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간화선 대법회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선사 9명이 법석에 올라 대중들에게 간화선을 설했다. 이른바 ‘간화선 중흥’을 위한 대규모 법회였다. 참선의 뿌리를 되찾자는 이 같은 움직임은 초기불교와 남방불교 수행 열풍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말미암은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간화선의 위기’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는 이 때, 간화선 입문·수행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간화선의 교과서’라 일컬어지는 대혜종고 선사의 <서장(書狀)>이 우리시대의 대강백 무비 스님의 강설로 쉽게 풀이된 책 <이것이 간화선이다>(민족사)로 재탄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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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은 중국 송나라 최고 선승인 대혜종고 선사가 당대의 지식인들에게 간화선은 무엇인지, 간화선은 어떻게 참구해야 하는지 그 수행방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쳐 준 편지글 65편을 모은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고려시대 보조지눌 국사가 곁에 두고 공부한 이후 강원과 사집의 교재로 자리매김했다.

무비 스님은 간화선을 참구하는 수행자들은 물론 불교를 모르는 일반인들도 <서장>의 내용과 간화선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명쾌한 번역과 통쾌한 해설로 이 책을 엮어냈다.

<서장>은 자상한 편지글인데다 스님들보다는 주로 당대 지식인들에게 일러준 내용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구성됐고, 무비 스님은 <서장>의 내용에 알맞은 선사들의 생생한 일화와 적절한 소재를 인용함으로써 대혜종고 선사의 가르침을 풀어냈다.

무비 스님은 책 머리말을 빌어 “<서장>의 큰 뜻은 참선 공부에서 삿된 견해를 배척해 버리고 바른 견해를 드러내는 데 있다”며 “10대 시절 강원 생활을 할 때부터 지금까지 애지중지하던 선불교의 제일지침서인 이 <서장>의 천착이 선불교에 관심이 있는 많은 사람에게 일미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큰 다행일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윤창화 도서출판 민족사 대표는 “우리 시대의 대강백 무비 스님이 명쾌한 번역과 통쾌한 해설로 간화선의 원형을 되살려 놓았다”며 “이 책은 세계 유일의 간화선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우리나라의 간화선 부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616쪽, 29500원.

무비스님은?

1943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나 1958년 부산 범어사에서 여환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뒤 범어사와 통도사 승가대학 학장, 조계종 승가대학원장, 교육원장, 동국역경원장을 지냈고 현재 범어사 한주로서 활발한 집필활동과 함께 인터넷카페 염화실 (cafe.daum.net/yumhwasil)에서 불자들과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