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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빈곤 문제 해결에 부족했던 점을 깊이 성찰하겠습니다. 그리고 뭇 생명의 행복과 안락을 위해서 아래와 같은 불교인의 발원을 다짐하고 실천하겠습니다.”

조계종이 생존을 위협받고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빈민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본부장 도법 스님)는 9월 17일 오후 4시 조계사 앞마당에서 ‘빈곤문제 해소를 위한 시민초청 무차대회’를 열었다.

무차대회는 승가, 재가, 빈부를 떠나 평등하게 법문을 듣고 공양을 나누는 불가의 전통으로, 결사추진본부는 이 전통을 본 따 노동자 등 사회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한 계층을 초청해왔으며, 이번에는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을 계기로 사회적 경각을 일깨운 빈곤문제를 다루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부처님께서는 ‘여럿이 하나를 구할 수는 있어도 하나가 여럿을 쳐다보기 어려우며 모두가 십시일반(十匙一飯)해야 한다’고 했다”며 “오늘 무차대회에서 고단하고 무거운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마음에 담아왔던 얘기들, 그리고 하고 싶은 얘기들을 편하게 나누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강동진 위원장(기초법개악저지, 빈곤문제해결을 위한 민중생활보장위원회)이 우리사회의 빈곤 실태를 꼬집는 전문가 발언을 통해 ▲실질적 재분배정책을 확대 ▲이윤 중심의 정책 개편 ▲노동시장의 불평등-빈곤 양산구조 개편 ▲빈곤층 소득보장정책 강화 등을 제안했다.

이날 무차대회 참석한 사부대중은 빈곤과 차별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사찰은 지역의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며, 종단은 빈곤해소를 위한 가칭 ‘사회정의실천불교위원회’ 구성을 모색하겠다고 발원했다.

조계종 집행부는 종이비행기 날리기 퍼포먼스를 하고 참가한 시민들에게 직접 배식을 하는 저녁 공양 대접을 했으며, 무차대회는 장애인악단과 홈리스밴드 등 초청자들의 희망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