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태교가 왜 중요하며, 불교와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가?

장가도 못 가 본 비구스님이 태교관련 전문서 <불교태교기도문>(도피안사)를 펴냈다. 비구스님이 태교서를 냈다는 것만으로도 이목을 붙잡기에 모자람이 없지만, 그 전문적 식견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태교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재론의 필요성이 없거니와, 특히 불교적 태교가 왜 한 차원 다른 수준의 태교인가에 대한 명쾌한 근거가 제시된 책이라 반갑기 그지 없다.

수행을 하기도 바쁜 스님이 언제 태교에 대한 공부를 해서 이런 책을 내셨을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책을 펼치는 순간 저자 송암지원 스님(안성 도피안사 주지)이 이 책을 쓴 이유와 원력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1. 임신부와 그의 가족이 태아를 위해 집에서 예불과 기도를 올릴 때는, 부처님 존상(불상이나 탱화)이 아니더라도 불경(금강경 등)을 책상에 올려놓고 한다.

2. 임신부와 그의 가족은 아침·저녁으로 집에서나 절에서 예불을 올리되, 수시로 기회 닿을 때마다 즐겨 기도한다.

3. 예불과 기도를 할 때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먼저, 입정을 하여 마음을 안정시킨 뒤, 차분하고 지극하게 예불 기도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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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유의해야 할 사항은 기도 중에는 잡념이 들지 않도록 일심으로 임해야 한다. 특히 임신부는 뱃속의 아기도 예불과 기도를 같이 한다는 사실을 마음으로 관하고, 직접 소리 내어 대화한다. 임신부는 태아와 수시로 대화한다.

7. 임신부는 훌륭한 영식(靈識:보살)이 자신에게 입태했음을 감사하고 장차 큰 인물이 되어 이 땅의 중생들을 제도하고 이익되게 할 걸 믿으며 감사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8. 임신부가 몸이 불편할 경우에는 큰 절을 하지 않고 앉아서 반배나 합장을 해도 무방하다.

스님은 불자부부가 결혼 후, 또는 아기를 갖기로 뜻을 세우면, 바로 ‘입태 백일기도’를 시작하라고 권한다. 훌륭한 영식이 입태하면 가정뿐 아니라 나라와 세계가 좋아진다는 것이다. 또 스님이 이 책에서 제시한 기도문은 주로 광덕 대선사가 새불교운동의 서원으로 엮은 신석문의범에서 간추렸다.

태교는 간절한 소망과 기도로부터 시작된다는 송암지원 스님. 일찍이 태교와 그 방법의 중요성에 대해 관심을 두었기에 스님은 <뇌과학이 밝혀낸 놀라운 태교 이야기>라는 책을 뇌과학자와 함께 대담집으로 펴낸 적도 있었다. 책을 내기 위한 책이 아니라 전문적 지식과 여러 불자들은 접하면서 직간접적으로 얻은 경험, 그리고 스님의 불교적 견문과 수행력이 집결되어 만들어진 독특한 불교 태교서인 셈이다.

스님은 태교를 불교와 연계시켜 생각해보면 한 차원 높은 수준의 태교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불교적으로 볼 때 만유일체(萬有一體)요, 천지동근(天地同根)이므로 임신부와 태아는 둘이 아니라는 사실이 더욱 명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임신부가 평생 쌓아온 인품은 그대로 태아에게 이어지는 것이므로 태교는 기본적인 수행으로부터 시작돼야 마땅하다는 것이 스님의 지론이다.

가능하다면 임부가 어렸을 적부터 불자로 태어나 수행을 해왔으면 더욱 좋고, 그렇지 않더라도 여성이 어머니 준비가 시작되는 생리시기인 사춘기 때부터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잘 가꾸어 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부부가 함께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수행하면서 태아와 함께 성장해 가면 가장 이상적이라고 스님은 강조한다.

“우리 선조들은 훌륭한 후손이 태어나는 데는 부모나 조상의 공덕과 불보살의 원력이 있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힌 스님은 “따라서 부처님께 입태기도 등 선근공덕을 수시로 쌓고 수행정진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임신부는 생각과 말, 그리고 행동을 청정하고 바르게 간직하는 가운데 육바라밀(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을 닦아가라고 권한다. 이른바 육바라밀 태교다.

저자 송암지원 스님은 “온전한 태교는 양가의 가족이 함께 동참함은 물론 이웃과 사회가 함께 이뤄나가야 할 과제”라고 역설한다.

불교태교협회 대법화(유현자) 회장도 “임신부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서는 먼저 명상과 태교를 위한 기도가 선행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좋은 길잡이가 없었는데, 이번에 송암지원 스님께서 심혈을 기울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태교기도문을 엮어낸 것은 태교를 공부해온 사람으로서 천만 다행”이라며 “이 책이 태교를 갈망하는 모든 임신부와 그 가족을 위한 지침서가 되어 훌륭한 인재 육성에 기여함은 물론 사랑과 나눔이 충만한 밝고 아름다운 불국토를 만드는데 초석이 되었으면 한다”며 일독을 추천했다. 192쪽 12,000원