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이전(殊異傳)>은 신라로부터 시작해 고려에 이르기까지, 여러 사람들에 의해 여러 차례 편찬된 서사작품집이다.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사람들에 의해 편찬되었다는 것은 이 책의 중요성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

<수이전(殊異傳)>이라는 제명은 ‘매우 기이한 이야기’라는 뜻이다.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지금 전해지는 이야기들로 볼 때 <수이전>은 신라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 기이(奇異)한 행적을 전하는 이야기 모음집인 듯하다. 조선 이전의 문헌이 별로 남아 있지 않은 우리 고전학의 실정에, 이 책은 10세기 전후의 서사문학 형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귀중한 문헌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수이전>은 지금 온전하게 전해지고 있지 않다. <수이전>에 실려 있던 이야기 가운데 일부만이 후대의 문헌인 <해동고승전>, <삼국유사>, <태평통재>, <대동운부군옥> 등에 흩어져 편린만 전해질 뿐이다. 전문이 온전히 전해지지 않고, 흩어져 남아 있다고 해서 대개 ‘수이전 일문(逸文)’이라고 부른 까닭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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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이대형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교수가 새로이 <수이전>을 엮어냈다. ‘수이전 일문’뿐만 아니라 관련된 이야기들도 함께 수록하여, 그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전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단순한 번역을 넘어,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보다 많은 자료를 담아냈다.

<수이전>에는 분량은 짧지만 일반인들도 재미있어 할 만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일개 병사가 선덕왕을 짝사랑하다가 불귀신이 되었다는 이야기, 호랑이 여자가 남자를 위해 희생한 이야기, 선덕여왕이 기미를 파악한 세 가지 사건, 사랑하는 여자를 잊지 못해 다시 살아난 최항 이야기 등. 이러한 이야기들은 재미가 있으면서도 당시 신라의 배경과 역사적 사건, 신라인들의 사상 등도 함께 담고 있다.

또한 이대형 교수는 작품을 읽으면서 필요한 역사적ㆍ문화적 배경과 오류의 정정 등, 원문과 번역문 양쪽에 주석을 달았다. 또한 연구자들을 위해서도 한문과 번역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도록 해당 부분을 좌우면으로 배열하였다. 책의 말미에는 한문 원문을 영인하여 부록으로 뒤에 실었다. 원문을 활자화하여 실었지만 해당 작품의 출처 문헌의 영인본을 실음으로써 활자화된 원문과 비교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이대형 교수는 “여러 책에 산재한 <수이전>의 흔적을 한 데 모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수록되어있는 해당 작품들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359쪽, 2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