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의 세시풍속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에 담긴 자연의 순환리듬 속에서 형성됐다. 또한 태어나서 죽음을 맞이하는 삶의 마디마다 치르는 일생의례는 우리 민족의 불교적 삶을 의미한다.

불교 세시풍속, 불교의례, 일생의례 등 세 가지를 하나로 엮어낸 책이 발간됐다. 불교민속학자 구미래, 조계종 교수아사리 자현 스님, 불교 칼럼니스트 이미령이 집필하고 조계종 포교원 포교연구실이 엮은 한국불교 세시풍속의 길라잡이 <절에 가는 날>(조계종출판사)이다.

크게보기제1부 ‘불교 세시풍속’은 설에서 윤달의 가사불사에 이르기까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절기마다 담긴 불교세시풍속에 관해 구미래 박사가 이야기 한다. 단순히 불교와 절기의 상관관계만을 엮은 것이 아니라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설에 부처님 전에 통알하는 의미부터 정초에 행해지는 성불도놀이, 사월초파일에 행해지는 호기놀이와 물장구놀이 등을 자세히 서술했다.

제2부 ‘불교의례’는 조계종 교수아사리 자현 스님이 불교5대 기념일과 재일을 중심으로 절에 가는 날을 안내한다. 부처님오신날, 출가재일, 동도재일, 열반재일, 백중의 의미와 각 기념일에 얽힌 이야기, 해석을 낱낱이 제시한다. 불교의 재일 파트에서는 ‘제사’와 ‘재일’의 차이점부터 6재일, 10재일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불교 고유의 기념일을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제3부 ‘일생의례’는 출생, 성년, 화혼, 축수, 임종으로 이어지는 인간의 일생의례를 설명한다. 출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과정과 경전에서 의미들을 찾는 방법을 통해 생의 중요한 순간순간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아이를 낳은 산모, 성년, 부부가 됨을 서약하거나, 나이 듦을 축복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발원문도 담겼다.

조계종 포교원장 자원 스님은 머리말에 부쳐 “불교 세시풍속과 일생의례에 대한 발굴과 전승은 불교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며 “이 책은 한민족의 역동적인 삶 속에서 전승되어 온 이러한 불교 생활문화를 체계적으로 다루어 그 가치를 재조명하고, 불자들이 ‘자연의 순환’과 ‘삶의 순환’속에서 보다 불교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336쪽, 1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