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송전탑 행정대집행에 대한

대한불교조계종 환경위원회의 입장

안타깝게도 많은 국민들의 우려와 당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폭도들도 아니고, 평생을 살아온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하는 노인네들을 대상으로 2014년 6월 11일 오전 6시 밀양송전탑 행정대집행을 집행하였다. 잘 알다시피 밀양송전탑은 지역주민의 동의도 없었고, 보상도 없이,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사업이었다. 정책결정과정에 제대로 된 대화와 협의, 그리고, 보상과 지원도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21세기 정부기관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밀양송전탑 건설사업은 밀양주민들의 주장대로 필요하지도 않은 사업이고, 경관훼손, 환경파괴, 전자파피해, 농업피해, 자산가치 하락 등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그것도 국가에너지대책에 관한 중장기적 비전도 없이 전 국민의 합의도 없는 무분별한 국책사업이었다.

더욱 공권력의 무자비한 집행으로 인해 힘없는 국민들은 정부가 보호하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사례를 낳았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정부가 있는 사람과 자신들만의 기득권을 보호한다는 인식을 주게 된 대표적 사례로 남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분명히 밀양송전탑사태를 바라보면, 처음부터 잘못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사업자체를 추진하고자 하였으며, 국민을 위한 정부가 아니라, 정부를 위한 정부만 있었으며, 주민을 위한 지자체가 아니라, 지자체만을 위한 지방정부만이 있었으며, 공권력을 남용하는 경찰과 국책사업을 위해 뒷짐지고 있는 인권위만 있었다. 마치 한 사람도 구조하지 못하고 세월만 보낸 세월호 사태처럼, 지금에도 밀양지역의 한 국민, 한 주민이라도 살펴주는 정부기관은 없었다. 권력만 행사하려 했지 한 사람의 국민이라도 책임지려하는 정부기관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런 측면에서 다시금 잘못된 관행을 추종하는 현 정부의 행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지난 6월 10일 본 위원회의 행정대집행을 철회하고, 대화로서 해결하라는 건설적 의견을 무시한 정부기관을 규탄하며, 대한불교조계종 환경위원회는 앞으로 국가의 근원적인 해결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을 다짐하면서, 본 환경위는 앞으로 다음과 같은 활동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무엇보다 밀양송전탑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부가 다시 대승적 입장에서 국민 한 사람의 억울함이라도 해결해 주겠다는 자세로 진정성을 갖고 대화로 해결하는 좋은 선례를 만들기를 재촉구한다.

둘째, 밀양송전탑문제는 정부정책의 투명성과 정책결정의 합리성이 중요함을 일깨우는 대표적인 사안중의 하나이므로 국가사업의 투명성제고를 위해 더욱 관심을 갖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셋째, 밀양송전탑문제는 국가전력의 모태가 되는 국가에너지계획의 근원적 전환이 없이는 해결될 사안이 아니므로 국가에너지계획의 전환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국가에너지계획 워크샆 개최)

넷째, 밀양송전탑문제는 불교계내 에너지전환과 절약 등을 통해 이 시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사찰내 신재생에너지의 활용 및 에너지절약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구할 것이다.(사찰신재생에너지 사례개발, 불교에너지네트워크구성 및 정책개발)

다섯째, 밀양송전탑문제는 국제적 공조와 유대를 통해 실질적인 지구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선진국에 대한 사례연구와 국제적 유대를 강화하도록 할 것이다.(국제공동세미나개최(7월 3일 한일공동세미나 개최예정) 및 신재생에너지 선진국답사 및 적용)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크나큰 전환을 위한 한발 한발을 준비하며, 다시는 잘못된 정책과 힘없는 국민들이 억울해 하지 않도록 대한불교조계종 환경위는 생명과 평화를 위한 노력을 함께 할 것을 다짐하고자 한다.

2014년 6월 12일

대한불교조계종 환경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