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쟁위원회가 법인관리법 문제 중재하라”

수덕사와 선학원이 분쟁하는 동안 화쟁위는 수수방관

조계종집행부 고압적 자세로 일관 문제해결 능력 상실

법인관리법 제정 이후 조계종총무원과 선학원의 대립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6월 30일 선학원 이사회 임원진 전원이 조계종에 제적원을 일괄적으로 제출한 데 이어 이튿날인 7월 1일 조계종 총무부장 정만스님이 기자회견을 통해 선학원 이사회 임원진들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정만스님은 “선학원이 한 번도 법인법에 대해서 논의하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법을 보이콧한 부분은 유감스럽다”며 “선학원 임원진의 제적원 제출은 종도들의 뜻에 반하는 행동이자 선학원을 사유화하려는 의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만스님의 기자회견 직후 선학원 기관지인 <불교저널>은 “지난 해 법인법 제정 이전 선학원은 총무원이 부르는 대로 몇 차례 달려가 무릎을 맞댔지만 종단은 무조건 따르라는 것이었지 대화의 자리가 아니었다”며 “선학원은 비영리 재단법인인데 어떻게 사유화가 가능한지, 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오히려 정만스님에게 그 방법을 되묻고 싶은 대목”이라고 비꼬았다.

이처럼 법인관리법을 놓고 조계종총무원과 선학원이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데는 총무원장을 비롯한 총무원 집행부의 책임이 크다. 법인관리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는 조계종총무원장 자승스님은 물론이고 총무원 집행부 부실장들이 선학원과 대화의 장을 열지 않은데다가 총무부장 정만스님이 종회에서 ‘선전포고’ 운운하며 공격적인 서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우리 삼화도량은 제34대 총무원 집행부이 법인관리법 제정에 따른 문제들을 해결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심각한 것은 대각회도 법인관리법의 불합리함을 지적하는 공문을 총무원에 보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는 사실이다.

법인관리법의 주요 대상 사찰보유 법인인 선학원, 대각회가 법인관리법에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조계종총무원은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는커녕 여전히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해서라도 조계종화쟁위원회가 적극 나서 법인관리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조계종화쟁위원회는 정혜사와 간월암 소유권을 놓고 덕숭총림 수덕사와 선학원이 분쟁을 한 지 1년 7개월이 지났음에도 어떠한 중재의 노력도 하지 않았다.

조계종화쟁위원회가 출범 직후 첫 번째 의제로 삼았던 것은 봉은사 문제이다. 이와 관련 화쟁위원장 도법스님은 “화쟁위원회는 종단 내적인 문제든 사회적인 문제든 첨예하게 갈등을 빚고 있는 문제에 대해 싸움을 말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 집안 문제도 객관적 입장에서 잘 풀어내면 위원회에 대한 이해와 공신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도법스님은 출범 직후의 각오를 되새겨 법인관리법 문제에 적극적으로 팔 걷고 나서야 할 것이다.

불교계 밖 사회문제뿐만 아니라 불교계 안 분쟁을 해소하는 것도 화쟁위원회의 몫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불기 2558년 7월 2일

삼화도량(三和道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