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출판부가 20년간의 공백을 깨고 <성철스님의 화두공부하는법>을 출판하며 부활을 알렸다.

해인사출판부는 1989년 설립 이후 <월간 해인>을 비롯해 성철 스님의 <육조단경지침서>, <자기를 바로 봅시다>, 이철수의 <새도 무게가 있습니다>, 현응 스님의 <깨달음의 역사>, 현진 스님의 <삭발하는 날> 등 걸출한 책들을 출판해오다 1994년부터 잠정적인 휴면상태에 들어갔다.

월간해인 편집장 종현 스님(사진)은 7월 14일 오후 5시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간담회를 열고 해인사출판부 재개를 알렸다.

종현 스님은 “해인사 대장경 세계문화축전을 계기로 간화선 선양과 출판문화 이바지를 위해 해인사출판부를 다시 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총판은 조계종출판사가, 기획 및 저술은 해인사출판부가 담당하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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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찬 재기를 꾀하는 첫 번째 책은 수좌들 사이에서 녹음과 메모 형태로 전해오던 성철 스님의 소참법문을 정리한 <성철스님의 화두공부하는법>이다.

성철 스님의 화두참구와 관련된 이전 출간물들과는 달리 이 책은 성철 스님이 화두참구에‘어째서?’를 강조한 이유와 그 실참법을 구어체로 그대로 담았다.

성철 스님은 이 책을 통해 “화두는 반드시 선지식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고 전한다. 책을 보거나 임의대로 화두를 들다보면 병이 나거나 공부가 막히기 쉬우므로 선지식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본래부터 참구하던 화두를 바꾸지 말라, '스스로 깨달았다'고 생각하며 양심을 속이지 말라는 내용도 각각의 장에 담겼다.

성철 스님은 잘못된 공부법으로 인한 병도 경계했다. 화두하는 법이 잘못되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하더라도 무기병에 빠지거나 자기공부가 최고라는 아상에 빠질 수 있으므로 ‘어째서?’를 화두에 넣어 참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록으로 화두를 공부하려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아홉 가지 화두도 실렸다.

종현 스님은 “듣기 좋게 바꾸는 데서 왜곡이 생겨난다”며 “이 책은 녹취록을 푼 것처럼 스님의 사투리가 그대로 묻어있는 법문으로 화두참선의 엑기스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두를 받고 공부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목표를 두고 공부하는 사람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라며 “누군가를 찾아가 화두에 대한 가르침을 받기 어려울 때 스스로를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해인사출판부의 새출발에 따라 불자들은 매년 2권의 해인사출판부 새 책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종현 스님은 “월간 해인을 통해 등단한 스님들의 글을 출판하고 싶다”며 “다음 책으로 선재동자의 53선지식 구법여행을 담은 화엄경80변상도화보집을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성철 스님의 화두공부 하는 법┃성철 스님┃해인사출판부┃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