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니 스님의 조계종 법규위원과 호계위원 참여의 길이 열렸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향적 스님)는 6월 25일 열린 제198회 임시회에서 종헌개정및종법제개정을위한특별위원회(이하 종헌종법특위)가 발의한 네 가지 종헌 개정안을 모두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첫 번째 종헌 개정안은 총무원장, 호계원장, 법규위원장, 법규위원의 자격을 상향하는 안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총무원장과 호계원장, 법규위원장 자격을 법계 종사, 승납 35년, 연령 55세 이상의 비구이다. 법규위원의 자격은 법계 종사·명덕, 승납 30년, 연령 50세 이상의 ‘승려’로 규정함으로써 비구니 스님도 법규위원에 참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두 번째 종헌 개정안은 중앙종회의원의 자격에 법계를 명시한 것이다. 개정안은 종회의원의 자격을 법계 중덕·정덕, 승납 15년 연령 35세 이상으로 명시했다.

세 번째 종헌 개정안은 종정 자격조건 중 연령을 기존에서 5세 상향한 70세로 바꾸는 것을 포함해 ▲원로회의 명칭을 ‘원로회’로 변경 ▲사찰 및 경내지 정의 ▲법인 설립 승인 사항 명시 ▲원로회의 의장 임기 단임화 ▲미등록 사설사암 및 미관장법인의 재산관리인, 임원의 선거권 및 피선거권 제한 ▲종정 자격을 연령 65세에서 70세로 상향 ▲교육원장 포교원장 자격을 종사로 개정 ▲중앙종회의원과 교구종회의원 겸직금지 조항 삭제 ▲초심호계원장 법규위원장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소청심사위원장을 중앙종회서 선출하고 불신임 ▲총무원 및 본사 부서 직제에 관한 사항을 종법으로 규정 ▲총림 구성요건을 선원, 승가대학 또는 승개대학원, 율원 또는 율학승가대학원으로 규정, 강원을 승가대학 또는 승가대학원으로 명시 ▲방장 자격에 대종사급 추가, 방장 중임 금지, 단 현재 방장은 중임 가능 ▲총림 인사 사항 규정 ▲포상을 종법으로 규정 ▲징계 종류에 벌금 변상 신설하는 것 등이다.

비구니 스님의 호계원 참여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네 번째 종헌 개정안도 세 번의 부결 끝에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개정안은 재심호계위원의 자격을 법계 종사, 승납 30년, 연령 50세 이상의 비구로 규정하고, 초심호계위원을 9인으로 개정하며, 위원 자격을 법계 종덕·현덕, 승납 25년, 연령 45세 이상의 승려로 규정했다. 비구니 초심호계위원은 2인으로 규정하되 비구니 호계위원은 비구를 갈마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초유의 비구니 의원 전원 퇴장 사태로까지 불거졌던 지난 종회와 달리 이번 임시회에서는 큰 논쟁 없이 비구니 호계위원 참여 법안이 통과됐다. 다만 종호 스님 등 일부 비구 의원 스님들이 비구 승단이 비구니와 여성인권을 무시하는 것처럼 비춰진 비구니회 성명 등에 딴지를 걸었다. 종호 스님은 “종헌 개정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려는 게 아니다. 두 번이나 부결되면서 논란이 많았는데, 마치 비구들이 여성인권을 무시하고 비구니를 탄압하는 것처럼 하는 행동들은 문제가 있다. 비구니 스님들이 이 부분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비구니 의원인 일운·상덕 스님은 “비구니 종회의원들이 퇴장하는 등 성숙하지 못한 모습을 보인 적도 있다. 사과드린다. 비구니 갈마는 비구니가 하도록 율장에도 나와 있고, 행자교육원 등에서도 비구니가 여행자를 갈마한다. 이번에는 꼭 통과시켜달라. 간청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