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방대한 아함의 불음(佛音)을 한 권으로 쉽게 풀어 엮은 책이 부처님오신날을 즈음해 출간됐다. 붓다의 본생과 탄생, 성장과 출가, 수행과 전도, 열반에 이르기까지, 읽는 이의 가슴을 울리는 붓다의 감동적인 생애가 펼쳐진다. 붓다의 일상적인 삶과 수행생활, 45년 간의 방대한 설법의 에센스가 오롯이 정리되어 있는 책이다. 대중들에게 맞춰 쉽고 재미있게 써 불교 성전 엔솔로지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장종천 법사가 편역한 〈땡큐 붓다〉(운주사)가 그 책이다. 석가모니 붓다의 사상과 철학을 쉽게 풀이한 책이다.

이 책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붓다는 어떤 모습으로 투영되고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집필됐다. 2600여 년의 세월을 지내오는 동안 붓다는 종교의 교주로서 다분히 신격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의 가르침 또한 다양한 종파와 갈래를 형성하며 복잡·세밀·번쇄·방대·심오해지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면서 차츰 붓다의 모습 가운데 인간적인 모습은 사라지고 인간과 동떨어진 범접하기 어려운 대상으로 변화되어 갔다. 물론 어떤 신보다도 더 완벽하고 훌륭한 완전한 인간이지만 2600년 동안 형성된 붓다의 모습은 인간의 모습보다는 절대적인 능력을 갖춘 신의 모습에 가까워져 있었다.

이 책은 붓다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위대하기가 비길 데 없는 붓다의 모습을 찾아나선 기나긴 여정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근래에 들어 한국불교계에도 붓다의 각색되지 않은 모습과 그 가르침의 우너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초기경전, 즉 니까야 읽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고, 관련 서적들이 다수 출간되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그 양이 방대해 불교학자가 아닌 일반인들은 붓다의 참모습과 가르침의 진수를 쉽게 맛볼 수 없다는 점이다.

장종천 거사는 니까야 중에서 붓다의 생생한 모습이 담긴 내용들을 가려서 붓다의 삶은 가감없이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가능하면 쉽고 일상적인 언어로 붓다와 일반인 사이의 간격을 최소화했다. 누구나 붓다의 삶에서 나오는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니까야의 구성을 해체해 붓다의 일대기에 따라 연대기 순으로 재구성함으로써 독자들이 붓다의 일평생을 따라가며 그 가르침을 만날 수 있게 한 것은 매우 뛰어난 시도가 아닐 수 없다.

난해한 가르침보다는 삶의 의미를 일깨우고 희망과 용기를 주는 내용들을 간추렸고, 무상, 고, 무아의 삼특상과 사성제, 삼법인, 팔정도, 연기 등 불교의 주요가르침과 위빠사나 통찰명상에 대한 가르침 등이 중심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이 책을 읽어가노라면 독자들은 붓다의 목숨을 건 수행 과정과 전법의 원력, 그리고 그 누구도 걸어가지 않았던 새로운 깨달음과 통찰의 지혜를 만날 수 있다.

모든 신비와 덧칠을 벗겨낸 붓다의 민낯은 어떤 모습일까? 모든 각색과 주관을 걷어낸 다르마의 맨살은 어떤 것일까? 이 책을 통해 그 해답을 찾기 바란다. 그것이 부처님오심을 가장 잘 찬탄하는 길일 것이니.

참고로, 저자 장종천 법사는 그 해답을 찾은 후 외마디로 그 감동을 표현했다. 그것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땡큐, 붓다”이다. 926쪽, 33,000원.

*저자 장종천 법사는?

홍익대 미술공부를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불교공부를 했다. 1976년 화엄사로 출가해 해인사, 영각사, 미얀마 등에서 수행했고, 불교를 주제로 서양화 개인전을 4회 걸쳐 했다. 석천사 주지로 있으면서 청소년 교화활동으로 전국 포교대상을 수상했다. 1985년 이후, 재가법사로 활동하며, 시민운동에 동참해 우리말살리기운동 진주지부장, 바른정치실현 진주시민모임 의장, 진주영상미디어대표, 전주시민단체협의회 의장, 진주참여연대 상임대표, '진주신문' 사장을 역임했다. 2001년부터 비영리 문서포교지 〈월간 산방〉을 발행하고 있으며, 현재 허브산방 갤러리 관장, 위빳사나 명상센터 아침고요산방 원장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