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 총무부(부장 정만 스님)가 8월 13일 오전 10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법인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재단법인 선학원 관련 쟁점을 정리하는 교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브리핑에는 법인관리법과 관련한 종단 측 실무를 맡고 있는 이석심 총무차장이 나섰다. 이 차장은 “법인관리법에 따라 선학원이 종단에 등록한다고 하더라도 법인의 인사권, 재산권, 운영관리권은 국가법에 의해 보장돼 있는 법인의 고유권한이므로 총무원에서는 전혀 관여할 수 없다”는 조계종의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아울러 “사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법진 이사장은 허위 주장을 통해 현재 선학원 이사회를 통해 분원장들에게 행사하고 있는 절대 권력과 기득권을 유지하고 심지어는 탈종을 불사하면서까지 본인의 사익을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브리핑 과정에서는 “도둑이 제 발 저린다”, “착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절대 권력을 유지하려는 의도이다”, “선입견을 갖고 보니까 소설 같은 주장을 한다”, “말이야 막걸리야”, “분원장을 선동하기 위한 악의적 주장이다” 등의 강도 높은 발언이 쏟아졌다.

이 차장은 법인관리법의 목적부터 징계까지의 내용을 조목조목 언급했다. 먼저 “법인관리법은 통제나 규제보다 법인은 법인의 기능을 하자고 하는 것이 이 법의 취지”라며 “법인관리법이 선학원 본인들을 위해 만든 법이라고 주장하는데, 대각회, 백련문화재단 등 모든 법인과 스님들의 장학법인, 영농법인이 다 해당된다. 선학원을 통제하고 관리하기 위해 만든 법으로 호도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했다.

법인관리법이 소급입법이라는 선학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이전의 한반도역사는 대한민국 역사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 차장은 “그렇다면 상해임시정부는 어떻게 인정하나? 종단 역사를 62년부터 시발한다고 보는 것은 역사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차장은 법인관리법이 재단법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2013년 법인법에 인사권 침해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어서 새 법에서는 삭제했다”며 “이사장에 대해 인사나 승인권이 있다는 조항은 어디에도 없다. 정관변경 시 종단의 승인을 받으라는 것은 최초설립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운영권이 넘어가는 것이 법인의 최대 약점인 만큼 이사진이 농단하려고 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이라고 명기해야 하는 명칭 조항에 대해서는 “조계종 명칭이 들어간다고 해서 조계종이 권한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차장은 “대각회를 예로 들어 명칭과 등기를 조계종으로 바꿨다고 해서 조계종이 대각회 재산에 대해 침해한 일이 없다”며 “이 같은 사실을 이사진은 다 알 것이라고 보지만 행정을 잘 모르는 분원장 스님들을 선동하기 위해서 악의적으로 주장해서 갈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근 법인관리법 반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대각회 분원장회의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 차장은 “10일 대각회 분원장 회의와 관련해 여러 언론에서 분원장 대다수가 반대한다고 하는데, ‘창건주 권한’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문건을 본 후 어떤 스님이 찬성을 하겠느냐”며 “창건주 권한은 그 법인 이사회가 생사여탈권을 갖고 있지 조계종 총무원이 갖고 있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정확한 반대 숫자가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숫자를 가지고 대각회 분원장들이 법인관리법에 반대하고 있다라고 기사들이 나오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계종의 입장을 같이 실어줘야 균형이 있을 것”이라고 해 대각회 분원장들의 여론을 인정하지 않는 모양새를 취했다.

선학원 이사진의 입장에 반해 조계종 승적을 유지하고 종단의 구성원으로 남겠다고 하는 분원에 대해서는 예비등록 제도를 통해 구제할 것이라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 차장은 “예비등록 등 구제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유할 수 없다”면서도 “예비등록 등에 있어 종단이 분원장 스님들에게 직접 확인하고 보안을 유지시키겠다”고 했다.

또한 “분원장 스님이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면 소송지원뿐 아니라 모든 행정적 지원을 다 할 것이다. 조계종 종도로서 살아가겠다는 입장이 분명한 분들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종단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8월 6일자로 ‘선학원 이사회에서 발송한 결의문에 대한 종단 입장’이란 제하의 공문을 선학원 전국 분원에 발송하는 등 법인관리법에 대한 종단적 입장 공감대 형성을 위해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