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관심은 이제 ‘생태’이다. 지속가능한 발전, 순환, 생명, 녹색 등의 단어는 더 이상 과거의 것을 복원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향해야 할 미래가치로써 주목받고 있다.

불교의 미래 역시 ‘생태’라는 지점에서 세계와 맞닥뜨린다. 가장 생태적인 식사법이라는 발우공양이 그렇고, 순환의 원리에 의해 자급자족하며 살아온 전통사찰문화가 그렇고, 모든 것은 연결돼있다는 연기사상이 그렇다.

크게보기1986년 수행공동체 정토회 창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불교 사회운동을 해온 유정길 에코붓다 이사(사진)가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순환사회를 위한 불교의 미래구상을 담은 <생태사회의 녹색불교>(아름다운인연)을 펴냈다.

‘녹색불교’란 근본으로 돌아간 불교를 말한다. 저자는 “녹색불교는 불교의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으로, 근대적 패러다임과 반대편에 서있는 연기적 가르침이 중요하다는 것을 책을 통해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환경문제를 필두로 모두가 다 부처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품고 있다”며 “환경문제는 연기적 사상을 바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 이제까지의 사회적 의제를 생명평화와 생태적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한다.

제1장에서는 ‘녹색의 세계관과 생태철학’을 주제로 현재의 직선적 세계관과 연기적 녹색불교의 의미를 탐색하고, 제2장은 ‘생명의 가치와 녹색사회’에서는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종류의 현상에 대한 녹색가치를 부여한다. 교육, 노동, 가부장제, 폭력, 동·식물의 가치 등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제3장은 ‘생태적 발전과 대안사회’를 살핀다. 이 장에서는 토건과 개발, 핵 발전 등의 미래를 살펴보고, 개발시대의 대안으로서의 공동체적 사회를 제시한다. 제4장 ‘녹색적 생활양식과 불교’에서는 실제로 녹색불교를 실천하고 있는 불교국가 부탄 등 실례와 종교의 현실을 되짚어보며, 제5장 ‘불교와 사찰의 생태적 가르침과 전통’에서는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생태적 정신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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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생태사회의 문제는 단순히 환경문제라든가 자연보존의 문제가 아닌 세계관의 문제이며 미망에 빠진 과거의 시작을 교정하고 올바른 미래로의 회복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전망 속에 사회의 정의와 불교의 개혁을 바로 보는 시각과 더 나아가 불교 자체를 새롭게 보는 시각을 저자는 제시하는 것이다.

유정길 이사의 20년간의 실천적 경험을 바탕으로 엮인 이 책은 그 자체로도 생태로의 전환 사회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며, 특히나 불교의 사회화를 고민하는 사람에게 훌륭한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294쪽, 1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