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종단본 부처님의 생애를 집필한 성재헌 씨의 신간 커피와 달마가 나왔다.

‘아, 커피 한잔 마시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불교 입문서인가 보구나.’

무턱대고 지레 짐작하며, 몇일동안 책을 신간 더미위에 얹어놓았다. 그리고 몇일이 지나 책 소개를 하기 위해 책 첫장을 펼쳐보니, 책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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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과 달리, 이 책은 소설이었다.

‘법사가 소설을 쓰다니…’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읽기 시작한 소설의 내용은 단숨에 읽어내려갈 정도로 흥미로웠고, 글의 구성은 탄탄했다.

소설의 간단하게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주인공 이종익은 부도 위기에 몰린 중소기업의 사장이다. 회사가 위태로우니 가정이 평안할 리 없다. 그는 만사에 무기력하고 하주동일 편두통에 시달린다. 그러던 중에 노스님 한 분을 만나 삶의 전환점을 찾게 된다. 패배자의 그늘을 짙게 드리우고 살던 그는 점점 주변 사람들과 힘을 모아 회사를 바로세우고 좋은 가장으로 돌아간다. 그는 자신의 삶을 바꾸어준 좌선에 더욱 심취하게 된다.

이같은 줄거리 속에서 작가는 불교의 교리와 수행법을 아주 쉽게, 독자들에게 전한다. 주인공 이종익은 불교나 좌선에 특별히 기대하는 것도 없으면서 의심만 잔뜩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이처럼 작가는 너무도 평범한 인물, 우리 일상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세계’로 생각되는 명상을 대중의 눈높이로 끌어내렸다.

주인공이 변모해가는 과정을 들여다보는 재미에 빠지다 보면, 어느덧 주인공의 고민이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달마암의 노스님은 불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를 부정하는 주인공에게 부처님 가르침 속에 정답이 있음을 깨우쳐준다. 그리고 좌선을 권하여 주인공이 매 순간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참 의미를 찾도록 인도한다.

이 책은 엄밀히 말하면, 소설이라는 양식을 빌어 쓴 <아주 쉬운 불교수행 입문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물 흘러가듯 술술 넘어가는 줄거리 속에서 작가의 탄탄한 내공이 시종일간 번뜩이고 있다.

<커피와 달마>는 좌선이 궁금했던 사람들, 좌선을 실천해보고 싶었으나 방법을 몰랐던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좌선법이 맞는지 자신없던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작가 성재헌은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김천고를 졸업하고, 동국대 불교학과 졸업후 해군 군종법사로 활동했다. 이후 동국역경원 역경위원으로 <대당내전록> 등을 번역하고 한국불교전서 번역위원으로 <선문오종강요>, <환성시집>, <영월당문집>, <선학입문> 등을 번역했다.

조계종출판사 간행 <청소년 불교입문>과 <부처님의 생애> 편찬에 참여하는 등 불교 대중화를 위한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