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원장 자승 스님)이 '법인법'의 미비한 점을 보완한 '법인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 대체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총무원은 6월 17일 열린 제17차 종헌개정및종법제개정을위한특별위원회(위원장 장적 스님)에 법인법 대체입법안을 보고하고 의원발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체법안은 법인의 종류를 상세히 분류하고 재단법인 선학원 등 사찰보유법인에 대한 내용을 다소 수정해 마련됐다.

대체입법에서 '법인'은 종단법인, 사찰출연법인, 사찰공동출연법인, 승려법인, 사찰보유법인, 사찰법인, 종단등록법인, 미등록법인 등으로 분류됐으며, 사찰보유법인과 사찰법인을 제외한 법인은 법인 명칭에 '대한불교조계종'을 명기하지 않아도 된다.

선학원 관련법인 사찰보유법인의 정관은 현행 이사의 3분의 1 이상을 중앙종회에서 선출토록 한 것을 4분의 1 이상을 총무원장 복수 추천에 의해 선출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또 선학원 이사 추천 및 선출 절차는 대체입법 시행 후 발생하는 결원 이사부터 적용하게 했다.

그러나 법인법 대체입법안이 원만하게 성안될지는 알 수 없다. 법인법과 관련해 선학원과 날을 세우고 있는 수덕사 측의 반발이 예상되는 데다 선학원 역시 2002년 합의를 준수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차 종헌종법특위 회의에 참관한 수덕사 정범 스님은 발언권을 얻어 "수년간 만들고 작년에 통과된 법안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폐기한다는 것이 당황스럽다. 법인법을 합리적으로 수정한다는 것 같은데 무엇이 빠져있는지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범 스님은 "대체입법안에 따르면 수덕사가 선학원에 3~4가지를 양보하는 안으로 올라왔다"며 "작년부터 생긴 결원이사 3~4명에 대한 양보, 이사 3분의 1에서 4분의 1로 양보, 총무원장과 종회를 거쳐 파견하는 것을 총무원장 복수 추천안으로 수정한 것 등, 여러 방면으로 종도들의 의견을 수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선학원 측은 "우리가 말하는 것은 법인의 고유권한을 침해하지 말라는 것이고 2002합의사안이 일방적으로 파기됐다"며 "법인의 고유권한을 침해할 시에는 선학원 이사회에서 결의한대로 법인법과 관련해서 대화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했다.

이석심 총무차장은 안건 보고에 앞서 "현 법인법에 따라 등록신청을 받으니 대부분 법인이 반려사항을 가지고 있었다. 법인과 관계된 스님들이 많고 종회의원 선거 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박탈당할 가능성이 많아 '법인법'을 전체적으로 수정해 대체입법으로 제정하려고 한다"며 "총무원장 스님의 지시로 법인법개정위원회에서 정리하다보니 입법 기간 등이 부족해서 의원발의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의원발의 입법 기한은 오는 18일이다. 이날까지 종회의원이 '법인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을 발의하면 상임위원회인 법제분과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총무분과위원회에서 검토한 후 의장단 및 상임분과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안건 상정 여부가 결정된다.

종헌종법특위 위원장 장적 스님은 회의를 마무리하며 "총무원장 발의로 제안된다면 뜻을 모아 보완할 텐데 의원발의는 해당 소위에서 다뤄져야 하기 때문에 특위에서는 의견만 줄 뿐 상임위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오늘 보고를 받았으니 검토 후 다음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하자"고 했다.

이날 회의에는 위원장 장적 스님을 비롯한 법안, 일문, 구과, 만당, 오심, 장명, 정념, 함결 스님 등 특위위원과 총무부장 정만 스님과 기획실장 일감 스님, 재무부장 보경 스님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