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을 읽다보면 이름도 생경한 아주 많은 식물들과 만나게 된다. 그냥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이지만, 궁금증을 갖게 되면 그 식물의 등장이 하나하나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전에 등장하는 식물, 즉 꽃과 나무 등을 통해 부처님은 우리에게 어떤 가르침을 전하려 하셨을까? 생각이 여기에 미치면 경전 상의 식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크게보기붓다의 탄생부터 열반까지, 즉 불교의 태동과 완성, 전법과 수행의 현장에 함께 있었고, 지금도 함께 하고 있는 경전 속의 식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은 <마음을 밝히는 붓다의 식물 108가지>(운주사)가 출간됐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한 식물의 이야기가 아니라, ‘불교의 역사와 교리의 대변자로서의 식물’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민태영 한국불교식물연구원 원장은 경전에 등장하는 식물들이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마음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데, 또 여기서 더 나아가 수행과 포교의 현장에서 불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로서의 역할도 한다는 데 주목했다.

책의 구성은 전체 2부로 나누어져 있다. 제1부에서는 불교 교리와 부처님의 탄생과 수행, 득도의 과정과 관련된 식물들을 모아 정리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부처님 8대 성지에 관련된 이야기를 수록하였는데, 이는 식물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기에 앞서 부처님의 탄생과 출가, 득도와 입멸의 과정을 통해 불교 식물에 다소 생소한 독자들이 좀 더 쉽게 다가설 수 있게 하려는 의도이다.

제2부에서는 식물을 성상별·특징별·용도별로 나누어, 경관이 화려한 식물, 향기가 있는 식물, 먹을 수 있는 식물, 아픈 사람들을 살펴주는 식물,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는 식물, 독이 있는 식물군 등으로 분류하여 정리하였다.

경전에 등장하는 식물에 대해 천착한 저자의 노력은 전인미답의 길이라는 점에서 일단 평가할만하다. 이 점만으로도 책의 가치는 충분히 입증되고도 남음이 있다.

저자는 말한다. “불교와 종교에 관심이 있는 일반 대중이나 불교신자 모두 식물이라는 익숙한 이야기를 통해 보다 흥미롭고 쉽게 불교 교리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이 책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식물들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와 정보를 접하는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384쪽, 18,000원.


*저자 민태영은?

건국대 대학원에서 생명자원 식품공학을 전공했다. 플로리스트로서 원예치료사와 가든플래너, 건국대 미래지식교육원 실내정원과정 강사로 활동하였으며, 한국식물원연구소 부소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한국불교식물연구원 원장, 한국불교식물컨텐츠연구소 소장, 불교식물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경전 속 불교식물>(2011)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