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미얀마 종교성에서 편찬한 불교입문서(Introduction to Buddhism) 〈불교입문Ⅰ,Ⅱ〉(도다가마을)의 한국어판이 출간됐다. 대표적인 불교국가이며, 테라와다 전통이 가장 잘 전승되고 있는 미얀마의 종교성에서 불교인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편찬한 입문서다. 이 책은 정부 차원에서 편찬된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불자들에게 요긴한 내용들이 매우 잘 구성되어 있다. 워낙 짜임새 있게 편찬되었다는 평판을 받고 있어, 영어는 물론 중국어, 베트남어로 번역 출간되었고, 이번에 강종미 불자에 의해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이 책의 목차만 살펴봐도 이 책의 가치를 짐작하는데 모자람이 없다. 우리에게 왜 이런 구성의 불교입문서가 없었나, 안타까움을 느꼈을 정도다.

이 책은 불교도라면 마땅히 숙지해야 할 부처님의 가르침을 연령대별로 삼등분하여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제 1부 아름다운 시작(ādikalyāṇa), 제 2부 성숙한 중반(majjhekalyāṇa), 제 3부 훌륭한 완성(pariyosānakalyāṇa)으로 구성되었고, 전 2권으로 편집됐다.

위 세 가지 주제는 삶의 단계를 시작, 중간, 마지막 단계로 나누되 각 단계마다 아름답고 훌륭한 삶을 영위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책에서 제시한 단계별 과제와 조화를 이룬 삶이라면, 비로소 ‘아름다운 불교인’이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제 1부는 ‘입문자의 자세, 계율, 삼귀의, 사람의 도리, 위험을 피하고 축복을 불러오는 보호경’에 대한 설명이다. 제 2부는 ‘부처님 명호 염불, 염주 수행법, 업, 악행, 선행, 보시, 계율, 수행, 경전 등 참된 불자로서의 실천’에 관한 내용이다. 제 3부는 ‘법의 본질, 사마타 명상, 위빠사나 명상 등 수행법’에 관한 설명이다.

연령대 별로 구분했지만, 굳이 ‘나이에 구속됨 없이’ 자신의 지혜, 바라밀, 필요에 따라 장章을 넘나들며 이해하면 된다. 예컨대 불교의 기초 지식을 넓히고 싶은 이는 2부를 참고하고, 수행을 알고픈 사람은 3부를 먼저 읽어도 무관하다.

이 책은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사람, 불법에 귀의하려는 입문자, 불교 지식을 넓히려는 불자, 지적 호기심으로 불교를 탐구하는 사람 등 누구에게나 유익한 길잡이로서 손색이 없다.

미얀마 종교성 편찬’ 〈불교입문〉이 담고 있는 내용을 몇 가지 살펴보자.


종교의 기원과 불법의 지향

이 책에서는 종교의 기원, 신앙의 초기 형태 등을 시작으로 종교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불교의 주체인 ‘부처님, 불법, 승단’의 의미와 이를 따르고 믿어야 하는 이유를 합당한 의미로 제시한다. 더불어 스승과 부모님을 존경해야 이유, 부모와 자신의 관계, 스승과 제자의 관계, 친구의 도리, 남편의 도리, 부부의 도리 등 세상사의 보편성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합당한 논리적인 사고와 이해로써 깨끗하고 바른 마음을 지닌 사람이, 참된 믿음으로 종교의 가르침을 실천하여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종교를 믿는 일이 두려움, 누군가의 강요, 돈과 권력을 얻으려는 그릇된 생각에서 비롯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진리의 가르침을 보고 실재하는 진리를 깨닫고자 하는 올바른 마음으로 귀의하고 공경하여야 하고, 기도와 신앙, 수행을 통해 현세의 평화와 윤회의 괴로움을 벗겠다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지녀야 한다고 말한다.


보호경과 염주 염송의 이익

불교인은 하루의 시작을 ‘모든 중생의 몸과 마음이 평안하기를!’ ‘오늘도 선행을 실천하자’란 자애심과 바른 결심으로 열어야한다. 자애심은 슬픔과 비탄을 승화시키는 훌륭한 마음이다. 믿음을 굳건히 하면서 바르게 생활하려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선행을 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은 축복경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세다.

인간계 등 31천을 윤회하는 중생들은 위험과 고통에서 벗어날 방도를 모색하려 다양한 시도를 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부처님의 설법, 게송, 보호경에 의탁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11가지 보호경 중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게송과 좋아하는 게송을 찾아 암송하면 위험을 막아줄 튼튼한 울타리를 세우는 것과 같다고 하시며 11가지 보호경의 이익을 말씀하시고서 염송할 것을 권장하셨다.

31천의 모든 존재는 스스로 쌓은 업에 따라 환경과 귀천이 다르게 태어난다. 인간으로 태어나도 과거 업에 따라 빈부귀천이 갈린다. 비천하게 태어난 사람이 스스로의 노력과 주변의 도움으로 더 나은 삶을 모색하는 것은 ‘행하는 현재의 업行業’과 ‘지지支持하는 업’이 된다. 이럴 때 관련된 바른 법과 게송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면 행업과 지지하는 업을 더 나은 방향으로 쌓게 되어 좋은 결과를 빠르게 성취할 수 있다.

불교의 수행법 중에 염주 염송 또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염주 수행의 결과는 대상과 방법 및 본인의 마음 상태가 관건이다. 부처님의 공덕을 진심으로 염송한 이익이 없을 리 없거니와, 법과 승가의 공덕 또한 선업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삼보를 대상으로 염송했다면 삼보의 가피 속에서 보호 받을 것이다.

32부정관을 대상으로 삼아 염송하면 신수념身隨念을 얻게 되고, 다른 사마타 수행법이나 위빳사나를 대상으로 삼으면 수행 주제에 따른 결과를 얻을 것이다. 보호경으로 기도하면 갖가지 위험에서 보호받을 것이다. 위빳사나 주제를 염송하면 선정, 도, 과에 이를 것이다.


업의 올바른 이해

업은 물질과 정신의 무더기로 구성된 ‘사람’이란 존재가 말, 몸, 마음으로 빚어낸 모든 ‘일’을 뜻한다. 지혜로써 자세히 살펴보면 인간이란 존재는 몸으로 일하고 입으로 말하며 마음으로 쉼 없이 생각을 일으키고 있다. 매 순간 몸, 말, 마음으로 빚어내는 무수한 ‘일’들이 곧 ‘깜마(업)’다.

아침부터 밤까지 저마다 뜻을 세우고 몸을 움직이며 말로써 소통하며 사는 것을 불교적으로 표현하면 ‘종일 업을 짓는다’이다.

외모, 습관, 생활상, 직업 등 저마다 다른 형상과 조건 속에서 맡겨진 역할에 충실하려 애쓰는 것이 삶이다. 교사, 판사, 군인, 농부 등 역할에 따라 호칭 또한 구별된다. 각 형상과 조건에 따른 각각의 명칭을 사용하며 서로 명칭을 부른다. 선생님, 변호사, 재판관, 판사, 경찰, 군인 등으로 명칭도 구별된다. ‘업’을 근거로 주어지는 형상과 조건에 따라 호칭이 결정되고, 보수 등이 달라지며, 생활과 환경 또한 달라진다.

매 순간 특정한 의도를 일으킨 마음의 에너지가 축적되면 내생에도 비슷한 의도로 발현된다. 이생에서 선한 의도를 많이 일으킨 사람은 축적된 선한 의도로 좋은 결과를 다음 생에서 받을 것이다. 씨앗이 싹을 틔워 열매를 맺고 불이 난 곳에 연기가 피어오르듯, 원인과 결과의 연결 고리는 빈틈없이 필연으로 귀결된다. 업이란 사람의 힘이자 에너지다. 업을 일으키는 주체가 중생이다. 따라서 업과 중생은 동전의 양면처럼 분리할 수 없는 관계다. 현재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과거생의 업 때문이라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 과거생의 업의 힘과 이번 생에 행한 업의 힘이 결합해서 지금의 조건으로 생멸하고 있다고 이해해야 한다. 과거와 현재가 결합하여 현재의 결과가 있다. 또 현재의 행위가 미래의 결과를 일으키는 힘을 지니는 이치를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윤회란 무엇인가?

부처님께서 윤회를 어떻게 설명하셨는지 살펴보면, 윤회가 어떤 것인지 우리의 제한된 안목으로도 조금은 짐작할 수 있다.

한량없는 삶, 끝없이 윤회하며
집짓는 자, 누구인지 찾아 헤매며 거듭 윤회했나니
아, 태어나는 괴로움이여
오!
이제야 몸과 마음의 집을 짓는 갈애를 보았어라.
다시는 이 집을 짓지 못하리.
몸과 마음 더미의 집
서까래는 흩어지고
무명의 지붕은 부서졌나니,
조건 지어진 연기에서 벗어난
마음은 닙바나에 이르고
갈애의 소멸을 얻었음이라.

부처님께서 ‘한량없는 삶, 끝없이 윤회하며’ ‘집 짓는 자를 찾아 헤매며 거듭 윤회했나니’ ‘다시는 이 집 짓지 못하리’ 등의 구절을 통해 윤회를 말씀하신다. 불법의 최종 목표인 열반에 도달해야 윤회의 고통을 그칠 수 있다고 하신다. 윤회는 열반과 더불어 불교를 지탱하는 주된 기둥이다. 부처님께서도 4아승지겁과 십만 대겁을 윤회하시며 헤아릴 수 없는 바라밀을 닦아 십바라밀을 완성하신 뒤, 마침내 붓다를 이루시고 대열반에 드셨다. 윤회는 존재가 돌고 도는 무대로서 불교의 기본 바탕이다.


수행의 의미

부처님께서 중생을 윤회의 고통에서 제도하려고 펼치신 불법의 핵심은 ‘계율, 사마디, 지혜’로 요약된다.

부처님께서 통찰하신 고통의 원인은 오욕(五欲 : 형상, 소리, 냄새, 맛, 몸의 느낌)에 대한 쾌락에 탐닉하는 갈애慾欲, 삶에 집착하는 갈애有欲, 생의 종결에 집착하는 갈애無有欲의 기사에 만족하셨습니까?
자발적 유료 독자에 동참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