천의 문집 ‘대각국사집(大覺國師集)’에 등장한 수로를 실제로 볼 수 있다.

문집에 불교 공양에 필요한 법구 중 하나로 등장하는 수로는 지금까지 실물이 한점도 발견되지 않고 일본 교토의 치샤쿠인(智積院)이라는 사찰에 소장된 약사삼촌십이신장도(藥師三尊十二神將圖)라는 고려시대 불화에만 그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박물관이 ‘음각당초문연화형수로(陰刻唐草文蓮花形手爐)’라는 명칭을 부여한 이 청동향로는 높이 8.7㎝에 총길이 32㎝로 쓰기 편하도록 긴 손잡이가 달려 있다. 몸통은 연꽃이 활짝 핀 모습이며 받침은 연잎 모양이다. 뚜껑은 투각(透刻)으로 잎맥을 표현했다. 고려 10-14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박찬희 호림박물관 연구원은 “연꽃을 활용한 이런 모티브는 12세기 고려청자 향로와 상당히 비슷하다”며 “향로는 나아가 손잡이와 몸통이 연결되는 곳에는 능화형(菱花形) 판을 달았으며, 이 판에 새긴 당초문(唐草文)은 동시대 고려청자에 자주 보이는 모란 줄기와 표현양식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