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성주사 전 주지 원일 스님(사진)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성주사 신도회가 제기한 횡령의혹 등을 부인했다.

원일 스님은 7월 18일 오후 6시 조계사 나무찻집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전날 전임 주지이자 사형인 원정 스님이 기자간담회에서 성주사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을 접하고 심경의 변화가 일어나 사실 그대로를 밝히기 위함이라고 했다.

원일 스님은 공금 횡령 의혹을 부정했다.

스님은 “공금을 횡령한 적도 없으며 잠적하거나 국외로 도망간 적도 없다”며 “횡령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총무원 감사국에서 감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내게 문제가 있다면 호법부 주사도 성실히 응할 것이며, 상법기관도 필요시 출두해 명명백백 밝힐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직접 회계를 관리한 것이 아니라 종무소 직원들의 보고를 받는데, 전 신도회장 등 일부 신도들이 기득권으로 결탁해 서류를 빼돌리고 금고를 부수고 성주사 자료를 검찰에 넘겼다”고 했다.

금룡암 주지 시절 무관 스님에게 빌린 9천만 원은 개인 돈으로 모두 청산했다고 했다고 밝혔다. 원일 스님은 “금룡암에 처음에 들어갈 때는 사정이 어려워 돈을 빌려 쓰고 못 갚다가 마지막 인수인계를 할 때 개인 돈으로 갚았다”고 설명했다.

원일 스님은 성주사 주지 취임 1년 3개월 만에 사표를 쓰게 된 것은 전 신도회장의 ‘주지 몰아내기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님은 “전 신도회장 등 일부 신도들이 운영권을 요구했고, 운영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온갖 시위와 모함, 선동 등으로 종무행정을 방해했다”며 “이는 스스로 주지에서 물러나게 하고 온갖 죄를 뒤집어씌워 사회적·종교적으로 매장시킨 뒤 성주사 운영권을 쟁취하려는 목적”이라고 했다.

원일 스님은 원정 스님의 기자간담회 내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원일 스님은 “원정 스님이 날 키웠다고 하는데 불과 몇 년 밖에 같이 살지 않았다”며 “키워줘서 신도를 시켜 고소했느냐”고 따졌다. 또 “성주사 주지를 하면서 회주인 은사 스님과 사형인 원정 스님에게 신도들과의 갈등 문제에 대해서도 여러 번 얘기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고 했다.

원일 스님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나와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고 성주사가 불자들에게 사랑받는 도량, 기도, 수행, 공부하는 도량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면서 “이제부터 나는 누구의 제자도 아닌 부처님의 제자로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