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불교의 역사를 계환 스님의 쉽고 명쾌한 언어로 풀어 쓴 책이 발간됐다. 민족사의 불교입문총서 시리즈 7권 <중국불교>이다.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서 불교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해주는 듯 <중국불교>는 불교가 중국에 전래됐던 서한 말부터 중화인민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전 역사를 관통하고 있다. 이 책은 외래 종교인 불교가 중국인들의 정신적 버팀목이 되기까지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기존의 중국 사상과 문화에 대처하기 위해 어떠한 방법을 강구했으며 중국인들과 동화하기 위해 어떻게 변화했는지 많은 예화를 통해 보여준다.

크게보기책은 중국불교사의 굵직한 사건 및 인물들, 사상의 계보를 시종일관 당시의 사회·정치적 배경과 연관 지어 서술한다.

특정 시기에 특정한 사상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고는 사상 연구나 역사 연구가 가능하지 않다는 저자의 뜻이 반영된 것이다.

따라서 독자들은 저자의 시점을 따라 여러 각도에서 중국불교사를 관찰함으로써 중국불교를 보다 면밀하고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는 불교가 국가종교로서 장려되거나 반대로 탄압받는 등 정치의 한가운데에서 발전하였기 때문에 책을 통해 중국 역사 속 정치의 작은 풍경들을 엿보는 한편 ‘중화의식’을 토대로 한역대장경을 탄생시키고, 중국 고전의 개념을 매개로 불교를 이해하는 격의불교(格義佛敎)를 고안해 내는 등 중국인들이 독자적인 불교를 성립해 나갔던 모습을 볼 수 있다.

중국불교가 기존 중국 사상인 도교 및 유교와 어떻게 관계 맺으며 발전해 왔는지 살펴보는 것도 이 책의 묘미이다. 불교와 불타에 대해 문답을 펼치는 ‘모자이혹론’의 설명 부분에서는 불교 전래 당시 민간의 수용 상황을 짐작케 해 더욱 흥미를 자아낸다.

무엇보다 한국불교는 인도불교가 아닌 중국불교 기반을 두고 있다. 천태나 화엄 같은 한국불교의 대표적 교리가 중국에서 체계화됐으며 선종과 정토종도 중국에서 발달하고 전개된 종파들이다. 이처럼 한국불교가 중국불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불교 연구자뿐만 아니라 국내의 불교 입문자들에게도 <중국불교>는 불교 이해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365쪽, 16500원.

계환 스님은?

운문사 불교전문강원 대교과를 졸업했다. 일본하나조노(花園)대학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교토 붓교(佛敎)대학 대학원 석·박사 과정 수료 후,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학장과 대학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불교학과 교수와 중앙도서관장을 맡고 있다.

옮기거나 집필한 책으로 『홍명집』, 『중국불교사』, 『중국화엄사상사연구』, 『똑똑똑 불교를 두드려보자』(공저), 『고려대장경연구』(공저), 『화엄사상사』, 『경전산책』, 『상식으로 만나는 불교』, 『일본불교사』, 『대승불교의 세계』, 『현수 법장연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