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소암 스님(한국불교역사문제연구소 소장)의 불교정치 평론집 <정의사회의 불교적 화두>(문지사)가 출간됐다.

만해 한용운 스님을 계승한다는 신념으로 살아온, 불교계 몇 안 되는 승려 칼럼리스트이기도 한 소암 스님은 이 책에서 지난 5년 간 이명박 정권이 저지른 부패와 실정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했던 정치 칼럼 및 논설을 펼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발표한 칼럼과 논설들이지만, 그것이 지향하는 방향과 관점이 새 정권에게도 큰 지침이 될 것을 바라며 출간한 책이다.

이 책은 시대정신과 역사의 중심에 서서 고민하고 행동하면서 써 내려간 구도자이자 정치평론가인 소암 스님의 피나는 수도의 결실이기도 하며, 동시에 세상을 향한 뜨거운 사랑과 열정이 사자후로 결실을 맺은 강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저자 소암 스님은 지난 1987년 제1평론집 <한국불교의 진로>를 펴낸 이후 26년 만에 제6평론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스님은 1980년부터 30년 간 숱한 사회용어를 만들고 보급해 온 우리 시대의 멘토이며 실천불교 사상가로 알려졌다. 스님이 제시하고 재해석해 사회에 널리 통용시킨 불교용어들은 선순환, 산용, 악지식, 순기능, 역기능, 현실정치, 이상정치, 중도실용주의 등이다. 불교 인문과학자로 이론과 실천을 겸한 불교지성으로 세상에 자신의 입지를 정립해가고 있는 소암 스님은 1987년 부산 민주화운동의 대표로 각종 시민운동을 18년 간 펼친 이력도 가지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특징을 ‘권력남용의 교만과 절대 옳다는 독선, 그리고 문제 자체를 거부하거나 모르는 무지와 무능’이라고 일갈하고 있다.

소암 스님은 “은퇴 승려 출신인 필자는 평생 동안 산중수행과 사회참여를 해온 경험으로 한국불교의 장자인 조계종단의 갈등과 해법을 짚어 보았다”며 “그러나 여전히 답답한 심정”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므로 이 책은 한 지식인 승려의 불교와 사회에 대한 고민과 혜안을 전하는 글쓰기 수행의 결과물인 셈이다. 271쪽, 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