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차 만드는 철!

전국의 차꾼들이 화개로, 보성으로, 또 제각각의 차 인연터로 가슴 설레며 차 만들러 떠날 채비를 갖추는 차철(차의 계절)이다.

산천마저 파스텔톤으로 뒤덮인 무자년 차철에 난데없이 이 나라의 차꾼입네 하는 이들을 소스라치게 놀라게 하는 새로운 주장이 나와 차계가 술렁이고 있다.

새 주장은 이른바 우리가 우리 작설차(녹차)의 전통적 제다법으로 알고 있는 빨래판법(손빨래치대기법)은 고작해야 46해 전에 화개골에서 생겨난 출처불명의 제다방법이며, 초의선사가 중국의 다록(茶綠)을 보고 새롭게 복원해낸 ‘풍선(輕團)비빔법’ 또는 ‘수구(繡球)비빔법’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

지금까지 빨래판법을 우리나라 전통 제다법으로 알고 있는 다수 차인들에게 메가톤급 충격을 가한 이 주장을 편 주인공은 차내 강순형 다인. 차와 관련한 이런저런 신선한 글을 간단없이 발표해 차계에서는 그 명성이 꽤나 높은 그가 차 만드는 철에 <월간 차의 세계>에 발표한 이 글에 차계에는 벌써 파장이 일고 있다.

‘무차년에 차꾼들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전제와 ‘가마솥 덖음 수제작설녹차考’라는 부제를 단 이 글의 제목은 「참, 초의스님은 녹차를 어떻게 만들었을까?」다.

벌써부터 차인연합회 핵심인사들 사이에서도 강순형 다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명분이 없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에 우리 제다의 근간을 뒤흔든 주장이라며 이런저런 반발과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강순형 다인은 “전통도 아닌 이른바 ‘(손)빨래(판)법’을 버리고 이 ‘풍선비빔법’으로 가마솥덖음 수제작설녹차를 만들고 이어가는 자세가 요구된다”며 “당연히 풍선비빔법이 유념(비비기)과 형태도 잘 되고, 만드는 모양이 부서지지도 않는 과학적에다, 우려내는 맛과 향내도 말할 것 없으며 나아가, 중국에서 이제껏 지켜오고 있음에서도 그렇다.”라고 강조한다.

또 그는 차계를 향해 묻는다. “추사의 아우였으며 초의선사와 교분이 두터웠던 산천도인도 ‘고려이래 잊혀진 이 법제(제다법), 500년만에 초의스님이 찾아냈다’고 했는데, 그럼 오늘의 우리는 또 언제까지련가?!”라고.

우리나라 전통 제다법의 근간을 뿌리째 뒤엎는 이 쿠데타적 주장에 우리나라의 차계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성숙한 논쟁일지, 아니면 소모적 상대 깎아내리기의 재연일지 그 귀추가 자못 궁금하고 흥미롭다.

-강순형씨의 기고문 전문은 아래 관련기사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