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그토록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우리 문화재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장 많은 신자를 가지고 있다는 불교. 그러나 그런 말들은 10대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다.

어린이·청소년에게 불교는 기독교·천주교에 비해 덜 친숙하다. 친숙은커녕 절에 가면 오색의 단청이 무섭다는 반응이 더 많다. 불교에서 쓰는 용어도 젊은이들에게는 낯설다.

절들이 대체로 주거지와 떨어진 산속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청소년에 무관심한 탓이 더 크다.

나와는 상관이 없는 사람들이나 믿는 종교, 또는 왠지 모르게 형이상학적이고 심오한 철학으로 느껴지는 것이 불교다. 모든 것이 불교를 잘못 가르친 불교계의 책임이다. 그나마 이런 책들이 불자들 개인의 원력으로, 또 그 원력을 높이 산 출판사의 혜안으로 세상에 빛을 보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철수와영희’라는 재밌는 이름을 가진 출판사에서 《10대와 통하는 불교》라는 책을 펴냈다. ‘청소년이 만나는 싯다르타’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불교와 관련된 14가지의 주제와 16가지 질문을 통해 불교의 기원, 한국 불교의 역사, 불교 문화 등에 대해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 맨 마지막 장 ‘세심사 가는 길’은 가상의 절을 설정해, 불교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절에 대한 인문적 정보를 가지고 답사를 할 수 있게끔 구성했다.

지리산 실상사 도법 스님은 이 책을 추천하면서 “불교는 있는 그대로 실상을 보고 사고하며 살아가자고 얘기하는 종교”라며 “엄연한 진실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불교인만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이 10대 청소년에게 재미있게 읽힐 수 있을 것 같다”고 추천했다.

이 책은 어린이·청소년이 불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쓰여졌다. 석가모니가 누구인지로부터 시작해 불교의 세계관, 불교의 인간관, 다른 종교와 불교의 관계, 불교의 여성관, 수행과 노동, 깨달음, 불교의 여러 종파, 108배의 의미 등을 평이한 언어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싯다르타·석가모니·붓다·부처는 모두 같은 말인지, 불교 신자들도 일요일마다 절에 가는지, 스님들은 왜 고기를 먹지 않는지, 스님들은 왜 목탁을 치는지, 스님들은 왜 회색 옷만 입는지, 왜 부처님 오신 날에 연등을 다는지, 절에 있는 불상은 왜 금빛으로 칠해져 있는지 등 어른들도 궁금해 할 불교의 전통을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책 말미엔 가상의 절을 통해 절의 입구인 산문에서부터 대웅전, 관음전, 명부전 등 절마다 있는 건물의 이름과 유래 등을 일러주고 있다.

*저자 강호진은?

소설가. 부산에서 태어나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에서 살고 있다. 불교와의 인연은 중학생 때 어머니를 따라 해인사 백련암에 올라가 삼 천배를 하고 성철 스님에게 일각(一角)이란 불명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오직 일체중생을 위해서 살라’는 성철스님의 가르침에 깊은 감명을 받았지만 지금껏 별달리 일체중생을 위해 살아본 적이 없다. 좋은 스승을 만나고도 그 가르침대로 살지 못한 마음의 빚을 조금이나마 갚는다는 심정으로 <<10대와 통하는 불교>>를 썼다. 쓴 책으로는 소설 <<한 방울의 물을 마르지 않게 하는 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