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종회의장 향적 스님이 제198회 임시회를 마친 소회를 드러냈다. 6월 26일 오후 우연히 만들어진 차담 자리에서였다.

이번 임시회는 개회 하루만에 회기를 단축해 폐회했다. 종헌 개정안, 총무원장 선거법 개정안, 법인법 대체입법안 등 굵직한 안건을 모두 처리했다. 향적 스님은 “이번 종회는 나도 힘들었다. 하지만 휴회하면 다음날 성원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강행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임시회에서 가결된 종헌 개정안이 원로회의 인준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우려가 크다. 종헌종법이 명시하고 있는 표결방법인 무기명 비밀투표가 아닌 만장일치로 가결했기 때문에 절차적 하자가 문제될 수 있다.

이에 향적 스님은 “다음 일은 다음에 생각해야지 지금부터 걱정해서 무얼 하겠느냐”면서도 “종회가 끝나자마자 원로의장 스님을 찾아뵈려고 했는데 지방에 내려가 계셔 다음 주에 뵙기로 했다”고 했다.

향적 스님은 “비구니 호계위원 자체에 대한 반대보다는 표결방법 등의 절차가 문제될 수도 있다”며 “비구니 스님들도 원로의원 스님들에 대한 설득에 나설 것으로 안다”고 했다.

중앙종회가 총무원이 입법 발의한 총무원장 선거법 개정안을 이월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종회에서 폐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여러 의원 스님들의 의견처럼 미비한 점이 있으나 총무원 안을 존중하는 의미로 했다”고 했다.

이어 향적 스님은 “총무원장 스님이 불교광장 쪽에 개정안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는 등 개정안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대통령 직선제로 말하자면 국민투표로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총무원장 선거법도 적어도 지역에 직접 찾아가서 종도들의 의견을 듣는 작업이 필요하다. 각자 소임으로도 바쁜데 어느 종도가 서울까지 와서 공청회에 참가하겠느냐. 시간 내야지 차비 들여야지 공청회 듣고 하룻밤 자고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제198회 임시회가 15대 중앙종회 임기 내 마지막 회의가 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중앙종회 의장단의 소회와 평가를 청취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향적 스님은 “부의장 법안 스님과도 상의를 했는데, 임기 만료가 아직 남아있고 향후 상황에 따라 종회가 한 차례 더 열릴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었다”며 “종헌 개정안이 통과된 상황에서 관련 질문에 함구할 수도 없고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향적 스님은 건전한 종회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님은 “사람들은 종도를 대표하는 종회의원 스님들이 종도들의 뜻에 따라 불교적 가치관과 철학을 가지고 논쟁하고 입법하는 모습을 기대하지만 대부분 충족하지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아울러 회기 등 종헌종법에서 보장하는 중앙종회 의사 일정이 단축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회기가 5일이면 1~2일 만에, 15일이면 종정감사를 포함해도 4~5일이면 끝난다. 건전한 종책 제의와 토론으로 오히려 회기를 연장해달라고 요청해도 모자랄 텐데 아쉬운 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