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동자의 구도 여행과 수승한 불보살의 경계가 다양하게 그려지고 있는 <화엄경>의 ‘입법계품’은 불교문학의 백미로 꼽힌다. 선재동자가 53선지식을 만나면서 괴로움이 사라지고 환희를 느끼며 깨달음의 경계에 들어가는 과정은 진정한 행복으로 나아가는 힐링 여행에 다름 아니다.

조계종 교수아사리 도업 스님이 발간한 <화엄경의 문학성 연구>(운주사)는 삶에 지친 현대인들이 선재동자의 힐링여행에 동참하기를 권한다. 그것도 시가 있고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문학여행의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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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늘날 우리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힐링’에 내포돼 있는 치유의 개념과 선재동자의 구도여행을 일맥상통하는 동일선상에 놓고 입법계품에 나타난 핵심사상이 어떻게 문학적으로 표현되며, 또한 어떻게 화엄사상과 소통되고 있는가를 심도 있게 연구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화엄경>과 불교문학 ▲입법계품의 서술 유형 ▲입법계품의 구성 요소와 표현법 ▲입법계품의 문예적 위상과 가치를 큰 틀로 화엄경이 지닌 문학적 가치에 대해 논한다.

도업 스님은 “장엄하고 화려한 구성을 바탕으로 불도의 근본이념과 수행체계를 웅대하게 전개하고 있는 <화엄경> 입법계품은 불교경전의 집대성이면서 또한 불교문학의 나침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수승한 경전”이라는 결론을 얻는다.

지구상에는 수많은 중생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모여 살고 있다. <화엄경>은 이를 꽃으로 비유하며, 여기에는 중생인 우리 마음에서 피어나는 작은 진실의 꽃도 포함된다.

이름 없는 한 송이 꽃에서도 무한한 우주의 생명이 약동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 우주의 질서에는 빈부귀천 유정무정이 따로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 그것이 바로 <화엄경> 입법계품의 치유 메시지임을 이 책은 문학적 방식으로 설득력 있게 풀어 독자들에게 제시할 것이다. 359쪽, 1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